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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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
엄마랑 식탁에 앉아 이것저것 얘기했는데, 어떤 주제로 그런말이 나왔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엄마가 저한테 "너가 사랑받고 크지는 않았지. 너 스스로도 알꺼야. 넌 말투도 그렇고, 행동이 좀 별로였어. 너도 이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으니 하는 말이야. 사랑받고 싶으면 노력하면서 살도록 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사실 엄마가 어릴때부터 절 그렇게 예뻐하지는 않고 있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정말 확인 사살이라고나 할까요??
진짜 명치를 쎄게 한대 맞는 느낌이 들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그러면서 앞에 있는 엄마가 참 미워졌어요. 당장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 감정들을 엄마한테 들키기는 싫더라구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엄마가 하도 솔직해서 저러시는 가겠지. 나도 크면서 엄마가 미운 순간들이 많았지. 그러면서 겨우겨우 버티다가 집으로 왔는데, 지금까지도 부모님이 날 사랑해주지 않았다는 기억들이 꼬리를 물고 물어서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아요.
동생이 외모가 아주 뛰어나서 그것 때문에도 크면서 스스로 외모에 대한 자격지심을 품고 있었고, 동생이 더 예쁨 받는데 대한 질투심도 있었는데 그런 기억들도 계속해서 생각이 나구요.
저 스스로도 제가 사랑받을만한 예쁜 성격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부모라면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엄마가 밉기도 하구요. 제 스스로가 밉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드네요.
남편이나 누구한테라도 털어놓고 싶기도 한데, 스스로가 초라해지는 기분이 들어 털어놓을 수가 없네요.
엄마는 항상 솔직하세요.
흠이나 단점들만 몇번씩 지적하시구요. "머리 좋은 놈들은 바로바로 고치는데, 머리 나쁜 놈들은 아무리 말해줘도 못고치더라. 엄마가 하는 말을 고깝게 듣지마라. 널 위해서 하는 얘기야" 이 말은 백번은 하셨거든요.
전에 82에서 부모님이 날 사랑한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받은 기억들을 얘기해 보자는 글이 올라왔었는데, 댓글 중에 '몸이 아파서 갑자기 토를 하는데 그걸 엄마가 맨손으로 받아줬다'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근데 저도 똑같은 상황이 있었는데, 제가 토를 하니까 엄마가 고개를 확 돌리시더라구요. 냄새 난다는 말과 함께요.
초등학교때 엄마 지갑에 손을 댄 적이 있었거든요. 그돈으로 떡볶이도 사먹고, 웃기게도 엄마 지갑을 선물로 샀어요. 결국 바로 들켰는데 엄마가 절 도둑년이라고 머리채를 잡고 그 지갑을 산 문방구로 가서 주인 아저씨한테 확인시켰던 일. 그 문방구집 아들이 반장이었는데, 제가 그 애를 짝사랑 했거든요. 끌려가면서 길바닥에서 울고 불고 싹싹 빌었었던 일.
그리고 엄마가 아빠랑 크게 싸우고 나서 갑자기 저한테 쌍욕을 퍼부었던 일 등등이요.
물론 엄마한테 좋은 기억도 있지만 자꾸 그런 일들만 생각이 나네요.
엄마랑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사이였구요. 항상 스스로 감정적 결핍이 있다고는 느꼈어요.
그래서 사랑 받고 큰 사람은 빛이 난다는데 그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삼십 중반의 나이에 부모 사랑을 못받았다는 게 이렇게 아직까지도 큰 상처로 계속해서 남는다는게 스스로가 좀 슬프고 초라해지네요. 제가 너무 바보이고 덜 큰걸까요?
1. .........
'17.3.3 6:50 PM (216.40.xxx.246)부모자식도 상극이 있고 안맞기도 해요.
엄마라고 다 모성애의 화신도 아니구요..
나이드시니 막 의지하려 드시는데 전 예전에 받은만큼 똑같이 쫑크주고 멀리해요. 기브앤테이크.2. ....
