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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에 대한 단상. (싫으신분 패스해주세용)

일기? 조회수 : 3,242
작성일 : 2017-02-18 21:08:50

제가 어릴때 친정엄마가 강아지 병아리 화초 이런거 좋아하셔서 많이 키우셨어요.

저는 첫째딸이고 바로 아래 둘째딸은 정이 많아서 얘도 강아지보면 난리도 아니었지요. 안고다니고 품고? 다니고. ㅎㅎ

딸 셋중에서 제가 제일 무심했나봐요.

관심없었어요.

쪼그만 강아지가 꼬물거리고 발발발 뛰어다녀도 그런가보다 했구요.

제가 결혼하기 전에 친정엄마께서 마지막으로 키우신 강아지는 포메와 스피츠 잡종이었는데 어찌나 이쁘게 생겼던지.

그런데 성깔이 ㅈㄹ 이라 밥 주는 친정엄마만 따르고요

저한테 올때는 오로지

제가 햄 구워서 냄새 풍기면서 먹고 있을때.

이때도 달라고 ㅈㄹㅈㄹ 하다가 조금 떼어주고 다 먹고 없으면

홱 돌아서 가버리고.....얄민 년. ㅋㅋ

조금만 만지면 아르르르르르 하고.


그러다가

제 아이가 사춘기가 왔는데 영 마음을 못잡는거예요.

주위 동네맘들이 강아지가 최고라고, 아이 정서에도 좋고,

남편들한테도 좋고,

소외받는 남편들이 귀가했을때 유일하게 반겨주기 때문에 나중에는 아빠들이 제일 이뻐한다나...........

마침 남편도 강아지 강아지 노래를 몇 년을 부르는것을 제가 계속 모르는척 했거든요.

다 제 일거리잖아요.

아무튼 이래저래 이런 사특한 목적으로 강아지를 알아보려던 차에.

동네 동생이 강아지 밴드모임에 분양나온 아이가 있다고 해서,

그래서 일단 보기로 했어요.

건강 상태가 중요하더라구요.

미혼 동생 ( 저 위에 둘째)이 강아지 한 마리 분양 받았다가

약한 아이라 저 세상으로 금새 가서

제 동생이 쇼크먹고 한동안 집에서 나오지 않은 적 있었어요.

지금은 건강한 아이 입양해서 이쁘게 잘 키우고 있어요.


아무튼 그래서 동네 언니 동생과 같이 강아지를 보러 갔는데...........

그런데


그만 제가 첫 눈에 반했어요.

얌전한 듯이 보이고, 건강해 보이고, 영리해 보였어요.

느낌 아시는지

한 눈에 제 심장으로 파고 들어와서 자리 잡는 그 순간이요.

그냥 제 마음의 일부였어요.


남편이 좋아하는 백곰 닮은 아이라..........그래서 제 마음대로 데려왔어요.

그만............


그리고 2주일 동안은 집밖으로 나가지를 못했어요.

애한테 홀려서요.

정신을 못차렸어요.

너무너무 이뻤어요.

서로 눈을 마주보면서 교감하는 그 순간.

저는 남편하고도 이런 교감은 못느꼈던거 같아요.( 미안하다 남편아. 네가 엔간 포악하냐.)

아무튼 그랬다고요.


강아지 강아지 노래 부르던 제 아이들 환영 난리났고요.

군대 간 큰 아들은 하필 자기 군대에 있을떄 데려왔다고

자기를 주인인지 모르면 어떡하냐고 안달..........


그런데 애가 알고보니 얌전한 애는 아니었어요.

욕심많고 산만하고, 극성맞고 힘쎄고,

똑똑하긴 한데

어찌나 고집이 쎄던지.....

그래서 더 이뼜죠 ㅋㅋㅋㅋㅋㅋ


일단 여기까지...........


IP : 123.215.xxx.145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멍뭉이는 사랑입니다.
    '17.2.18 9:12 PM (118.219.xxx.43)

    저요
    진짜 우리 강아지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요.
    좋아서 미치겠어요 진짜.
    정말 너무너무 좋고
    이뻐죽겠어요진짜.
    어쩜 날이가고 해가 갈수록 더 이뻐질까요...
    정말 이런 천사가 내 곁에 있어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요.
    벌써 6살이나 되었는데
    시간 가는게 아쉬울정도예요....
    내사랑....


    어디가선 이런 이야기 한번도 안했는데
    이렇게 판깔린 김에 심정고백?? 합니다.

  • 2.
    '17.2.18 9:16 PM (221.167.xxx.82)

    저도 매일 사랑해,하고 말합니다 ~

  • 3.
    '17.2.18 9:19 PM (39.7.xxx.204)

    전 차가운 성격인데 강아지는 14년 동안 단 한번도 밉고 싫은적 없고 매일 매일 사랑합니다

  • 4. 마요
    '17.2.18 9:26 PM (203.123.xxx.236)

    저는 남편하고도 이런 교감은 못느꼈던거 같아요.
    ( 미안하다 남편아. 네가 엔간 포악하냐.)


