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밤새 고민했어요. 저 어쩌죠?

고민녀 조회수 : 3,699
작성일 : 2017-02-14 08:29:18
공부방 3년 하다 작년에 작은 보습학원 오픈했어요.
작년 초부터 슬슬 안좋은 소식이 들리더니 지금은 지역기반 산업이 아예 무너졌네요. 언제 회생할수 있을지 알수 없구요.

초등학교 3학년때 들어온 아이가 있는데 성적이 좀 좋지 않았어요.
1년쯤 가르쳐서 거의 100점만 맞게 되었는데 형편이 어려워서 더 못다니겠다 하더라구요. 1년정도 쉬다 성적이 거의 30점대 나와서 학교에서 운영하는 특수반에 다녔다는데..자존심이 상하고 수학을 잘해보고 싶다고 어머니께 다시 졸랐나봐요. 공부방 다시 보내달라고..

다시 와서 열심히 하더니 6학년땐 어쩌다 하나 틀리고 거의 만점인 수준이었어요. 올해 중학교 가는데 그런대로 잘 따라오는 편이구요.
사교육 할때랑 안할때랑 성적 차가 확실히 나는 아이죠.
어머니께서도 참 좋으시구요.

그런데 어제 수업중에 갑자기 연락이 왔네요.
오늘부터 못 보내겠다고... 회사 사정이 너무 안좋아서 어떻게든 시켜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다고 하셨어요. 수강기간 지나서 온 부분은 따로 송금해 주신다구요.
그 회사 분위기가 안 좋은건 미리 알고 있었지만 금요일까지 아무 기척도 없었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수업 마치고 조용할때 다시 연락 드려 수업료 부분은 송금 안해주셔도 된다 말씀드리고 아쉬운 마음을 그대로 전했어요.
얼른 회사가 안정화 되어서 다시 볼수 있으면 좋겠다구요.
어머니께서 울먹하시네요. 오늘 사실 아이도 학원 가지 말랬더니 한참 울었다구요. 공부하고 싶은데 이끌어주지 못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시네요.

전화 끊고 한참 고민했어요.
이 아이... 수업료 반만 받고 가르쳐 보는건 어떨까 해서요.
사실은 지금 생활보호대상자 아이들이 세명 있는데 책값만 받고 가르치고 있거든요. 모자가정에... 정말 형편이 어려워요.
두명 정도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그리하자 했는데 점점 형편 어려운 학생이 늘고 있어요. ㅜ
그래도 전 20만원 들어오다 10만원 들어온다고 생활이 당장 어렵거나 하진 않거든요.
오늘 말씀드릴까 하는데 혹... 이런 말씀 드리면 자존심 상하시려나요?
이부분이 제일 걱정입니다.

IP : 182.224.xxx.59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7.2.14 8:38 AM (115.143.xxx.77)

    20만원 학원이 어렵다면 10만원도 아이 엄마에겐 힘들거 같아요.
    저도 오랫동안 공부방 해봤는데요...
    그게 지금은 좋은 마음이어도 나중에 또 서운해지는 일이 생길수도 있더라구요.
    훗날 원글님이 그 엄마나 아이에게 어떤 서운한 일이 생겨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있으시면
    아예 무료로 그냥 받아주시던가 아니면 그냥 접는게 나을듯 싶어요.
    의도가 좋더라도 결과가 않좋은 경우도 많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원글님이라면 ... 아이가 공부에 대한 열의가 너무 있는 경우라면 그냥 1년정도만
    무료로 가르쳐볼거 같아요. 그냥 재능 기부다 생각하구요.
    요즘에 일부러 돈 기부하는 사람도 많찮아요. 한번 깊이 생각해보시구 결정하세요.
    그래도 원글님 좋으신분 같네요^^

  • 2. ..
    '17.2.14 8:40 AM (112.152.xxx.176)

    듣는 제가 고맙네요
    원글님 마음 씀씀이 예쁘십니다
    일정 기간을 정해서 말씀하시면 더 낫지않을까 싶네요

  • 3. 부탁드려요
    '17.2.14 8:43 AM (125.177.xxx.47)

    중등 수학이 고등 수학을 좌우하는 거 같아요.아이의 성적 상승세에 님이 도움을 주셨으면 해요. 저도 10만원 보다는 무료로 아이를 가르쳐 주실 수는 없을까요?

