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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은 미운데 시어머니는 좋아요

조회수 : 5,263
작성일 : 2017-02-25 20:20:37
결혼 18년차. 남편이랑 완전 길게 냉전중이에요. 예전엔 이러다가 풀고 그랬는데 이젠 푸는 것도 귀찮... 이와중에 제사여서 음식차리러 갔는데, 낮에 어머님이랑 둘이 제사음식 차리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남편이 미워도 시어머니는 참 좋아요. 자식들 다 마음에 들게 살진 않아도 긍정적으로 말해주고, 욕심 안 부리시고 (세끼 밥만 안 굶으면 정말 잘 사는 인생이라 생각하심) 전 일을해서 시댁일 잘 못도와드리는데 안온다고 뭐라 하신 적 없어요. (오라하지 않으니 오히려 시간나면 가서 도와드리고 싶어져요) 남편도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해서 이름 날렸는데 맨날 저희 애들 얘기할 때는 엄마 닮아 똑똑하다고 말해주세요. 전 낮에 가서 제사성만 차리고 저녁에 남편이 가서 제사지내고 왔는데 점심 같이 먹을 때 제가 나물 하나에 꽂혀서 냠냠 잘 먹는 거 보셨는지 밤에 남편 편에 나물을 보내주셨어요. 남은 양이 많지 않았는지 정말 작은통에 ㅎㅎㅎ 그 작은 통 보면서 밤에 혼자 감동받았네요. 제사 음식 준비하러 가면서 불고기 재워놓은 거(실은 코스트코 고기에 양념 조금 첨가해서^^;) 소분해서 두 봉다리 들고 가 하나는 나중에 드시라하고 하나는 같이 구워먹었는데 아버님이 좋은 안주 생겼다고 대낮에 소주 따서 드시더라구요. 시어머니가 바쁜데 고기까지 재웠냐고 그러셔서 좀 찔렸지만 ㅋㅋ 여튼 시부모님들은 참 좋으신데 남편 너는 왜 밴댕이 소갈딱지인지 궁금하다.
IP : 210.181.xxx.131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2.25 8:27 PM (117.111.xxx.82)

    좋은 며느리네요 남편도 어머님 심성 닮으셨으면 더 좋아지시겠죠 빨리 화해하시고 재밌게 사세요

  • 2. . .
    '17.2.25 8:28 PM (124.5.xxx.12)

    시부모님 봐서 남편도 슬슬 용서해주세요 ㅎㅎ

  • 3. --
    '17.2.25 8:28 PM (220.118.xxx.135) - 삭제된댓글

    남편분한테도 그 어머님 좋은 성정이 요리조리 배어있을 거예요. 어여 화해하시고 알콩달콩 사세요.

  • 4. --
    '17.2.25 8:32 PM (110.11.xxx.74)

    오~시부모님 말씀을 참 이쁘고 다정하게 하시네요.
    배웠습니다.

  • 5. ***
    '17.2.25 8:34 PM (39.7.xxx.86)

    저도 어머님 존경해요.
    결혼도 어머님이 좋아서 했다면
    저 바보죠.

  • 6. 저두
    '17.2.25 8:37 PM (119.56.xxx.78)

    아들바라기신 시어머님께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인간적으로 좋으네요 울 시엄니..

  • 7.
    '17.2.25 8:39 PM (210.181.xxx.131)

    시부모님이 사실 뭐하나 물질적으로 해주시는 건 없어요. 결혼할 때도 지원 제로라 빚으로 시작 ㅎㅎ 근데 매번 말을 참 듣는 사람 기분좋게 잘해주세요. 작은 거에 되게 고마워하시고요. 돈 한 푼 안쓰고도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얻으시는거죠. 저도 말하는 법은 진짜 배우고 싶어요. 그러나 남편은 왜 저러는지. 흥.

  • 8. 휴...
    '17.2.25 8:40 PM (175.205.xxx.221)

    제 상황과 많이 비슷해서 놀랐는데
    마음가짐이 저랑 반대여서 또 놀랐네요ㅜㅜ
    저희 어머님도 꼭 그러신분이고 무척 좋아하고
    서로 사이 좋았는데
    전 남편이 너무 미우니
    시어머니도 좋지가않아요. ㅠㅠ
    원글님 참 고운 마음에 제가
    너무 부끄럽네요...

