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이제 초6인데, 참 착하고 순해요.
늘 담임 선생님들께 천성이 착하고 따뜻하다 라는 평가 받구요.
그냥 모든 일을 긍정적이고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편이구요.
성격이 그러니 반대로, 뭐 눈치 있고 이 또래 여자 아이들 이 그렇듯
빠르게 단짝 친구를 만든다든가 하는게 없어요.
여긴 외국인데 여자학교 터다녀요. 근데 우리아이 학년에 한국애들이 꽤 많아요.
한국 애들은 무리지어 카페테리아에서도 같이 밥먹도 하는데 저희 애는
그 그룹에 끼지 않았어요.
엄마가 보고 있자니 좀 답답해 보이고 어떨땐 아이도 학교에서 돌아와서
아이들이 자기들끼리만 논다고 힘든 내색할 때도 있어 살짝 그럼 친구들 그룹에
낄려고 노력해 보자 해도 그건 또 귀찮데요. 너무 무리지어 모든 걸 같이 하는게
자기 하고 싶은 걸 못하니 답답하고 귀찮데요.
맘이 좀 넓고 관대한 건 아빠를 닮은거 같고 친구에게 메이지 않는건 저를 닮은 거
같아요. 제가 자칭 아웃사이더거든요.그리고 원칙 주의자 였어요. 제 어린 생각에
같은 반 친구는 다 같은 친구지 무리지어 다니고 하는게 왠지 반칙같고 싫었어요.
자존심도 세서 무리에 들어가는 것도 싫었고요.
아휴,글로 제 맘을 표현하려니 힘드네요. 그냥 전 반 친구들에게 똑같이 대하는게 ,
도덕책에서 그냥 맨날보는 좋은 얘기들을 그냥 원칙적으로 실천하려고 했었던거같아요.
근데 제 딸도 그런가봐요.
그냥 그때 그 때 옆에 있는 애들하고 얘기 잘하고 혼자 있는 친구들한테 일부러
얘기 걸어주고 하구요. 그러니 단짝이 없어 밥먹을 때 학교에서 그룹 수업할 때
좀 힘든가봐요. 그냥 사춘기 때 다른 사람들은 다 단짝이 있는데 자긴 다른 사람이 다
싫어 하나보다 하는 느낌,,,저도 그런 느낌 느낀적 많거든요.
어제도 학교 갔다와서 그러네요.
다른 사람이 다 자길 싫어하는 것 같다고,
그리서 제가 예를 들어라 했더니
오늘 카페데리아에서 좀 늦었고 같이 앉을 아이가 마땅치않아 한국아이들 곁으로 갔더니
여긴 누구누구 자리니깐 다른데로 가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자기도 혼자 앉기도 싫으니 의자 하나를 끌어와라 하고 그냥 그자리에서 먹었데요.
그러면서 힘들었나봐요.
아직 요령이 없는거 같기도 하고 그냥 제 눈에 착하고 배려심 깊고 따뜻한 아이가 힘들어
하니 저도 맘이 안 좋아요. 그래서 이 세벽에 깼네요.
그냥 아이한테는 그랬어요. 그 아이들이 너를 싫어할 이유는 없다. 그냥 더 친한 아이가 있어
그 애들이랑 앉고 싶어 그런거지 너가 싫어서 그런건 아니다. 그리고 난 널 믿는다.
엄마도 그 맘때 그런 기분 들었다. 엄마를 닮았다. 선생님들이 항상 칭찬하신다.
그냥 더 좋은 친구를 만날 때까지 기다려라.엄마도 기도하겠다.
그리고 그 친구들도 아마 사춘기라서 그런 걸꺼다.
학교 면담 때 선생님이 주위 사람과의 관계 좋다고 아주 바람직하다고 저한테
부러운 딸이라고 하셨고요. 그리고 잘 보고 그냥 맡아놓은 자리에는 가지마라. 가서
앉으면 그런 소리 들으니깐 그냥 조금 요령껏 해 보라고 해서요.
맘이 아파요. 저를 닮은 거 같아 그런거 같아 힘들고, 제가 너무 요령없이 너무 원리원칙으로만
하라고 가르쳐서 그런거 같아 후회도 되고,
참, 딸아이가 어른들한테도 참 부드럽게 사근사근해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하고 관계가 좋아요.
그런데 요새 사춘기 인터 아이들이 좀 예민해서 여자 선생님이 말이 많아 싫어한데요.
그냥 잔소리 싫어서 선생님 많이 싫어했나봐요. 근데 딸아인 선생님과 친하니깐 그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건 아닌가 그것도 염려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