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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상이고 만만하고 못미더운 자식이 있나요?

dfg 조회수 : 2,877
작성일 : 2017-03-09 00:06:11
그게 저인데요..
초등 때 못된 남자아이가 저를 때려서 눈 밑에 멍이 들어왔는데 엄마가 에휴 너는 왜 맞고 다니니..하고 계란 주시더라구요.
얼마 안있다가 그 애가 다른 여자애를 때렸는데 그 엄마가 편지를 써서 친구가 선생님께 전해줬고 무슨 내용인지는 기억 안나지만 정말 빼곡하고 고운 글씨로 세장이 채워져있었어요.
선생님이 그걸 보고 굉장히 불쾌해하시더니 누구누구 나와 하고는 그 애가 앞에서 그걸 읽으면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구요. 얼굴이 빨개져서는요. 그 후로 못된 짓은해도 여자애들을 때리는 일은 없었어요.
어리고 어리숙했던 저는, 부모님의 무대응이 좀 이상하다 생각하긴 했는데 친구 엄마의 대응을 보니 좀 이상하긴 하구나 기분도 이상했죠..

이건 일례이고요. 너가 맘에 안든다 이런 분위기로 많이 자랐던 것 같아요. 엄마가 혼을 내시면 아빠가 그걸 알고 비아냥 대거나, 아빠가 혼을 내면 엄마는 옆에서 동조하고요. 제가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해서 엉엉 울고 삭히고 방으로 들어가면 들리는 웃음소리.. 아빠는 금세 티비보고 웃으셨어요.

대학 때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이 얘기를 할까말까 하다가 좀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명문대 다닌다고 했더니 엄마가 "니가? 가짜 대학생 아니야? 학생증 확인해봤어?"
향수를 뿌리는 걸 좋아했는데 "너 술집 나가니?"

취업하고 인천에서 강남으로 출근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힘들다고 했더니 엄마는 너는 고생을 좀 해봐야한다고 했고..

어릴 때 너무 돈돈 하셔서..그리 가난한 것도 아니었지만 어린 마음에.. 제가 미술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냥 단번에 접었어요. 꿈을 꾼적도 없어요. 저는 그냥 소심하고..그런데 자존심은 있어서 궁지에 몰리면 싸우기도 하는데 너는 말을 너무 막하고 눈치가 없다나..

여동생 회사에 악질 상사가 있는데 동생이 너무 힘들다고 했거든요.
부모님이 그 놈은 왜 그런대니 정말 하면서 동생을 편들어주고 걱정해주는데 참 괴리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예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제가 이야기 했을 때는 니가 뭘 잘못했겠지 이런식이었고 더 이상 투덜대지도 못했거든요..

나는 뭘 잘못해서 사랑받지 못했나 좀 억울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합니다. 나도 내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어요..
IP : 218.51.xxx.16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7.3.9 12:09 AM (218.51.xxx.164)

    저는 애 둘 엄마고 나이도 서른 중반인데 이상하게 아이 키우면서 더 부모님이 나에게 잘못했던 일들이 떠오르네요. 오늘도 그렇고 아주 가끔씩 울면서 잘 때가 있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절대 그러지 않는데 다른 자존감 충만한 엄마나 할머니들이 주양육자인 것을 보면 부럽고 닮고 싶고 그렇더라구요..

  • 2. 그게
    '17.3.9 12:11 AM (119.75.xxx.114)

    다른 형제랑 차별받은게 아니고 다 그런식이었으면 그냥 부모가 교육을 못받은거죠.

    그런 부모들은 많아요. 어리석어서 그랬다치세요.

  • 3. ............
    '17.3.9 12:11 AM (180.68.xxx.136) - 삭제된댓글

    지금도 부모님과 함께 사세요?
    혹시 그렇다면, 당장 독립해서 님 가치 찾아가며 행복하게 사세요.
    힘내세요.

  • 4. 없을리가
    '17.3.9 12:11 AM (221.127.xxx.128)

    집집마다 다 있죠....하다못해 남편이라도....

  • 5. 에구
    '17.3.9 12:18 AM (223.33.xxx.223)

    에구 얼마나 속상하셨을지,,,,

    토닥토닥

  • 6. ...
    '17.3.9 12:21 AM (211.46.xxx.42)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랑 비슷하네요..영악해서 이리저리 잘도 빠져나가는 언니는 영리하고 리더십이 있는 거고 4남매 집안에서 엄마 힘들까봐 설겆이 나서서 하고 언니한테 구박받고 사는 나는 미련하대요
    그런 말 들으면서 속상했는데 크면서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도 엄마한테 애정 없고 언니하고도 툭하면 대립각이에요
    지금은 나이 든 엄마가 측은할 때도 있지만 때 될때만 만나고 전화도 안해요. 엄마와의 유대관계가 없어 대화도 거의 안하고 살아서 어색하기만 하죠. 남들처럼 힘들고 지칠때 엄마를 찾는데 엄마는 제게 위로가 된 적이 없어요. 자기합리화인지 엄마한테 못해도 옛날 생각하면서 더 못되지는 것 같아요...미운 마음만 드네요.
    저는 엄마한테 사랑이나 관심을 받고 자라지는 못했지만 제 아이한테만큼은 그렇게 안해주려고 노력을 해요. 서툰 사랑이지만 아이도 알아주니 충분히 엇나갈 수 있었지만 그나마 다행인지...그냥 난 엄마도 언니도 없고 혼자다 생각하고 살아요.

  • 7. 저요...
    '17.3.9 12:38 AM (84.227.xxx.48)

    저는 물질적으로는 지원 해주셨지만 엄마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살았어요. 동생도 그랬지만 남자애였고 엄마가 저보다 예뻐하셨으니 제가 젤 만만했죠 수틀리거나 기분나쁨 시비걸고 욕하고 악다구니 쓰는 용으로요. 저도 결혼하고 아기 낳아 살면서 더욱 더 이해가 잘 안 가요 이 예쁘고 작은 아이를 엄만 그때부터 맘껏 화풀이하며 키웠겠지...

    밑에 유독 엄마사랑을 회상하고 갈구하는 글들이 좀 있던데, 저는 씁쓸하네요...그런 맘이 안 생겨서요. 나는 그리 컸지만 자식에게는 좋은 엄마 되자고 늘 다짐하며 삽니다.

  • 8. ..
    '17.3.9 12:39 AM (123.109.xxx.207)

    저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지라.. 원글님 토닥토닥해드리고 싶네요.
    자녀분이 있으시다니 사랑 많이 주세요.

  • 9. 상처를
    '17.3.9 12:48 AM (210.97.xxx.24)

    상처를 치유하시지 못하고 어른이 되셨네요..글 읽다보니 제이슨 므라즈 노래가 떠올라요...가사가
    I haven't had enough,
    난 충분히 가져본 적이 없네요
    it's probably because when you're young
    그건 아마도 당신이 어릴때
    It's okay to be easily ignored
    쉽게 무시당해도 아무렇지 않고 지나갔기 때문이겠죠

    I love to believe it was all about love for a child
    난 그게 다 아이를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믿고 싶어요
    It was all about love...
    다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이런 내용인데 위로해드리고 싶네요..

  • 10. 어른아기
    '17.3.9 8:48 AM (110.70.xxx.92)

    저도 님과 아주 비슷하게 자랐는데요 서른이 넘은 어른이 되서도 제 정서에 영향을 끼치네요 ㅜ 저를 사랑할수 없어서 연애에도 늘 영향이 있었구요 난 세상에 혼자구나 고아같다 는 마음이 너무 컸었어서 아직도 (엄마는 여전하잖아요) 알면서도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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