  • 4. 00
    '17.2.14 8:44 AM (203.170.xxx.65)

    그정도면야 원글님도 진심을 말하면
    진심이 통하겠죠..

  • 5. 원글
    '17.2.14 8:49 AM (182.224.xxx.59)

    사실.. 무료도 생각해 봤어요.
    위에 자원봉사차 가르치는 아이들이 처음엔 열심히 하더니 무료라 그런지 서서히 나태해지는게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책값이라도 받았더니 공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딱히 10만원이라도 필요해서 받고자 하는건 아니구요.
    20만원이나 10만원이나 그 댁에 부담되는건 매한가지일테니 조금의 부담감은 아이에게도 좋을듯 해서요.
    혹 자존심 상해 하시면 하루에 10분~15분 복사하는 일이라도 시켜볼까 싶으네요
    근로장학생처럼요. 딱히 아이가 학원에서 할만한 일은 없어요.

  • 6. ㅇㅋ
    '17.2.14 8:56 AM (121.162.xxx.235)

    원글님 참 훌륭한 분이시네요!

  • 7. 호호
    '17.2.14 9:04 AM (182.230.xxx.136) - 삭제된댓글

    원글 님 정말 가슴이 따뜻한 분입니다....

  • 8. ..
    '17.2.14 9:15 AM (61.80.xxx.37)

    너무 좋으신 분이신거 같아요
    그런데 아이에게 복사를 시키시는건 아이가 이제 사춘기인데 아이자존심에 괜찬을까요?
    아이에게 일을 주는게 맞는건지 그거 한번만 더 고민해주세요 ㅜ

  • 9. ..
    '17.2.14 9:26 AM (180.230.xxx.34)

    무료는 반대예요
    얼마라도 받아야 서로 의무같은거라도 생겨
    공부가 된다고 봐요
    반만 받는것도사실 반대거든요
    정말 배워야 겠다하면 다른걸 줄여서라도 배울마음을 갖거나 아니면 인강이라도 듣고 할겁니다
    근데 초등 30점이었다면 많이 못했네요
    요즘 초등시험은 쉬워서 사실 100점도 큰 의미 없는데요

  • 10. ..
    '17.2.14 9:31 AM (118.221.xxx.32) - 삭제된댓글

    무료로 해주면 고마워 할 줄 아시나요
    아닙니다
    아니 왜 이제까지는 돈 받었나? 합니다

  • 11. ㄹㄹ
    '17.2.14 9:45 AM (183.109.xxx.5) - 삭제된댓글

    십만원이나 오만원받다가
    형평되면 주시라면 어떨까요?

  • 12. ...
    '17.2.14 9:52 AM (220.75.xxx.29) - 삭제된댓글

    뭐 아이가 하고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부모가 능력없으면 포기하는 것도 배워야하지않나요...
    지금 돈 줄여받거나 무료로 해준다해도 알아서 형편피면 올려줄거라는 건 우리 기대일 뿐 세상사람들 생각이 다 다르더라구요.
    사정 봐주다가 원글님 형편상 그만 나오라 말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가서 무슨 권리라도 뺏긴 양 배운망덕하게 나오지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제가 너무 꼬인 건지 몰라도 세상이 녹녹치 않더라구요.

  • 13. ...
    '17.2.14 9:53 AM (220.75.xxx.29)

    뭐 아이가 하고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부모가 능력없으면 포기하는 것도 배워야하지않나요...
    지금 돈 줄여받거나 무료로 해준다해도 알아서 형편피면 올려줄거라는 건 우리 기대일 뿐 세상사람들 생각이 다 다르더라구요.
    사정 봐주다가 원글님 형편상 그만 나오라 말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가서 무슨 권리라도 뺏긴 양 배은망덕하게 나오지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제가 너무 꼬인 건지 몰라도 세상이 녹녹치 않더라구요.

