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입니다.
2주 전 글 올렸었는데,
내용인 즉슨.. 집 근처에서 스터디 구했고, 둘이 같이하다가 상대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시험이 임박해
스터디가 깨지게 될 것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푸들님 외 몇몇 분들 조언에 마음을 바로잡았었는데..
방금 전화받았는데 내일 스터디 시간을 조정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서,
아마 내일이 마지막 스터디가 될 거라고 하더라구요. 시간이 없을 것 같다구요.
스터디 깨질 꺼라 예상했던 일이었는데 막상 그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요동을 치네요. 이게 뭐라고..
저 이상한 거 맞죠..?
회사 집 도서관 이런 루트에서 유일하게 제가 하고싶은 걸 하는 시간이었는데..
이번 명절에 공부해야 할 양이 많은데 공부가 손에 잘 안잡힙니다.
아무것도 모른채로 시작한 스터디 잘하는 사람과 함께해서 단기간에 회독을 비교적 많이 늘일 수 있었습니다.
매번 복습했냐고 물어봐주고, 이건 이렇게 하는게 좋을 꺼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해주더라구요.
면접 후기까지 상세히 말해주고, 합격한 친구 얘기도 해주고 그랬네요..
아무것도 몰랐던 제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동기부여까지 되었네요..
틀린거 모르는 거 설명해주고.. 제가 직장 때문에 타지에 있어 친구가 한명도 없는데..
일주일에 한번 보는 사이지만 많은 의지를 했던 것 같습니다.
사귄 것도 아니고, 사사로이 연락을 한 것도 아니고 정말 스터디 시간조정으로만 연락하고, 스터디때 한번 보고
이게 다였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한가요.. 왜 그런걸까요..
그 사람은 잘 해서 이제 합격권이 확실한 점수인데.. 저는 이제야 바닥주변을 면하는 수준이라
잘해보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복습 했냐고 꼭꼭 챙겨줬는데 직장다니느라 복습을 게을리 했던 게
왜 이제서야 반성이 될까요.. 왜 그때 조언 듣고도 한귀로 흘리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를 제대로 안했던 걸까요
내일 마지막인데, 왠지.. 마지막 만나고 오면 조금 감정적으로 무너질 것 같습니다.
평소사회생활 활발하고, 정신 없이 바쁘면 이런 상황이 문제조차 안되겠지요.
스터디 깨지는 게 다반사이고, 정말 별거 아닌거 저도 압니다
근데.. 공부하느라 인간관계 및 각종 활동을 줄이고 현재 너무 좁은 세계에서 합격만을 바라는 지금 상황에서
시험 50여일 남기고, 이러한 허전함과 아쉬움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요..
인정하기도 쪽팔리지만 많이 보고싶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괴로운 점은.. 제가 많이 못해서 깨지는 스터디 같습니다.
제가 좀 더 잘했다면 아마 시험 바로 전까지 유지되었을 것 같아요.
시험이 임박하니, 많이 못하는 저와 스터디 하는게 시간을 많이 뺏긴다 판단했겠지요..
내일 마지막인데 스터디 그냥 안가려고 합니다. 지난주에 상대가 사정이 있어서 못했는데,
내일 보고오면 마지막이라고 스스로 의미부여 해서 계속 그리울 것 같습니다.
내일 그냥 스터디 하지말자고 해도 괜찮겠지요?
카톡으로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고 합격 기도하겠다구요. 구구절절이 아니라 그냥 담백하게 보내려구요.
셤 끝나고 밥 한끼 하자고 말하고 싶지만.. 제가 더 나이 많은 누나라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냥 그 말은 안하려구요. 천운으로 합격하면 같이 교육 받을테니 그때되서 말해도 괜찮겠지요..?
오늘 급으로 보지말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보려고 하니
허전하고 그립네요 벌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