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밤새 고민했어요. 저 어쩌죠?
작년 초부터 슬슬 안좋은 소식이 들리더니 지금은 지역기반 산업이 아예 무너졌네요. 언제 회생할수 있을지 알수 없구요.
초등학교 3학년때 들어온 아이가 있는데 성적이 좀 좋지 않았어요.
1년쯤 가르쳐서 거의 100점만 맞게 되었는데 형편이 어려워서 더 못다니겠다 하더라구요. 1년정도 쉬다 성적이 거의 30점대 나와서 학교에서 운영하는 특수반에 다녔다는데..자존심이 상하고 수학을 잘해보고 싶다고 어머니께 다시 졸랐나봐요. 공부방 다시 보내달라고..
다시 와서 열심히 하더니 6학년땐 어쩌다 하나 틀리고 거의 만점인 수준이었어요. 올해 중학교 가는데 그런대로 잘 따라오는 편이구요.
사교육 할때랑 안할때랑 성적 차가 확실히 나는 아이죠.
어머니께서도 참 좋으시구요.
그런데 어제 수업중에 갑자기 연락이 왔네요.
오늘부터 못 보내겠다고... 회사 사정이 너무 안좋아서 어떻게든 시켜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다고 하셨어요. 수강기간 지나서 온 부분은 따로 송금해 주신다구요.
그 회사 분위기가 안 좋은건 미리 알고 있었지만 금요일까지 아무 기척도 없었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수업 마치고 조용할때 다시 연락 드려 수업료 부분은 송금 안해주셔도 된다 말씀드리고 아쉬운 마음을 그대로 전했어요.
얼른 회사가 안정화 되어서 다시 볼수 있으면 좋겠다구요.
어머니께서 울먹하시네요. 오늘 사실 아이도 학원 가지 말랬더니 한참 울었다구요. 공부하고 싶은데 이끌어주지 못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시네요.
전화 끊고 한참 고민했어요.
이 아이... 수업료 반만 받고 가르쳐 보는건 어떨까 해서요.
사실은 지금 생활보호대상자 아이들이 세명 있는데 책값만 받고 가르치고 있거든요. 모자가정에... 정말 형편이 어려워요.
두명 정도는 재능기부 차원에서 그리하자 했는데 점점 형편 어려운 학생이 늘고 있어요. ㅜ
그래도 전 20만원 들어오다 10만원 들어온다고 생활이 당장 어렵거나 하진 않거든요.
오늘 말씀드릴까 하는데 혹... 이런 말씀 드리면 자존심 상하시려나요?
이부분이 제일 걱정입니다.
1. 음...
'17.2.14 8:38 AM (115.143.xxx.77)20만원 학원이 어렵다면 10만원도 아이 엄마에겐 힘들거 같아요.
저도 오랫동안 공부방 해봤는데요...
그게 지금은 좋은 마음이어도 나중에 또 서운해지는 일이 생길수도 있더라구요.
훗날 원글님이 그 엄마나 아이에게 어떤 서운한 일이 생겨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있으시면
아예 무료로 그냥 받아주시던가 아니면 그냥 접는게 나을듯 싶어요.
의도가 좋더라도 결과가 않좋은 경우도 많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원글님이라면 ... 아이가 공부에 대한 열의가 너무 있는 경우라면 그냥 1년정도만
무료로 가르쳐볼거 같아요. 그냥 재능 기부다 생각하구요.
요즘에 일부러 돈 기부하는 사람도 많찮아요. 한번 깊이 생각해보시구 결정하세요.
그래도 원글님 좋으신분 같네요^^2. ..
'17.2.14 8:40 AM (112.152.xxx.176)듣는 제가 고맙네요
원글님 마음 씀씀이 예쁘십니다
일정 기간을 정해서 말씀하시면 더 낫지않을까 싶네요3. 부탁드려요
'17.2.14 8:43 AM (125.177.xxx.47)중등 수학이 고등 수학을 좌우하는 거 같아요.아이의 성적 상승세에 님이 도움을 주셨으면 해요. 저도 10만원 보다는 무료로 아이를 가르쳐 주실 수는 없을까요?
4. 00
'17.2.14 8:44 AM (203.170.xxx.65)그정도면야 원글님도 진심을 말하면
진심이 통하겠죠..5. 원글
'17.2.14 8:49 AM (182.224.xxx.59)사실.. 무료도 생각해 봤어요.
위에 자원봉사차 가르치는 아이들이 처음엔 열심히 하더니 무료라 그런지 서서히 나태해지는게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책값이라도 받았더니 공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딱히 10만원이라도 필요해서 받고자 하는건 아니구요.