    읽다가 뿜었네요~ㅋㅋㅋㅋ

  • 5. ㅇㅇ
    '17.2.18 9:29 PM (123.254.xxx.62)

    강아지는 천사같아요.
    세상에 어찌 그런 동물이 있는지,
    우리집 강아지 16년 살다가 무지개 다리 건넜는데 보고싶고 만지고 싶네요

  • 6. ㅎㅎ
    '17.2.18 9:30 PM (1.240.xxx.232)

    저두 강아지 얘기로 2박3일도 모자라요 ㅎㅎ
    울 집에 이런사랑스런 존재가 있다니 사춘기 애들뿐만
    아니라 남편까지 물고 빨고 이뻐서 난리
    시간이 갈수록 더더 소중하고 울 강쥐도 데려온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니 시간이 천천히 가줬음 좋겠어요~~

  • 7. ㅎㅎ
    '17.2.18 9:42 PM (175.223.xxx.239)

    우리 강아지는 제가 우울증으로 지쳐있을때 너무 큰힘이 되어주었어요.
    지금 5살인데 강아지 힘들때 내가 지켜줘야지...생각하며 지냅니다.
    이녀석 없었음 어찌 견뎠을까싶어요.

  • 8. 히히 나도 얼른 자랑
    '17.2.18 10:04 PM (180.65.xxx.163)

    울 강아지 일곱살이예요. 글쓰려니 벌써 제 입꼬리 올라가고 눈이 웃고 있네요.
    원글님 꼭 연재해주세욤 네? 글을 참 잘 쓰시네요

  • 9. ...
    '17.2.18 10:08 PM (203.234.xxx.239)

    딸 중2 사춘기때 강아지 데려왔어요.
    여기에 강아지 데려올까요? 했더니 저 같은 사람은
    안된다고 욕도 엄청 먹었답니다.
    강아지를 그런 목적으로 데려오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가 살아야겠다 싶어서 데려왔는데
    저도 첫눈에 반했어요.
    딸 땜에 걸린 우울증도 약 먹긴 했지만 덕분에
    극복했고 딸도 사춘기 빨리 극복했고
    6살이 된 지금까지 우리집에서 제일 소중한
    막내아들이에요.
    아이는 대학가서 기숙사에 있는데
    강아지 보고 싶어서 한 주도 안빼고 집에 와요.
    진짜 멍뭉이는 사랑입니다.

  • 10. ㅇㅇㅇ
    '17.2.18 10:16 PM (218.239.xxx.49) - 삭제된댓글

    우리집은 아들 둘에 남편 여잔 나혼자인 삭막한 집인데.. 이녀석이 오고부터는 그냥 다들 얘만 보면
    무너집니다. 엄청 이성적인 남편이 제일 변한 케이슨데... 귀가하면 마루바닥에 앉아 얘 안고 혀짧은 소리소리하며 아빠보고싶었쩡~ 뭉치야 맘마 많이 먹어쩌~ㅎㅎ그냥 혀 반토막은 없어지죠
    아들들은 군대가서도 엄마아빠 안부보다 막둥이 뭉치 안부를 훨 궁금해 하고 작은 아이는 타지에서 학교다니는데 시험 기간에도 발동 걸리면 보고 싶다고 와서 하루 자고가요
    냄새가 너무 그립다나 뭐래나
    마지막으로 난 너무 괴로워요ㅠㅠ
    강아지 기른 후부터 길잃은 강아지를 보거나 길냥이를 보면....너무 마음이 아파요 하루를 온통 망칠정도로요
    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내 일에 집중하고 싶은데...

  • 11. 짱여사
    '17.2.18 10:38 PM (110.70.xxx.126)

    윗님! 저두요!!!
    저도 울 강쥐들 기르면서 길냥이한테 눈이가고
    맘 아파요 ㅠㅠ
    유기견, 강아지 공장은 에휴 ... 말할필요도없구요 ㅠㅠ
    좋은 세상 오겠죠?

    원글님 기분좋은 다음 글
    기대할게요~~~

  • 12. 비옴집중
    '17.2.18 10:42 PM (182.226.xxx.200)

    판 깔렸으니 저도..ㅎㅎㅎㅎㅎ
    울집 말티는 뚱보죠. 거대 말티인데...
    저 뚱뚱한 몸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지금도 배까고 발라당 누웠어요.
    발도 허공에 톡톡거리네요.

    제품에 온지 2년하고 6개월 됐어요.
    길가다 몇살이냐? 물으면 3살이라고 하기 싫어요.
    너무너무 시간이 아까워서요.
    2년과 3년...제가 이리 우기면 1년은 더 제 품에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어제 세나개를 봤어요.
    노견...청력과 시력을 다 잃은 강아지요.
    첫화면부터 눈물을 펑펑 쏟았네요.

