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 19년...이제 1년 후면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어 과연 직장을 계속 다녀야 되나를 계속 고민중인데 제 마음을 저도 몰라서 의견을 묻습니다.
친정 엄마는 호강에 겨워 요강깨는 거라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세후 월 500백, 공공기관, 정년까지 근무 가능하고, 일은 잘하는 편이고, 지금은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저희 부부 노후, 아이들 미래까지 돈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각자 상속을 받았습니다. 살림엔 소질이 없지만 제 몸이 힘들어서 그렇지 청소도 잘하고 음식도 그럭저럭 잘합니다. 거기다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알뜰살뜰하게 돌보는 감사한 입주도우미도 있습니다.
저만 생각한다면 이대로 직장생활하는게 제일 편합니다. 직장에서 힘들긴 하지만, 월급 받아서 마사지 받고, 제 옷 사고, 용돈 하고, 사무실 사람들이랑 커피 마시고 밥 먹고, 집에 오면 도우미 이모가 차려준 밥 먹고 애들 재롱보며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6살, 초등 6학년 아이가 둘 있습니다. 어느 날 문득...아무도 나보고 돈 벌어오라고 하지 않는데, 내 발전을 위해서 다니는 직장도 아닌데, 굳이 남의 손에 애들 맡겨 놓고 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들은 이제 금방 금방 커서 내 품을 벗어날텐데...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직장에서 그 아둥바둥인가... 이제는 애들 끼고 가르치고 케어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 이후 마음이 복잡합니다.
사실 이 모든 고민의 시작은 큰 아이의 공부를 제가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학원 돌리지 않아도 내가 그 어떤 선생님보다도 잘 가르칠 수 있는데 내가 가르치지 뭐 하는 그런 자신감 더하기 해보니 중학교까지는 전 과목을 잘!!! 가르칠 수 있겠더라구요.
남편과 애들은 제 결정을 존중한다고는 하지만 그다지 제가 집에 있는 걸 원하지 않는 눈치에요. 엄마 없는 자유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