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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상해요. 꼭 울게 돼요.

비밀 조회수 : 3,964
작성일 : 2017-02-09 11:23:56

저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답니다.

언젠가 여기 게시판에 '섬집 아기' 노래를 불러 주면 우는 아기 이야기가 있었죠.

저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읊으면 늘 울음으로 끝을 냅니다.

오십 훌쩍 넘은 나이에 참 누구에게 말도 못하는 비밀입니다.

남편과 자식들도 전혀 모를거에요.

평소에 무척 밝고 유머가 풍부한 성격이거든요.

저는 국문학을 전공했고 종종 혼자 시를 암송해 보곤 합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해서 나직나직 읊어 가다가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붙여 봅니다" 쯤에서 가슴이 저려오다가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이 부분에선 꺽꺽 통곡이 나옵니다.

시인의 절망과 희망이 그대로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한 두 번도 아니고 이 시를 읊을 때마다 어김없이 흐느끼게 됩니다.

내가 뭐 그리 애국자도 아니고 용자도 아니건만 이 시는 왜 이리 가슴이 아픈지...


그냥 아무에게도 얘기 못한 비밀 하나 풀어 놓고 갑니다.

정말 좋은 시대, 아니 최소한 정의를 얘기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랍니다.


IP : 39.112.xxx.141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르
    '17.2.9 11:27 AM (59.8.xxx.114) - 삭제된댓글

    저도 고장난 수도꼭지인데요.
    공교롭게도 금방 영화 동주를 다운받아 보고 있었는데 하늘바람별시가 영화 전체에 계속 나레이션 되더군요.^^

  • 2.
    '17.2.9 11:29 AM (58.231.xxx.36)

    저는 리코더가 그래요 불면 코찡~ 눈물

  • 3. 저도
    '17.2.9 11:30 AM (39.7.xxx.9)

    시를 낭송하다 보면 눈물이 방울~~
    님의 침묵도 슬퍼요

  • 4. 처음이네요
    '17.2.9 11:30 AM (203.247.xxx.210)

    엄마 입장에서 읽어지네요ㅠㅠ

  • 5.
    '17.2.9 11:31 AM (218.148.xxx.151)

    전 성가요 ㅠ 미사볼때 성가의 가사를 조금이라도 집중할라치면 눈물이 나요

  • 6. 얼마전에 랩
    '17.2.9 11:31 AM (1.247.xxx.94)

    무한도전에 윤동주 특집으로 랩 만들었잖아요
    그 방송은 못보고 라디오를 듣다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그 랩이 나오는데
    기냥 눈물 주륵
    서시도 초딩 때 외워서 식구들한테 줄줄 읇어주고 그랬는데
    ... 윤동주 감옥에서 주사맞고 실험용 마루타
    자기 반성 가능한 사람은 독립운동 하다 죄다 돌아가시고
    허무해요
    정의가 있나 싶어요
    착한 사람이 잘산다는 것도 거짓말

  • 7.
    '17.2.9 11:32 AM (222.98.xxx.28)

    저희아이는 사계 겨울 2악장만 틀어주면 슬프게
    삐죽거리면서 울었어요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에 샘플링 되어있죠)
    훌쩍 큰 지금도 섬집아이 불러주면
    제입을 틀어막아요
    음악이 단조라서 그냥 그냥 슬프죠

  • 8. 저도 비밀
    '17.2.9 11:44 AM (106.248.xxx.82)

    저는 김광석씨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만 들으면 눈물이 줄줄줄~ ㅠㅠ

    처음 시작 부분부터 혼자 코끝 쌔~해지면서 눈물 흘릴 준비..
    그러다 마지막부분 가사 들으면서 혼자 거의 꺼이꺼이 웁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기구한 사연이 있는 딸도, 그런 아내도, 엄마도 아닌데.. ^^;


    다시 못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댓글 달면서도 눈도 코도 다 맵네요. ㅠㅠ

  • 9. 오늘
    '17.2.9 11:45 AM (211.178.xxx.82)

    저는 성냥팔이 소녀만 읽어주면 딸이랑 둘이 대성통곡했어요. 딸이 서너살쯤 되었을깨 같애요.
    지금도 눈물나요.

  • 10. ㅇㅇ
    '17.2.9 11:45 AM (211.237.xxx.2)

    고마워요..
    님때문에 별헤는밤 다시 한번 읽고 다시 한번 감상에 젖게 되네요..

