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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몸은 편하네요...

명절 조회수 : 1,701
작성일 : 2017-01-27 13:08:26
결혼 19년차.
장손입니다.
아들 하나 외며느리인데 ㅡ시누는 둘.
작은시누 식구랑 시어머니랑 살아요.
워낙 음식 많이 하는 집이라
명절 일이주부터 시엄마 준비하고
저도 명절 전날 아침부터 전 부치고
일이 많아요.
어머님이 전에 전 준비까지 다해놓으시고
저는 어머니 하는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일하는 양이.

시엄마도 70후반인데 시누는 일 안하는편이예요.
다행인지 저는 음식하는거 , 먹는거 좋아해서
속으로 투덜댈때도 있지만 너다섯 광주리 전부치는거
재미있을때도 있어요. 물론 허리아프고 몸은 힘들죠.
그래도 시댁 음식 맛있고
요리에 관심 많은 저는 작은 팁 하나 배우는것도
재미있더군요..

그런데...
작년 남편의 외도를 알게되고
지난 추석부터 당일 아침일찍 가요.
이번 설도 어쩌나.. 하고 심란해 하는데
시엄마가 먼저 ㅡ 그냥 당일날 와라 ㅡ 하고 전화하셨더군요.

그래서 오늘 집에 있어요.
여느명절 같으면 지금 큰 후라이팬 펴고 벌써
동태, 새우, 동그랑땡, 꼬지전, 육전, 호박, 버섯전 부치고
중간중간 간도 보며 빈대떡도 부치려할텐데...
동그랑땡 좋아하는 우리딸 왔다갔다 집어먹기도
하고 빈대떡도 간보며 맛있다고 우리딸은 왔다갔다하며
폰 게임하고
전부치는 옆에서 시어머니는 나물 볶으며 나에게
간 보라고 집어다 주고
생선도 뒤집어가며... 바쁠텐데..
일 많아 짜증도 났지만 . 지금은
그래도 명절에 이리 몸이 편하니 먼가
익숙지 않은...

시누가 어쩔수없이 조금 돕기는 하겠지만 부지런하고
나이든 시엄마 엄청 바쁠거 알기에 마음은 편치않아요.
하지만 .. 몸은 편하네요.

남편이 미워요.
힘들지만 이런 일상들을 다 엎어버린,

저는 경제적으로 크게 걱정없으면
그냥저냥 명절에도 일 많이 하더라도 좋게 보내고
싶고 평소에도 그러고싶었는데
저는 결혼 내내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경제적로도 많이 편하지 않았거니와...
이제 외도로도 날 아프게 하니 ㅡ끝났다고 해도
내 아픔과 상처는 극복이 되질 않네요.

제가 살갑지도 않고 시엄마의 어떤부분은
마음에 안들기도 했지만 이건 시엄마도 마찬가지일테고...

저는 마음으로는 시엄마 잘 해드리고싶기도 했고
시댁 삼남매 30년 넘게 직장다니며, 동동거리며 자식 뒷바라지한 시엄마가 늙어서도 자식들에게 대접 받지못하는게
같은 여자로서 안쓰러울때도 있었고
어떤면에서는 친정엄마보다 시엄마랑 맞는 부분이
있기도 했는데....

그냥 티비에서 명절음식 나오는거 보니
착잡하기도 하고...
글 남겨보네요..



IP : 211.243.xxx.18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7.1.27 1:22 PM (211.237.xxx.105)

    어차피 부부중 한쪽이 외도한게 밝혀지게 되면 예전같은 사이가 되긴 틀린거고, 그래도 같이 사는건
    나름 뭔 이유가 있겠지만, 그 자체로도 고통일거라 생각해요.
    근데 그 외도사건과 별개로 결혼19년됐으면 애들도 고등학생일테고. 나이도 이제 40대 중반은 되셨을텐데..
    그냥 편하게 받아들여도 된다 생각해요. 외도 아니라도 일도 줄이고, 명절 규모도 줄일 시점이에요..
    저도 결혼 25년 차 맏며늘인데 작년 추석부터 그냥 각자 집에서 해먹자고 했어요.
    시부모님 돌아가셔서 저희집으로 동서들이 오고 시누이가왔었는데
    나도 이제 오십이 되니 귀찮아요.

  • 2. 원글님
    '17.1.27 1:47 PM (211.245.xxx.58)

    맘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언제쯤이면 잊혀질까요...
    사는 것 자체가 고통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뭔가 집중하려고... 시간을 빨리 보내려고
    일을 시작했어요.
    그 때만이라도 잊으려는 노력이겠지요.
    그런데 이것도 답은 아니더라구요.
    명절에 느끼는 원글님의 마음이 제 마음과
    어쩌면 이리도 똑같은지...

  • 3. 시간이 약일줄알았어요.
    '17.1.27 1:47 PM (218.146.xxx.75)

    23년차인데 15년이지난지금도 아픈걸보면 분명 있어서는 안될일인데

    차라리 교통사고거나 암이나 불치병이였으면 회복되구 잊혀지기라도 하건만

    그리 안되네요.

    근데 님은 마음조차도 이쁘네요.

    어떻게해야하는지 낼모레면 50인데두 답은없는듯해요.

  • 4. ㅣㅣ
    '17.1.27 2:26 PM (70.187.xxx.7)

    님도 기회되면 다른 남자 사귀세요. 귀에는 귀, 이에는 이 이게 실제적으로 심적인 고통 해결에 도움이 된다더군요.

  • 5. ..
    '17.1.27 3:12 PM (1.241.xxx.6)

    안 잊혀져요. 인간적인 배신..

  • 6. 원글.
    '17.1.27 3:28 PM (211.243.xxx.183)

    지금 만물상 강순의선생 전 보니
    먹고싶네요.

    저 사이좋은 부부 아니었고 착한부인 착하 며느리
    아니었는데도...

    맞아요.
    인간적 배신.
    게다가 저는 아픈 아이가 있어 그 충격이 더 컷던듯해요.

    곧 오십 되는 나이.
    갱년기 탓인지 그 일 이후 다 귀찮고
    무기력증이 온듯 틈만 나면 누워있네요...

  • 7. 저는
    '17.1.27 3:35 PM (121.128.xxx.130)

    신뢰하고 사는 남편인데
    생애 처음경부암 검사 하면서 단체검진이라
    저도 모르게 hpv바이러스 검사를 했는데
    고위험군, 저위험군이 나왔어요.
    남편의 성적 도덕성을 제가 어찌 알겠나요?

    그러나 본인이 절대, 진자 절대 아니라고
    억울하대요.
    그래서 음식해서 들려서(이것은 내 자식을 보고 한것이지만
    마음은 정말 하기 싫었답니다.)
    아이들과 시댁에 갔네요.

    결혼 20년차 넘는데 처음으로 명절 시댁에 안갑니다.
    남편보고 억울하면 가족들에게 내가 안 온 이유를
    말하라고 했어요.

  • 8. ...
    '17.1.28 7:09 AM (203.226.xxx.229) - 삭제된댓글

    원글님의 예쁜 마음씨가 담담히 글에서 보이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분명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행복해질 일만 있을거에요. 엄마가 강한집은 가정에 어떤 시련이 오더라도 무너지지 않아요.
    덕은 내가 쌓자고 쌓는게 아니에요. 성품이지요
    시어머니와 같이 전 부치시고 돌아다니시면서 분주하게 상차림 하는 모습 그곳에 가계신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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