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때 친정엄마가 강아지 병아리 화초 이런거 좋아하셔서 많이 키우셨어요.
저는 첫째딸이고 바로 아래 둘째딸은 정이 많아서 얘도 강아지보면 난리도 아니었지요. 안고다니고 품고? 다니고. ㅎㅎ
딸 셋중에서 제가 제일 무심했나봐요.
관심없었어요.
쪼그만 강아지가 꼬물거리고 발발발 뛰어다녀도 그런가보다 했구요.
제가 결혼하기 전에 친정엄마께서 마지막으로 키우신 강아지는 포메와 스피츠 잡종이었는데 어찌나 이쁘게 생겼던지.
그런데 성깔이 ㅈㄹ 이라 밥 주는 친정엄마만 따르고요
저한테 올때는 오로지
제가 햄 구워서 냄새 풍기면서 먹고 있을때.
이때도 달라고 ㅈㄹㅈㄹ 하다가 조금 떼어주고 다 먹고 없으면
홱 돌아서 가버리고.....얄민 년. ㅋㅋ
조금만 만지면 아르르르르르 하고.
그러다가
제 아이가 사춘기가 왔는데 영 마음을 못잡는거예요.
주위 동네맘들이 강아지가 최고라고, 아이 정서에도 좋고,
남편들한테도 좋고,
소외받는 남편들이 귀가했을때 유일하게 반겨주기 때문에 나중에는 아빠들이 제일 이뻐한다나...........
마침 남편도 강아지 강아지 노래를 몇 년을 부르는것을 제가 계속 모르는척 했거든요.
다 제 일거리잖아요.
아무튼 이래저래 이런 사특한 목적으로 강아지를 알아보려던 차에.
동네 동생이 강아지 밴드모임에 분양나온 아이가 있다고 해서,
그래서 일단 보기로 했어요.
건강 상태가 중요하더라구요.
미혼 동생 ( 저 위에 둘째)이 강아지 한 마리 분양 받았다가
약한 아이라 저 세상으로 금새 가서
제 동생이 쇼크먹고 한동안 집에서 나오지 않은 적 있었어요.
지금은 건강한 아이 입양해서 이쁘게 잘 키우고 있어요.
아무튼 그래서 동네 언니 동생과 같이 강아지를 보러 갔는데...........
그런데
그만 제가 첫 눈에 반했어요.
얌전한 듯이 보이고, 건강해 보이고, 영리해 보였어요.
느낌 아시는지
한 눈에 제 심장으로 파고 들어와서 자리 잡는 그 순간이요.
그냥 제 마음의 일부였어요.
남편이 좋아하는 백곰 닮은 아이라..........그래서 제 마음대로 데려왔어요.
그만............
그리고 2주일 동안은 집밖으로 나가지를 못했어요.
애한테 홀려서요.
정신을 못차렸어요.
너무너무 이뻤어요.
서로 눈을 마주보면서 교감하는 그 순간.
저는 남편하고도 이런 교감은 못느꼈던거 같아요.( 미안하다 남편아. 네가 엔간 포악하냐.)
아무튼 그랬다고요.
강아지 강아지 노래 부르던 제 아이들 환영 난리났고요.
군대 간 큰 아들은 하필 자기 군대에 있을떄 데려왔다고
자기를 주인인지 모르면 어떡하냐고 안달..........
그런데 애가 알고보니 얌전한 애는 아니었어요.
욕심많고 산만하고, 극성맞고 힘쎄고,
똑똑하긴 한데
어찌나 고집이 쎄던지.....
그래서 더 이뼜죠 ㅋㅋㅋㅋㅋㅋ
일단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