    매일매일 건강해야 해..사랑해..고마워...
    엄마품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넌 천사야..
    이녀석 없는 제인생은 상상도 못하겠어요.
    정말 귀하고도 귀한 존재예요
    온가족이 이녀석 행동 하나하나에 홀릭중이예요.
    우린 **홀릭패밀리라고 해요 ㅎㅎ
    얘가 쇼파밑에 들어가서 자면(넘넘 이뻐하는게 귀찮은듯 )
    네명이 쇼파앞에 엎드려서 이녀석 자는 걸 봐요 ㅋ
    어른 4명...이 넘한테 미쳐버린 거 같아요.

    연재 또 해 주세요.
    판 깔아주시면 저도 맘껏 이녀석 자랑 좀 하게요 ^^

  • 13. ㅇㅇㅇ님
    '17.2.18 10:43 PM (180.65.xxx.163)

    저는 어느 만화책에서 이 글 읽고 위로 받았어요.
    '길고양이는 스스로를 가엾이 여기지 않는다"

  • 14. 좋다
    '17.2.18 11:36 PM (211.209.xxx.198)

    다음 편은 언제 나와요? 이야기로 대리 만족 ㅜ

  • 15. 저도
    '17.2.18 11:56 PM (210.221.xxx.239)

    우리 큰 놈..
    처음 데리러 집에 보러 갔는데.
    똑같이 생긴 장모치와와 블랙탄 다섯마리가 사방에서 뛰어다니는데
    이 녀석이 저에게 오더니 품에 안겨서 얌전히 있더라구요.
    그러다가 배변판 가서 쉬하고 다시 와서 안기는 거에요..
    어찌나 이쁘던지 그대로 안고 왔어요.

    그런데 나중에 그 집에서 올린 비디오를 다시 보는데 그제서야 다섯마리가 구분이 되는데
    제일 말썽꾸러기 녀석이 우리 집에 온 거더라구요..ㅎㅎㅎ

    내가 널 고른 거 아니라 니가 날 주인으로 골랐구나.... 싶어서 더 이뻐요...^^

  • 16. ㅇㅇ
    '17.2.19 12:03 AM (219.250.xxx.94)

    정말 그렇게 예쁜가요?
    전 직장 다니고 있고 여행도 가끔 가서 강
    강아지 못 키우는데
    이런 글 읽을 때마다 웃음이 지어지면서
    나중에 언젠가는 꼭 키워야지, 하는 생각해요

    그러다가 노견이 죽었다는 이야기 읽으면 또
    아, 키우지 말아야겠다 하기도 하구요

    열렬한 연애는 해봤지만
    말씀하신 그런 사랑 느껴본 적 없는 것 같은데...
    부럽습니다

  • 17. 강아지
    '17.2.19 12:38 AM (219.254.xxx.151)

    종은 뭐에요? 넘 재밌어요

  • 18. 저도
    '17.2.19 12:47 AM (112.170.xxx.211)

    강아지 두녀석이랑 살고 있어요. 둘다 다섯살이에요.
    10여년전 아홉살이던 강아지 하늘나라로 보내면서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벌써부터 이별을 걱정해요. 아직 얘들이 십년은 더 살겠지만
    그 힘든 과정을 치를 생각을 하니 얘들이 더 소중하게 여겨져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19. 다음편 원츄
    '17.2.19 1:58 AM (110.8.xxx.22) - 삭제된댓글

    맛난 햄만 먹고 그뒤엔 만져도 아르르르 했다는 글.
    화면 자동재생 되네요. 우리강쥐가 그리

  • 20. 그래서요???
    '17.2.19 9:01 AM (180.66.xxx.19)

    빨랑 얘기 이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욧~~~~¡

  • 21. 저는.....
    '17.2.19 12:18 PM (119.194.xxx.154) - 삭제된댓글

    저는......
    사진 올리겠습니다

    https://mail.naver.com/read/image/?mailSN=12817&attachIndex=2&contentType=imag...


    http://naver.me/xG5GAwJe

  • 22. 몰티푸
    '17.2.19 12:18 PM (222.164.xxx.73)

    데려온지 한달됐어요. 4개월. 해외로 급하게 떠나는 가정에서 본인들도 이렇게 될줄 모르고 몇주전 대려왔다고 하더군요.
    토이푸들 몰티즈 라 4개월 인데도 1.2킬로. 너무 작고 얌전해서 안 데려 오려고 했는데 딸애가 난리난리라 설날에 저희집 입성 했어요.
    지금은... 남편이 지난주 두시간동안 만든 펜스 가뿐히 넘으셔서 어제 두시간동안 아들과 보수 공사 했으나 설치하고 반나절만에 또 넘으심.
    남편 완전 허탈... 장 보고 집에 와보니 탈출해서 꼬리 살래살래~ 흔들고 있어요.
    두 아이 키우면서도 배위에 올려놓고 재우지 않았는데 어제는 소파위에 올려놨더니 제 배위에 자리잡고 주무시더이다.
    느무 이뻐요.

  • 23. 어서
    '17.3.16 9:05 AM (180.65.xxx.11)

    속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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