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은 16일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김정남의 죽음에 김정은 위원장이 개입했다는 것은 현재로써는 하나의 유력한 설일 뿐”이라며 “그런데 어째서인지 상당수의 언론은 이런 추정된 사실을 마치 ‘기정사실이라는 되는 양’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김정남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현재 국정원조차 김정남이 ‘테러 독극물에 의해 사망했으나 독침을 사용했는지는 부검해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즉, ‘독침이 사용됐다’는 것은 하나의 가설일 뿐, 정확히 밝혀진 사실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민언련은 또 북한의 각종 암살도구를 집중 조명하는 보수언론들의 보도 행태와 관련해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재차 부각하고, 공포심을 부추기는 효과를 준다”며 이는 “정치적 의도를 넘어서 해당 사안을 ‘북의 독재자가 이복형을 독침 살해’했다는 선정적 뉴스거리로 재가공해 언론소비자에게 팔아먹는, 일종의 장삿속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특히 <조선일보>가 ‘북풍‧종북몰이’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TV조선>이 김정일 피살 소식을 맨 처음 보도한 이후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번 김정남 암살이 북 내부 권력 암투와 연결돼 있다면 이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며 “이는 우리에게도 비상사태”라고 공포심을 부추겼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주하는 상대가 이렇게 광포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가야 한다”며 “설마 동족에게 핵을 쏘기야 하겠느냐는 안이한 발상으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