  • 11. 저는
    '17.2.9 11:48 AM (223.62.xxx.228)

    윗님처럼 성냥팔이소녀랑 플란다스의개만 읽으면 눈물이 주룩주룩...
    파트라슈와 네로의 가슴시린 우정...

  • 12. 별헤는 밤
    '17.2.9 11:49 AM (110.10.xxx.106)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 윤동주 별헤는밤 중


    현재를 말하고 있는 어투지만, 과거를 회상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극한 고독과 자기모멸
    등을 한폭의 그림처럼 담아낸 시라고 평하고있죠.

  • 13. 저도 미사볼때 성가
    '17.2.9 11:54 AM (118.38.xxx.231) - 삭제된댓글

    아멘 아멘 아~~~멘
    ...이부분은 항상 목이 메이고 눈물이납니다

  • 14. ㅇㅇ
    '17.2.9 12:00 PM (219.248.xxx.34)

    전 현충일 노래요
    들을때마다 꺽꺽 목이 메어요 ㅜ.ㅜ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비목 그런 노래도요
    광풍 불어 제낀 이 땅에 태어나 이름모를 골짜기에 목숨 잃고 누웠을 가엾은 푸른 젊음들이 떠올라서요 ㅜ.ㅜ

  • 15. ~~
    '17.2.9 12:05 PM (182.222.xxx.195)

    감수성이 풍부하신가 봐요.
    나도 비슷한데..

  • 16. ..
    '17.2.9 12:06 PM (211.108.xxx.216)

    저는 대니보이 노래만 부르거나 들으면 울어요.
    전장에 아들을 보내놓고 마음 졸이다 세상을 뜨는 부모 이야기라는 걸 모르고
    그냥 곡조만 들었을 때도 너무너무 슬펐어요..

  • 17. 하하하네
    '17.2.9 12:13 PM (220.72.xxx.27) - 삭제된댓글

    저는 (할아버지 낡은 시계) 노래
    마지막...이제는 더 가지 않네~~가지를 않네 ㅜㅜ

  • 18. 비밀은아니구
    '17.2.9 12:30 PM (59.7.xxx.134)

    극현실주의자란 소리듣는 사람입니다. 감정이 메말라있다는 소리도 참 많이 듣는데...
    전 엄마가 섬 그늘에....이 노래 한소절에도 가슴이 저릿저릿하고 눈물이 나올것 같아요..우리 아이들 자장가 불러준다고 이 노래 부르다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그리고 애국가 들으면 또 그렇게 눈물이 나요

  • 19. 저도 비밀인데
    '17.2.9 12:33 PM (61.82.xxx.223)

    웨딩마치 --남의 결혼식에 제가 왜 눈물이 나는지 ㅠㅠ
    제딸 시집보낼땐 어쩔지 벌써 걱정입니다

  • 20. 저는
    '17.2.9 12:47 PM (122.62.xxx.202)

    김연아가 벤쿠버 프리끝나고 울때 같이 울어요, 그동안 어린아이가 겪었을 힘들었던게 느껴져서요.
    이제는 울진않고 울컥....ㅠ

  • 21.
    '17.2.9 1:17 PM (117.111.xxx.170)

    저도 눈물꼭지가고장난사람인데요
    저는 시중에선 수선화에게ᆢ가 그래요
    그리고 오늘 도깨비보면서 유인나랑저승사자씬이 그리도 눈물이줄줄 나네요

  • 22. 감성감성
    '17.2.9 1:28 PM (124.50.xxx.202)

    ㅎㅎㅎ
    혼자 원글님 글과 댓글읽고 눈물콧물 찡 합니다..^^

    근데 윗댓글중 웨딩마치 쓰신분~~
    본인 일이면 막상 안울수도 있어요 ㅎㅎㅎ

    전 남의 결혼식에 맨날천날 울어대서 별나다는 얘기 들었는데
    제 결혼식에 너무 빵긋빵긋 웃어대서 또 한소리 들었어요 ㅋㅋ

  • 23. ㅜㅜ
    '17.2.9 3:04 PM (122.129.xxx.152)

    저는 라이온킹에 무파사 죽을때 늘 울어요. 큰애가
    엄마 가짜에요
    합니다

  • 24.
    '17.2.9 4:16 PM (203.226.xxx.121)

    김소월의 '개여울'이요.

    영화 모던보이 에서 김혜수가 부른 '개여울' 들을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요.

    당신은 무슨일로 그리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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