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간관계 - 누구와 친구를 해야할까요?

생각중 조회수 : 3,286
작성일 : 2017-02-25 21:26:06
30대 후반 비혼입니다.
요즘 생각해보면 이성관계도 인간관계에 포함되기에
인간관계에 미숙한 이유로 비혼인 것 같네요. 

몇 년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 인간관계가 많이 정리되었습니다.
외국에 있는 절친들과도 연락이 끊기고
나름 베프라고 생각했던 오랜 친구 몇 명하고는 제가 실망을 해서 먼저 끊기도 하고
싸우고 관계가 소멸되기도 했습니다.

원래부터 인간관계가 협소한 편이라
누가 만나자고 해주면 그저 고마워서 만나곤 했었는데
같이 시간을 보내고 오면 마음이 더 허무했어요.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저를 동정하거나
훈계하려는 친구는 불편했고요. 

진짜 대화가 잘 통하고 좋아하는 친구는 외국에 있는
한 명 뿐이에요. 그런데 친구관계에서도 짝사랑이 있는지, 
제가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하다가 연락을 멈춰봤더니 연락이 자연스럽게 두절되거든요. 

나이가 들면서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해지면서 
전에는 참고 배려해주던 것을 이제는 하기가 싫어졌습니다. 
싫은 소리 안하고 긍정적으로 사람들을 대하려고 노렸했었는데
점점 그것도 가식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솔직함이 늘 정답은 아니겠지만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는 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거짓말들이 나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판단하는데 방해가 되더라고요. 

최근 몇 명의 지인들이 만나고 싶다고
다른 친구를 통해서 연락을 해왔습니다.
전같으면 날 찾아줘서 고마운 마음에 무조건 약속을 잡았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마냥 고맙지만은 않아요.
그 중 한 명은 전혀 친한 사이가 아니었던지라 어떤 부탁을 할 것 같은 느낌에 만남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다른 친구는 많은 인맥을 유지하는 것을 즐기는 것 뿐, 나를 좋아해주는 것 같지는 않아요.
보기드물게 참 경우있고 열심히 사는 친구인데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 없어요.
만나면 늘 전에 했던 비슷한 이야기만 하고, 가치관이나 관심사가 많이 달라요. 
영화를 보고 나서 감상을 나누려고 해도 간단한 대화도 통하지 않더군요.
만약 이성이고 소개팅이었다면 마음을 접었을 것 같습니다만 동성친구인지라 
기준을 달리 해야하나 모르겠어요. 

저 좋다는 친구들이 많지도 않고 만나도 즐겁지 않은 것은
역시 제 잘못인걸까요?
아니면 마음이 잘 맞는 친구는 한 명 만나기도 무척 어려운 걸까요?




IP : 14.200.xxx.24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7.2.25 9:36 PM (58.236.xxx.65)

    원글님과 같네요.
    전 삼십년 넘어가는데도
    갈등 느끼네요.

    이해해주는것도 한계가
    그냥 혼자가 편해요.
    서로 공감하는쪽도 다르고
    이것저것 만나봤자 솔직히 짜중이 나네요.

    오늘도 혼자 처음으로
    교보문고 들릴겸 광화문촛불 행사 참여도 하고
    버스도 타고 걷고 살짝 춥긴해도
    맘편하고 좋았네요.

    서로 비슷한 친구 만나기 쉽지 않네요.
    이젠 나이드니 편한게 좋아요.

  • 2. 저도2
    '17.2.25 9:41 PM (24.246.xxx.215) - 삭제된댓글

    원글님 같아요.
    인간관계 그게 참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항상 일정한 거리를 두면 서로 편하고 간단합니다.
    첫댓글님 말씀데로 모든 사람은 결국 혼자입니다.

  • 3. 이기심
    '17.2.25 9:54 PM (1.251.xxx.84)

    질투심,배려없음,잘난척
    사람이라면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울수 없기에 서로가 피곤합니다.
    나이들면서 친구 만들기는 너무 어렵구요
    보고 좋더라 안보아도 좋더라
    이 정도로 지내는거 외엔 답이 없는것 같습니다

  • 4. ㅇㅇ
    '17.2.25 10:05 PM (211.205.xxx.224)

    나를 좋아해주는 친구는 내가 그 친구가 귀찮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는 나에게 심드렁.. 그건 그럴 수밖에 없음.

    내가 귀찮게 느끼는 친구는 그만큼 그 친구가 나를 편히여겨 함부로(?)하다보니 나는 피곤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거고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친구는 그 반대로 내가 그 친구에게 말을많이하고 그 친구는 알게모르게 배려하고 있었던 것
    그러니 내 연락이 뜸해지면 그 친구는 해방감을 느끼며 굳이 나한테도 연락안함

    친구사이에도 그런 미묘한 부등호 관계가있기에 그런 기울어짐이 안생기도록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난 그 친구가 좋지만 혹시 그 친구는 나에게 그간 불편한게 없었는지를..

    연락 안했더니 상대도 자연스레 멀어졌다는 원글보고 끄적여봐요

  • 5. ㅇㅈㄱㅇ
    '17.2.25 10:08 PM (175.223.xxx.174)

    40대 미혼인데요
    님이 쓰신 심정과 정확히 같네요
    통하는 느낌이 있다면 소울메이트 되겠지요
    하지만 동성이든 이성이든 그런 만남이 흔한가요?
    그냥 인간에게는 큰 기대않는게 맞는것같아요
    살다보니 사기꾼이 그리 많은데
    친구도 부부사이도 배신 이용하는자들이 너무흔하잖아요
    내 뒤통수만 안쳐도 그게 어디냐.. 라고 생각하라고
    어느 책에서 읽은거같아요

    나이들수록 삶은 혼자라는게 절절히 느껴지네요
    제가 미혼이라 더 그런것도 있겠죠 물론.