'17.3.3 6:58 PM (59.15.xxx.61)엄마도 이제 나이도 드셨는데
참 잔인하고 눈치 없고 요령도 없는 사람이네요.
어찌 대놓고 그런 말을...읽는 내가 다 상처를 받네요.
그건 솔직한게 아니라 잔인한거에요.
또 솔직한게 다 좋은건 아니지요.
원글님 가정에 충실하시고
엄마는 서서히 멀리 하세요.
그런 분이 연로하시면 효도를 바랄지도 모르잖아요.3. 토닥토닥
'17.3.3 7:06 PM (61.74.xxx.241)친정 엄마가 인성이 한~참 부족한 사람이네요.
원글님이 얼마나 상처가 많으셨을지 느껴지네요.
원글님이 느끼신 것들 반대로 자녀들한테 해보세요.
좋은 엄마가 되실겁니다.4. 수
'17.3.3 7:33 PM (49.164.xxx.142) - 삭제된댓글잔인하고 미성숙한 어미ㅠ 에요..
고슴도치만도 못한 어미
불쌍히 여기세요
제가 그냥 가슴이 아파요..
가족일지라도 상처로 흘기는 사람은 자주 만나지 말아야 해요...
원글님 쓰담쓰담 토닥토닥...5. ..
'17.3.3 7:40 PM (180.230.xxx.90) - 삭제된댓글토닥토닥~~ㅠㅠ
원글님, 자신을 귀하게 여기세요.
엄마에게 그런대접 받았다고 님이 그런 대우 받아도 되는 사람 아닙니다.
그 나이 되도록 부모의 마음,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엄마를 불쌍히 여기세요....6. 같은 처지
'17.3.3 7:58 PM (119.67.xxx.238)자존심도둑 만나지마세요.
저도 그런 친정맘때문에 친정에 일년에 딱3번 갑니다.
나이가 드시니 자꾸 의지하려고 연락하시네요.
정말 말섞기도 싫어요.
"정없는년이라고.넌 친구 하나도 없지?"
이러시네요.
남보다 못한 엄마를 둔 이번생엔 엄마가 없는듯이 살려구요.7. ㅠㅠ
'17.3.3 8:17 PM (211.214.xxx.79)물론 엄마한테 좋은 기억도 있지만 자꾸 그런 일들만 생각이 나네요.
엄마랑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사이였구요. 항상 스스로 감정적 결핍이 있다고는 느꼈어요.
--------->
원글님 정말 이렇게 생각하시는거예요?
원글님이 나열한 사건들만 봐도.. 좋기는 커녕 그냥 평범한 기억도 다 묻힐 지경인데..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사이가 아니라, 그냥 나쁜 사이로 보여요 저한텐 ㅠㅠ
지난날을 미화하려고 애 안쓰셔도 될거같은데 ㅜㅜ
어린날의 원글님이 안쓰러워요 ㅜㅜ8. ㅇㅇㅇ
'17.3.3 8:24 PM (14.75.xxx.73) - 삭제된댓글엄마가 자존감 도둑이예요
도둑 맞지 마세요
사랑받아도 빛나지만
사랑을듬뿍줘도 빛나요
제가 그랬어요
내자식에게 내가 받고픈사랑.듬뿍주고
싫었던 기억은 하지않습니다
지금바로 부모로부터 진정으로 독립 하는겁니다
부모라 안보고 살진 못하니까
그냥 그런말을하면 대답하세요
이제는 내앞9. ㅇㅇㅇ
'17.3.3 8:27 PM (14.75.xxx.73) - 삭제된댓글이제는 내앞에서 그런말하지마라
듣기도싫고엄마가 어떤말하든 나는 내방식대로 살꺼다
자식이라고 하고픈말다하지마라
내가 힘들면
안가든 해야합니다
우리는이제 어른이예요
내자신은 내가 정하고 지킵니다10. 원글
'17.3.3 9:40 PM (118.221.xxx.117)위로 감사합니다. ㅠ
아이한테 부모가 세계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어제 오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많이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