  • 9.
    '17.2.25 8:40 PM (121.171.xxx.92)

    저도 어머니 좋아해요. 존경하고 가장 어른다우신 어른이세요.
    가끔 남편 미워요. 근데 진짜 어머니 아들이라 봐주는것도 있어요. 남편도 알아요.

  • 10.
    '17.2.25 8:44 PM (210.181.xxx.131)

    나이먹으면 현명해지는게 아니라... 말로 매번 실수하면서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전 친정부모님이 잘해주고 말로 다 까먹는 스타일이신지라 더 비교되서 시부모님의 장점이 잘 보였나봐요.

  • 11.
    '17.2.25 8:46 PM (121.171.xxx.92)

    저도 10원도 받은것 없지만 어머님의 진심을 알기에 제가 돈만 있다면 뭐라도 다 드리고 싶구요. 우리 어머님도 아마 돈이든 뭐든 있었다면 자식들에게 골고루, 공평하게 마구마구 주셨을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뭘 해드려도 아깝지가 않아요.
    어머님 덕분이지 시누님들과도 형님들과도 사이가 다 좋아요.
    그래서 항상 진심으로 시댁식구들도 가족이라 생각하고 가족이 생겨서 기쁘고 든든해요.

  • 12. 공감
    '17.2.25 8:50 PM (223.38.xxx.226)

    저도 친정이 잘해주시고 말로 다까먹는 스타일이시고 시어머니가 넘 다정하셔서 완전 공감해요
    남편이 미울때 시엄마한테 이메일 쓰고 위로받은 적도 있어요.
    저도 그런 다정하고 따뜻한 부담 안주는 시엄마가 되고파요^^ 한 30년후에요

  • 13. 예쁜글
    '17.2.25 8:59 PM (125.132.xxx.44)

    기분 좋게 읽어 살포시 웃으며 내려가다가
    마지막 문장에 빵 터졌어요 ㅋㅋ

    요~요~요~ 하시다
    궁금하다! 반말에 ㅋㅋ

  • 14.
    '17.2.25 9:12 PM (223.62.xxx.97)

    여기서 시어머님 좋은글 많이 못 봤는데 참 좋네요.세상은 넓고 착한 시어머님도 많다는 ㅎ

  • 15. 티니
    '17.2.25 9:39 PM (125.176.xxx.81)

    저도... 신랑 얄미울때도 어머니 생각하면서
    한번 봐줍니다 ㅎㅎ

  • 16. ㅇㅇ
    '17.2.25 9:43 PM (211.205.xxx.224)

    원글과 댓글들 힐링되네요

  • 17. 7777
    '17.2.25 9:48 PM (180.230.xxx.43)

    우리어머니도 그러시는데....
    보고싶네요 우리어머니
    저도 꼭 우리어머니같은 시어머니되는게꿈이에요

  • 18. 음...
    '17.2.25 9:56 PM (222.109.xxx.218)

    전 아들 둘이라 본받고 싶네요.

  • 19. .....
    '17.2.25 10:13 PM (222.108.xxx.97)

    전 아들 둘이라 본받고 싶네요.222

  • 20. 아..
    '17.2.25 10:35 PM (220.127.xxx.253) - 삭제된댓글

    좋아하는 반찬 조금 남아서 반찬통에 담아 주시는거
    받았을때 얼마나 감동이였을까요?
    저 찡해서 눈물 났네요
    그런게 관심이고 사랑이라는 느낌이 팍 들어요
    결혼 19년차인데 시어머니께 받은거라곤‥
    귀한 아들 달랑 하나에 빚 2천만원이네요 ㅠ
    따뜻한 시어머니 봐서 남편분이랑 냉전 푸세요
    사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일일거예요

  • 21.
    '17.2.25 10:50 PM (210.181.xxx.131)

    반찬은 다시 생각해도 정말 감동이에요. 이렇게 따뜻한 어머니 밑에서 왜 저런 밴댕이 아들이... ㅋ

  • 22. 이럴수도
    '17.2.25 10:50 PM (59.14.xxx.125)

    있군요. 기분 좋아지네요.

    원글님이 복이 있으신 분이네요.
    저한테는 없는 그 복.
    부럽네요.

  • 23. 산과물
    '17.2.25 10:58 PM (211.36.xxx.184)

    아들가진 유세떨며 갑질하는 시모가 넘치는데 심성이 고우신분이네요..

  • 24. phua
    '17.2.26 9:55 AM (175.117.xxx.62)

    시부모님 봐서 남편도 슬슬 용서해주세요 ㅎㅎ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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