  • 6. ...
    '17.2.25 10:51 PM (124.53.xxx.131)

    친구가 누가봐도 괜찮고 바람직한데 저는 그리 끌린 친구는 아니었지만
    그냥저냥 한 이십년정도 절친인체로 유지는 했어요.
    거리가 멀어 몇년에 한번정도만 봤지만
    마음을 써주는게 고마워서요.
    그런데 오랜시간이 지난 후에 알았어요.
    그에게 난 절친이 아니었고 원래가 그런 애
    속은 느낌도 들고 ..가까이 있어 실체를 알았다면 진즉에
    깨졌을 ..
    세상사람들이 다 칭찬한다고 내마음이 뜨악한걸 굳이 유지할건 아닌거 같아요.
    아무리 오랜세월이 흘러도 평행선 만남후에 느껴지던 뭔지모를 답답함,
    통화후엔 늘 느껴지던 발가 벗겨진 느낌...
    실체를 확실히 알고나니 허무했어요.
    우린 가끔 나와는 너무 다르다 싶으면 알고싶고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그거 였던거 같아요.
    기분이 더러워져 내색은 안했지만 받은거 따따따블로 해주고 마음에서 정리해버렸어요.

  • 7. 생각중
    '17.2.26 7:01 AM (14.200.xxx.248)

    자고 일어나니 구구절절 공감이 되는 댓글들이 있어서 안심이 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합니다.
    원래 인생은 혼자가는 것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대부분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사는 것처럼 보여요.

    저도 님, 저도 혼자 갤러리가고 영화보러 가는데 제일 편하더라고요. 공감대가 비슷한 친구 만나는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저도2님, 일정한 거리 유지하기, 저도 기억하려고요. 근데 양쪽 다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균형잡기가 쉽지 않네요.

    이기심 님, 봐도 좋고, 안 봐도 좋고! 명언이십니다~

    ㅇㅇ 님, 분명 저를 불편하게 생각해서 관계가 정리된 친구도 있어요. 왜 내가 미리 몰랐을까 후회가 되더라고요.

    ㅇㅈㄱㅁ님 댓글처럼 큰 기대없이 무난하기만 해도 감사해야하는 것 같아요. 소울메이트는 한 명 있을까 말까겠죠.
    ...님,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ㅠㅠ 써놓으신 내용을 경험한 적도 있고, 지금 경험하고 있는 중이예요. 가끔 만나는 관계는 잘 맞지 않을 경우 싸우고 풀기도 애매하고 서로가 기대하는 상대방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기 쉬운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70724 이거 괜찮냐고 물으면 꿀먹은 벙어리 되더군요 10 ㅇㅇ 2017/04/07 1,751
670723 천연, 유기농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그러네요 찹쌀로 2017/04/07 1,130
670722 안철수 수락연설,미국오바마 연설의 표절논란(?) 18 집배원 2017/04/07 1,044
670721 간철수? 무슨 뜻이예요 17 .. 2017/04/07 1,361
670720 강아지를 분양받고 싶은데요 6 가정견으로 2017/04/07 975
670719 안철수는 국회의원직 내려놓고 하나요?? 1 ,,, 2017/04/07 443
670718 댓글보다 빵터졌어요 22 ㅇㅇ 2017/04/07 2,494
670717 기계식 키보드 사용해보신분? 5 질문 2017/04/07 656
670716 신연희같은 사람이 소위 강남구청장을 하고 있다는 건... 4 수준 2017/04/07 725
670715 점점 날이갈수록.안철수의 본모습이 나오나봐요 28 이제 2017/04/07 1,879
670714 취미로 사진 배우시는 분들 조언 좀.. 칼라티비 2017/04/07 390
670713 이희호 도청사건은 아직 개시 안한거죠? 14 그나저나 2017/04/07 1,423
670712 민주당의 소름끼치는 허위사실 네거티브 12 ㅇㅇ 2017/04/07 649
670711 겨울 패딩 드라이 찾아왔는데요??ㅠ 8 봄향기 2017/04/07 2,400
670710 빈혈검사 보건소가 젤 싼가요 6 .. 2017/04/07 2,004
670709 고1 야자시간에 딴짓 할수 있나요? 9 고딩맘 2017/04/07 1,359
670708 세타필 얼굴에 발라도 되나요? 13 ... 2017/04/07 4,496
670707 sbs 지금 17살 여고생 이야기 나오네요 2 ㅍㅍㅍ 2017/04/07 2,310
670706 세상엔 나이든 꼰대만 있는건 아니네요. 4 5호선 지하.. 2017/04/07 905
670705 LED티비를 샀는데 액정이 깨져있어요. 11 ㅠㅠ 2017/04/07 1,601
670704 [단독] 최순실, 문고리 3인방에 해마다 수천만 원씩 건넨 의혹.. 6 이건뭐임 2017/04/07 2,013
670703 안철수 지지자들이 문재인 지지자들 가지고 노네요 ㅎㅎ 13 ㅁㅁ 2017/04/07 890
670702 SBS 문준용 팩트체크 이력서 접수기간 지난 후 공모전 상받은 .. 28 ㅇㅇ 2017/04/07 1,875
670701 전주 오거리파 15 올슨 2017/04/07 1,755
670700 노후된수도계량기로 수도세가 많이 나올수있나요? .. 2017/04/07 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