  • 14. 저는
    '17.2.14 10:06 AM (121.187.xxx.189) - 삭제된댓글

    그 아이 어머니 입장인데요.
    첫 댓글님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저희애도 중등 가면서 형편상 학원 그만뒀는데 사교육 시키면 성적 올라가는 애라 많이 아쉬었어요.
    과외, 학원 못보내고도 대학은 이번에 잘 갔습니다만 제 생각은 무료로 해주시되 선생님과 어머니만 알고 아이는 수업료 내고 다니는걸로 알게 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원글님, 감사합니다. 복받으실거에요,

  • 15. ㅇㅇ
    '17.2.14 10:25 AM (112.153.xxx.102)

    부모입장에서 일단 감사한 마음 드네요. 저도 가르쳐봤던 사람으로서 잘 성장하는 학생이 정말 보람이죠.
    앞서 근로장학생 언급하신거 조금 변형해서...장학생 유지 조건으로 해서 무료강습 어떨지요. 우수성적유지를 전제로 한다면 아이도 목적의식 잃지않고 교습소 평판에도 도움될 수 있지 않을까요?

  • 16. ....
    '17.2.14 10:42 AM (112.172.xxx.123)

    책값만 받고 하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저도 과외 십년 정도 했는데요 무료로 하는 것보다는 조금 돈 받으시는 게 아이들이나 학부모님들에게도 더 좋더라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98999 순간 식은땀 나는거 왜 그런가요? 3 걱정 2017/06/17 1,553
698998 유시민의 자기 반성 ,교만한 표현이었다 2 고딩맘 2017/06/17 1,549
698997 전자사전, 이북 추천 부탁드려요 1 이북과전자사.. 2017/06/17 466
698996 (매실) 짱아찌가 셔요. 다시 올려봐요 7 ... 2017/06/17 1,030
698995 적폐 옹호세력이 아직도 그악스럽게 남아있는거 깨닫는 계기가 됐네.. 15 .... 2017/06/17 918
698994 초간단 동치미 넘 맛나요, 감사합니다 ~~ 9 기운나 2017/06/17 3,250
698993 보기보다 상당히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데-이유가 3 ... 2017/06/17 1,949
698992 시골의사 박경철 정말 토나오네요..ㅠㅠ 31 .. 2017/06/17 28,517
698991 어제 프로듀스101 7 호로요이 2017/06/17 2,226
698990 반찬 추천 해주세요 4 반찬 2017/06/17 964
698989 생수 나르다 배달원 허리 디스크까지.. 이럴줄 알았.. 2017/06/17 1,024
698988 던킨도너츠 나오기 전에는 어떤 도넛츠 가게가 있었어요..?? 4 ... 2017/06/17 1,883
698987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재검토해야???".. 3 방해하는 야.. 2017/06/17 607
698986 치질 수술.. 제일 간단하고 아프지 않은 방법으로 하려면 어디로.. 13 ㅊㅈ 2017/06/17 3,328
698985 이 에스프레소 머신 한번 봐주세요 4 커피 2017/06/17 1,474
698984 거즈홑이불에서 먼지가 엄청 나오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5 이불 2017/06/17 1,985
698983 러시아가 IS 지도자 사살했다고 발표했네요 2 ISIS 2017/06/17 4,080
698982 품위있는그녀 보신분들이요~ 어떠셨어요?? 5 새드라마 2017/06/17 3,345
698981 김사무엘이 떨어지다니 말도안돼 충격이다 18 노우 2017/06/17 5,618
698980 캡슐 말고 추출만 해주는 커피머신 7 커피머신 2017/06/17 1,683
698979 나는 여태 보수만 비리덩어리 적폐들인줄 알았네 48 똑같네 2017/06/17 3,908
698978 접히는 뱃살 어떻게 빼나요? 5 ㅇㄹ 2017/06/17 4,492
698977 테레사 메이... 정치인으로는 생명 끝났다네요. 20 런던화재참사.. 2017/06/17 5,573
698976 법무후보 아들 서울대 수시로 갔다구요.? 4 헐.. 2017/06/17 1,684
698975 아버지의 여자에대한 기질은 아들이 물려받죠.. 4 ㅠㅠ 2017/06/17 2,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