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 5살, 작은애 3살 둘다 여아 저는 전업입니다.
여태 큰애는 동네에 마침 병설이 있어서 12시까지 유치원을 다녔었고요.
이후 시간에는 작은애랑 저랑 같이 맨날 놀았어요.
놀이터에서 놀고, 수영장, 도서관에서 책 빌려다 읽고, 동물원, 놀이 공원, 미술관, 약수터, 친구네 집 뭐 기타 등등요.
공부 같은 건 한 게 없고, 동네에서 친구들(병설 아이들)이랑 같이 시립 영어 센터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 두시간씩 다녔었는데..그마저도 아이가 힘들다고 해서 안 하고 있어요.
제 생각에 유년기 때는 그냥 놀기만 해도 될 것 같아서..공부는 따로 안 시키고 열심히 놀기만 잘~ 하고 있어요.
저는 큰애 갖으려고 준비하면서 몸이 좋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여태 놀았으니 6년..놀았는데..
올해..같이 일하던 분야의 한 선생님이 연락을 해주셔서, 기존에 하던 일..을 무보수로 하고 있는데
(무보수다 보니, 나가서 일하는 거는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회의 하는 정도..외에는 집에서..할 수 있는 거고
한 달 중..일주일 정도만 하루 2~3 시간 정도 투자하면 되는 거라서 크게 부담은 없는 일이에요. 그마저도 아이들 자는 새벽에 하고 있고요)
올해, 내년 2년을 이렇게 일하기로 한 거라서..내년까지 일을 마치고 나면 후년 부터는..다시 일하던 직종에 취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하던 일은 나름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고 제 적성에도 잘 맞아서..다시 취업을 해도..좋을 것 같은데요.
다만 일 자체가 퇴근이 정확치 않고, 회식 같은 자리가 많아요. 술 자리가 늦어질 때도 있고요....이 부분이..가장 취업 이후 걱정 되는 부분이긴 해요.
요기까지가..지금 상황인데..
얼마 전, 남편이 새벽에 일하고 낮에 아이들이랑 놀려면 힘들지 않느냐고.
아이들 원에 보내놓고 낮에 일하고, 아이들 돌아오면 그때부터 열심히 놀아주는 게 좋을 것 같으니
작은애도(26개월) 내년부터는 유치원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내년 일년은 육아에서 약간 놓여나기도 하고, 일도 하고, 저 본인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갖은 뒤, 후년부터는 취업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요.(후년에 큰애 7세 작은애 5세가 되네요)
퇴직 이후 6년간...거의 언년이(종년)로 집안에만 있다가..이런 계획이 생기니..참 맘이 설레더라고요.
그래서 좋다..작은애도 내년에 보내자..하고..
동네에 있는 공동육아에 큰애, 작은애를 다 넣기로 했어요.
저나 남편이나..유년에는 노는 게 최고다 싶어서..보통 유치원보다는 공동육아쪽으로...맘이 기울더라고요.
무농약 이상 먹거리들을 먹이는 것도..좋고, 교육철학 자체가..저희 지향하는 바랑 비슷하고요.
작년 가을에 잠깐 들러서 구경했던...공동육아 터전에서..가장 인상 깊었던 게..
발표회 같은 걸..준비하는 모양이었는데, 아이들이랑 선생님들이랑 다 같이 둘러 앉아서
발표회 준비를 위한 회의를 하더라고요.
우리 뭐할까~를 아이들이랑 같이 이야기해서 결정하고 그 결정 대로 발표회 준비를 하는 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보통 유치원은 선생님들끼리 회의를 하고 아이들한테는 그냥 준비시키는 정도잖아요.
그래서 그거 하나만 봐도, 아이들이랑 의사 결정을 어찌하는지 알 것 같아
공동육아를 맘에 두고 있었거든요.
하여튼..그래서 가고 싶던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인터뷰도 하고..
가기로 확정이 되어서 9월부터는..큰애를 공동육아에 보내기로 했어요.
그런데, 막상 보내려고 책자를 받아와 보니 하원이 5시 30분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저는 하원이 다른 유치원이랑 같은 4시까지인 줄 알고 있었거든요.
(바보도 아니고..중요한 부분인데 왜 잘못 알고 있었는지..T.T)
이후부터 저의 고민이..시작되었답니다.
저는 아이들이랑 지내는 시간이 너무 좋아요.
같이 지내다 보면 물론 힘들 때도 많지만, 그보다는 좋은 때가 정말 많은데
애들 이쁘고, 이 시간이 좋아서 맘이 벅찰 때가..있을 정도에요.
(그렇다고 제가 좋은 엄마는 아니에요. 집..엉망에 성격이 욱하고 화를 잘 내는 편이라서..아이들 대하면서 제 감정에 제 스스로 힘들 때도 많고요.)
그런데, 큰애를 다섯 시 반까지 보내려니...맘이 참..그렇네요.
일하는 엄마도 아닌데, 직장맘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서 큰애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5시 반까지 둘째랑 둘이 보내야 하는데, 둘째가 많이 심심할 것 같기도 하고
셋이서 정말 재밌게 지내던 시간을..이제 이렇게 잃어버려야 하나..싶은 생각에 너무너무 아쉽고 허전한 거에요.
더군다나 내년에는 둘째가 4세인데, 둘을 다섯 시 반까지 보내놓고..
전업인 내가 무슨 큰일을 할 것도 아니고..
하는 일은 시간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닌데
한 해를 굳이 다섯 시 반까지..애들 보내놓고 집에 있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에게 제가 가장 필요한 4세, 6세 기간을 전업 엄마가 굳이 애 둘을 5시 반까지..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정말 고민이 됩니다.T.T
제가 어떤 결정을 하는 게 좋을까요?
공동육아에는 이미..입학 준비로 돌려받을 수 없는 50만원을 넣어놓았는데
그것도 그렇지만, 가겠다고 하루 등원해서 아이들이랑 선생님이랑 인사하고 밥 먹고..그러고 오기도 했거든요.
더구나 하원 시간 빼면..공동육아는 맘에 걸리는 게 없어요.
자리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후년부터 일을 하게 되면, 그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일단 보내놓고 나면 후년부터 작은애 학교 가기 전까지는..정말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아이 둘이랑 제가 보냈던 그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굳이 일부러 잃어버려야 하나..하는 아쉬움이 너무 크네요.
내년에 큰애를 오후 3시 정도에 하원하는 유치원을 보내고
작은애는 데리고 있으면서...올해 지내던 패턴대로 지내고 싶은 맘도 크고요.
제가 어쩌면 좋을까요?
현명한 82님들의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