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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올해 마흔둘입니다.

사과 조회수 : 2,269
작성일 : 2017-02-15 11:08:48
20대 초반부터 정말 죽어라고 일했어요.
맞벌이, 연년생, 공무원으로 신혼때 너무 가난해서 육아휴직도 못하고 직장을 다녔어요.
친정엄마도 아이들 건사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지요.
아이들도 돌 전에 둘 다 구립어린이집행이었고
엄마 손잡고 학교 같이 가는게 위시리스트였던 불행한(?) 초등 저학년기를 보냈어요.
여전히 저는 아침이면 아침상을 차려놓고 출근하면서 전화로 아이들을 깨우고
아이들에게 그날 할 일을 읊어주는 철벽 성질더러운 엄마구요.
직장에서도 일하면서 아이들 학원시간 늦지 않을지 일일이 체크하느라 혼이 다 빠져나갈 지경인 직장인이예요.
퇴근길에 마트 들러 즉흥적으로 저녁메뉴를 구상하고 기계적으로 요리하고 저녁먹이고 아이들이 그날 할 숙제를 다 했는지 체크하고 안했으면 잠못자게 으름장을 놓아가며 다 해놓고 자게 하느라 12시 전에는 잠든적이 거의 없어요.
17년 직장생활에 나이도 40대의 중년이고 아이들도 이제 중학생입니다.
30대 후반까지만해도 퇴근길 그 바쁜 와중에 헬스까지 다니는 에너지를 불태우던 저였는데..
어느새 아이들이 저녁때 학원가면 쿠션 끌어안고 티비보는게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저를 발견합니다.
이젠 한번 집에 들어오면 쓰레기버리러 나가는 것도 귀찮네요.
늙었는지...긴 겨울에 몸이 먼저 적응해버린건지
힘들때는 엄마한테 전화를 해요.
엄마가 왜? 그러면 저는 늘 그냥~이라고 답해요. 진짜 할말이 없어요. 
그래도 자꾸 엄마의 목소리가 그리워요.
엄마는 제가 걸어가는 길을 걸어본 인생 선배고 제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시기에 마음으로 더 의지합니다.
엄마의 존재만으로도 제가 살아갈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 걱정 그만하고 놀고 싶은 생각이 자꾸 올라와서 글을 올렸어요. 가끔 내가 왜 이렇게 광년이처럼 옆도 바라보지 않고 뛰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가 생길때가 있거든요.
앞으로도 이십년은 더 버텨야하는데 마음은 자꾸 그만두고 집으로 집으로 가고싶은 꾀가 나네요.
저와 비슷한 동년배님들 다들 상황은 다르지만 처한 위치에서 어려움과 힘듦이 어깨를 짓누르더라도 힘내시고 열심히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IP : 175.223.xxx.23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
    '17.2.15 11:21 AM (110.70.xxx.155)

    열심히 사셨네요. 이젠 슬슬 쉬엄쉬엄 하셔도 될 것 같아요

  • 2. .....
    '17.2.15 11:49 AM (223.39.xxx.109)

    같은 처지라 공감이 많이 되네요

  • 3. ..
    '17.2.15 12:03 PM (222.234.xxx.177) - 삭제된댓글

    남편은 뭐하고 님만 가정일부터 애들 케어하시나요

  • 4. jdu
    '17.2.15 12:14 PM (175.223.xxx.122)

    남편은 뭘해요?
    맞벌이면서 왜 혼자 종종거리세요.

  • 5. 보라
    '17.2.15 12:34 PM (116.41.xxx.115)

    열심히 사셨어요 훌륭해요!!!
    토닥토닥....
    우리나이면 지칠때도 됐어요 저도 이제 퇴근하면 눕고 시간만 나면 눕습니다
    맛있는집 여행 운동도 내킬때 하려고요
    그냥 생존을 위한 것만 해결하고 삽니다
    밥,빨래,위생 ...

    힘내서 살아냅시다

  • 6. 사과
    '17.2.15 12:53 PM (175.223.xxx.237)

    남편은 재활용쓰레기를 분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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