20만원이나 10만원이나 그 댁에 부담되는건 매한가지일테니 조금의 부담감은 아이에게도 좋을듯 해서요.
혹 자존심 상해 하시면 하루에 10분~15분 복사하는 일이라도 시켜볼까 싶으네요
근로장학생처럼요. 딱히 아이가 학원에서 할만한 일은 없어요.6. ㅇㅋ
'17.2.14 8:56 AM (121.162.xxx.235)원글님 참 훌륭한 분이시네요!
7. 호호
'17.2.14 9:04 AM (182.230.xxx.136) - 삭제된댓글원글 님 정말 가슴이 따뜻한 분입니다....
8. ..
'17.2.14 9:15 AM (61.80.xxx.37)너무 좋으신 분이신거 같아요
그런데 아이에게 복사를 시키시는건 아이가 이제 사춘기인데 아이자존심에 괜찬을까요?
아이에게 일을 주는게 맞는건지 그거 한번만 더 고민해주세요 ㅜ9. ..
'17.2.14 9:26 AM (180.230.xxx.34)무료는 반대예요
얼마라도 받아야 서로 의무같은거라도 생겨
공부가 된다고 봐요
반만 받는것도사실 반대거든요
정말 배워야 겠다하면 다른걸 줄여서라도 배울마음을 갖거나 아니면 인강이라도 듣고 할겁니다
근데 초등 30점이었다면 많이 못했네요
요즘 초등시험은 쉬워서 사실 100점도 큰 의미 없는데요10. ..
'17.2.14 9:31 AM (118.221.xxx.32) - 삭제된댓글무료로 해주면 고마워 할 줄 아시나요
아닙니다
아니 왜 이제까지는 돈 받었나? 합니다11. ㄹㄹ
'17.2.14 9:45 AM (183.109.xxx.5) - 삭제된댓글십만원이나 오만원받다가
형평되면 주시라면 어떨까요?12. ...
'17.2.14 9:52 AM (220.75.xxx.29) - 삭제된댓글뭐 아이가 하고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부모가 능력없으면 포기하는 것도 배워야하지않나요...
지금 돈 줄여받거나 무료로 해준다해도 알아서 형편피면 올려줄거라는 건 우리 기대일 뿐 세상사람들 생각이 다 다르더라구요.
사정 봐주다가 원글님 형편상 그만 나오라 말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가서 무슨 권리라도 뺏긴 양 배운망덕하게 나오지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제가 너무 꼬인 건지 몰라도 세상이 녹녹치 않더라구요.13. ...
'17.2.14 9:53 AM (220.75.xxx.29)뭐 아이가 하고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부모가 능력없으면 포기하는 것도 배워야하지않나요...
지금 돈 줄여받거나 무료로 해준다해도 알아서 형편피면 올려줄거라는 건 우리 기대일 뿐 세상사람들 생각이 다 다르더라구요.
사정 봐주다가 원글님 형편상 그만 나오라 말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가서 무슨 권리라도 뺏긴 양 배은망덕하게 나오지않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제가 너무 꼬인 건지 몰라도 세상이 녹녹치 않더라구요.14. 저는
'17.2.14 10:06 AM (121.187.xxx.189) - 삭제된댓글그 아이 어머니 입장인데요.
첫 댓글님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저희애도 중등 가면서 형편상 학원 그만뒀는데 사교육 시키면 성적 올라가는 애라 많이 아쉬었어요.
과외, 학원 못보내고도 대학은 이번에 잘 갔습니다만 제 생각은 무료로 해주시되 선생님과 어머니만 알고 아이는 수업료 내고 다니는걸로 알게 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원글님, 감사합니다. 복받으실거에요,15. ㅇㅇ
'17.2.14 10:25 AM (112.153.xxx.102)부모입장에서 일단 감사한 마음 드네요. 저도 가르쳐봤던 사람으로서 잘 성장하는 학생이 정말 보람이죠.
앞서 근로장학생 언급하신거 조금 변형해서...장학생 유지 조건으로 해서 무료강습 어떨지요. 우수성적유지를 전제로 한다면 아이도 목적의식 잃지않고 교습소 평판에도 도움될 수 있지 않을까요?16. ....
'17.2.14 10:42 AM (112.172.xxx.123)책값만 받고 하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저도 과외 십년 정도 했는데요 무료로 하는 것보다는 조금 돈 받으시는 게 아이들이나 학부모님들에게도 더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