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는 모르지?

.. 조회수 : 1,308
작성일 : 2011-08-26 13:12:11

12살 어린 나이에 발을 다친 동생을 안고

논길 산길을 걸어서 집으로 4키로 길을 내내 걸을때

내 가슴에 동생에 대한 걱정보다도 나 혼날 걱정만 가득했다는 거

마침내 집이 보였을때도 안도감보다 두려움에 내가 주저앉았다는거

엄마는 모르지?

 

깜깜한 밤에 마당뒤켠의 화장실에 불도 없이 혼자 걸어가며

내가 소름끼치게 무서웠다는 것도

그래서 동생들도 그렇게 무서울까봐 내가 내내 따라다녔다는 것도

몸이 아파 밤새 끙끙 앓다가 눈을 뜨면 텅빈 천장만 보여 사무치게 서러웠다는 것도

동생들이 칭얼댈땐 누구보다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나서 들여다 본 이유도 그래서 였다는걸

엄마는 모르지?

 

아무도 없는 깜깜한 정류장에 혼자 내려서

달빛도 불빛도 없는 산길을 혼자 걸어 집에 도착했을때

대문마저 걸어잠그고 엄마는깊이 잠들었었다는 것도

내가 30분도 넘게 그 밤에 집밖에서 혼자 서 있었다는 것도

엄마는 모르지?

 

제사며 명절이며 결혼식이며 장례식이며

세딸이 도맡아 지휘하고 진행하고 결산까지 다 뽑아줄때

그렇게 척척 처리해 주는 딸들이 참 장하다는 것도

그렇게 장한 딸들도 가슴미어지게 울던 때가 있었다는 것도

그애들이 누구품에 안겨서 울었다는 것도

엄마는 모르지?

 

엄마마저 전화해서 이 딸의 목소리에 안겨 울던 그때

나도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여동생도 남동생도 엄마마저 내게 기대 우는데

나는 기댈곳도 없어 울지도 못하는데

엄마는 그것도 모르지?

 

엄마..

죽은뒤 제사나 챙기는 엄마가 참 행복하다는 것도

그래서 우리는 더 서럽다는 것도

엄마는 정말 모르지?

 

IP : 112.185.xxx.18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8.26 2:12 PM (59.19.xxx.29)

    참 가슴 짠한 글이네요 맏이었던 전 그런 엄마조차 없이 살아서 그런 원망조차도 할 수 없네요

  • 2. 진정
    '11.8.26 3:15 PM (125.140.xxx.49)

    엄마마저 전화해서 이 딸의 목소리에 안겨 울던 그때

    나도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여동생도 남동생도 엄마마저 내게 기대 우는데

    나는 기댈곳도 없어 울지도 못하는데

    엄마는 그것도 모르지? 22222222


    정말 답답해서 미칠지경이지요.
    현재 진행형인 저로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170 혹시오디오필요하신분 그냥 드려요.. 2 오디오 2011/08/26 1,289
9169 애정만만세에 여주가 이보영인가요? 5 미안... 2011/08/26 2,372
9168 695억과 69500원 4 ??? 2011/08/26 1,391
9167 단재 신채호가 "이승만은 이완용이나 다름없다"고... 2 사랑이여 2011/08/26 1,830
9166 우리V카드 쓰시는 분~ 3 궁금 2011/08/26 1,541
9165 결혼식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하고 살고싶어요 56 궁금해요 2011/08/26 23,005
9164 “과잉복지는 짐될 것” 패장이길 거부한 오세훈 9 세우실 2011/08/26 1,463
9163 요즘 싱가폴 날씨? 1 .... 2011/08/26 1,534
9162 요즘 저축 얼마나 하시나요? 모카초코럽 2011/08/26 1,425
9161 300이나 갖다 주는데도 사는게 힘드네요. 3 내가싫다 2011/08/26 3,762
9160 집안행사에 관심없는 남편..저라도 나서야 하나요? 7 샬랄라 2011/08/26 1,712
9159 알러지성 비염용 스프레이 쓰시는분? 4 비염퇴치 2011/08/26 1,796
9158 부동산 폭락하면 주식은 오르나요? 1 .... 2011/08/26 1,545
9157 션, 정혜영 넷째래요. 너무 이뻐요. 16 아가야 이쁘.. 2011/08/26 12,997
9156 효과보신분 계신지요? 마이녹실3%.. 2011/08/26 990
9155 션, 정혜영씨 막내딸 너무 이뿌네요 ^^ 2 111 2011/08/26 2,384
9154 신은경 양악 후 2차사진 공개 14 ........ 2011/08/26 13,444
9153 내가 나를 모르는데 니는 나를 알겠냐! 3 바보 2011/08/26 1,991
9152 키친코크 글 수정 안되나요? 2 훈이민이 2011/08/26 1,058
9151 아이라인 문신제거 하려고 하는데요...많이 붓나요? 1 아프겠죠? 2011/08/26 3,252
9150 지금 송편 주문해서 추석 때 올릴만큼 먼저 덜어내서 냉동시키고... 5 어떻게생각하.. 2011/08/26 1,738
9149 남자들은 와이셔츠 선물 싫어하나요? 10 알려주세요 2011/08/26 3,266
9148 뒷꿈치보호 뭔 방법 없을까요? 4 새신발 2011/08/26 1,547
9147 저희시부모님 집 팔고 산 얘긴 왜 비밀로 하실까? 3 .... 2011/08/26 2,074
9146 노처년데요, 연애 시절 삐걱거렸으나 결국 결혼해서 행복하신 분들.. 7 흘러가라 2011/08/26 3,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