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랄 때 장남에 비해 차별받고 자란 차남에게
장남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나요?
제가 잘 몰라서 여쭤보는 겁니다.
친정 아버지가 그랬어요.
경상도 시골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는데(사실은 셋째. 둘째는 젊어서 돌아가심)
어릴 때부터 장남, 장손과 따로 밥을 드셨다 하더라구요.
장남, 장손 밥상에 쌀밥에 고기국이 올라가면
차남 이하 다른 자식들 상은 풀때기였다고..
그렇게 차별받고 자란 분인데
마음이 여리세요. 인간극장 같은 다큐 보면 어김없이 눈물 흘리시고..
부모에 대한 마음도 극진하시구요.
친정 아버지 군대 계실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유언으로 동생들에게도 재산을 나눠주라고 했다고 해요.
근데 결국 큰아버지가 다 꿀꺽.. 아버지는 군대에 계셨고 다른 동생들은 어려서 잘 대처를 못했나봐요.
그러다 큰아들이 할머니 모시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유산으로 장손 유학 보내고 교수 만들면서
고부갈등으로 할머니를 못 모시겠다고 했어요.
할머니를 양로원에 보내겠다고 하니 마음 약한 아빠가 모시고 와서 돌아가실 때까지 약 15년간 저희 집에 계셨습니다.
지금까지 장남이 안 지내는 제사 지내시구요.
저는 그저 아버지 맘이 여려서 할머니를 모셔온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우리 아버지에게 차남 컴플렉스..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나 싶어요.
아님 장남이 손을 놓으니 어쩔 수 없이 맡으시게 된 건지..
그렇게 짐을 떠안으시면 아버지는 자기 위주로 집안이 잘 돌아갈거라 여겼던 것 같아요.
근데 결국 형제들은 그때뿐이고, 세월 지나니 아쉬운 소리 하면서 멀어지고..
그리고 저희집에서 돌아가신 할머니.
돌아가실 때쯤 되어서 장남 집에 가야 한다고 계속 그러셨어요. 남들이 알면 장남 흄 본다고..
그때 할머니 모습 보면서 참 씁쓸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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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컴플렉스가 있나요?
Rain 조회수 : 883
작성일 : 2017-01-31 15:04:33
IP : 121.165.xxx.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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