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류수거함옷들 누가 가져가는지 아세요?

아시나요 조회수 : 4,464
작성일 : 2017-01-22 13:53:29
불우이웃돕기에 쓰는게 아니라 개인사업자 소유랍니다.
전에 언젠가  82에서도 이런 얘기 나온적 있었지요.  저도 그 이후론 의류수거함에 옷 안넣습니다.

http://v.media.daum.net/v/20170122102603372?d=y

의류수거함이 개인 사유물이라니..

ㅁ지금껏 불우이웃 돕기로 넣은 내 옷들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세탁기로 돌릴 옷과 세탁소에 가져갈 옷이 바구니 안에 한덩어리로 뭉쳐있어 빨래 할 때 마다 고르는 것도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며칠 전 박스 하나를 가져와 세탁소 가져갈 옷들만 담아놨더니 오늘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아이 키우는 것도 힘든데 쓰레기는 앞으로 자신이 버려주겠다던 남편이 그만 박스 안의 옷을 버려야 할 것들로 착각, 의류수거함에 넣어버린 것.

친정부모님이 사주신 남편 정장 바지인데 이렇게 잃어버릴 순 없었다. 부랴부랴 경비실에 내려가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게 아닌가.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리사무소에 가서 말해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 당연히 각 동에 설치되어 있는 의류수거함이니 경비아저씨가 열쇠를 가지고 관리하고 있겠거니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빗나가는 순간이다.

"아저씨, 그럼 어떻게 찾아야 해요? 친정부모님이 주신 선물이란 말이예요"

울상이 되어버린 내 얼굴을 보더니 매주 월요일이나 수요일에 수거하는 업체가 와서 가져가니 그 때 와서 말해보라고 한다.

"업체요? 불우이웃 돕기 단체 말씀하시는 거예요?" 

"아니요. 개인사업자요. 헌옷 수거해다 파는 사람이 다음주 월요일에 와야 이 열쇠를 열 수 있어요. 그 전에는 아무도 손 못대요."
"개인사업자가 헌옷을 여태 수거해 갔다고요?"

큰 망치로 한대 얻어 맞은 사람처럼 머리가 띵 울리던 순간이다. 지금껏 내가 넣은 옷들이 누군가의 영리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생각하니 불쾌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들었다. 헌옷을 버린다는 생각보다는 내게 필요없는 옷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쓰여진다는 생각으로 흐뭇해했던 감정마저 씁쓸함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이 몇번 입지도 못하고 작아진 옷들은 깨끗이 빨아 예쁘게 접어서 종이가방에까지 담아 의류수거함에 넣었는데 그 수고가 황당해 지기까지 했다. 누구를 위해 그리하였는가.

비록 사용한 옷이지만 받는 사람이 불쾌하지 않도록 때가 지지 않은 옷이나 구멍난 옷은 과감히 버리고 내가 입어도 괜찮을 옷인데 작아지거나 많아서 필요없을 때에만 의류수거함에 넣어왔다. 그 옷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의 웃음을 떠올리며 말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의류수거함의 옷들은 개인사업자의 손에 들어가 중고 옷으로 팔려간다니.

다행히 관리사무소에 개인 수거업자의 전화번호가 있어 근처를 지나던 업자가 잠시 들려 의류수거함의 자물쇠를 열고 잃어버렸던 바지와 와이셔츠는 찾았다.

"진짜 잘못 넣은 거 맞아요? 이렇게 잘못 넣었다고 전화하고선 뒤적뒤적 거리며 다른 것까지 가져가는 사람이 더러 있다고요. 여기 통에 넣은 후엔 다 우리 거예요."
"전 이게 다 불우이웃 돕기 차원에서 하는 기부 목적인 줄 알고 여태 좋고 예쁘고 깨끗하지만 필요없는 것들을 넣어 왔는데 완전 충격이네요"
"........."

아이들의 작아진 신발을 세탁하여 짝끼리 고무줄로 묶어 놓았다. 의류수거함에는 헌옷 뿐 아니라 신발, 가방, 담요, 커텐, 가벼운 이불 등도 수거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이제는 의류수거함에 어떠한 물품도 넣고 싶지 않다. 조금 멀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 작은 도움이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갈 수 있도록 직접 전달할 것이다. 세탁소에 가져갈 옷들은 다시 아이 돌잔치용 파티션 위에 걸어두었다. 그래야 다시 남편이 버리지 않을 것이다.

친구에게 기부할 곳을 물었더니 '아름다운 가게' '유엔난민기구' 등을 얘기해 준다. 이제는 내 옷들이 꼭 필요한 분들의 품에 안기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s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IP : 218.52.xxx.8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1.22 2:01 PM (210.217.xxx.117) - 삭제된댓글

    그거 아파트 부녀회와 업체와 계약하는 거에요.

  • 2. ..
    '17.1.22 2:03 PM (210.217.xxx.117) - 삭제된댓글

    그거 아파트 부녀회와 업체와 계약하는 거에요.
    업체들의 경우 부자아파트와 계약하면 돈 번다 하더라구요.
    주민들이 기부재단에 기부하면 좋죠.
    그런데, 기부하는 것에도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라..

  • 3. ,,,
    '17.1.22 2:03 PM (220.78.xxx.36)

    저희는 원룸촌인데 공원안에 두개나 있어요
    도대체 원룸촌은 누구랑 계약해서 커미션 받아 먹는건지 궁금하더라고요 저도 많이 넣었거든요 옷정리 할때마다

  • 4. 음음음
    '17.1.22 2:26 PM (59.15.xxx.123)

    아는 언니가 아파트에 수거함에 딸아이 옷을 넣었는데요.그이후에 동네 구제가게에서 딸아이 옷을 만원에 팔더래요.

  • 5. ^^
    '17.1.22 2:28 PM (39.112.xxx.205)

    외교부 옷캔도 있어요

  • 6. ㅇㅇ
    '17.1.22 2:35 PM (58.230.xxx.149)

    그래서 그냥 모았다가 고물상에 팔아요..

  • 7. ㄱㄱ
    '17.1.22 2:37 PM (211.105.xxx.48)

    대충 짐작하고 있었는데요?
    동네에 따라 헌옷 사업가거나 독거노인이거나 등등 다양하죠
    내 헌옷이 재활용되는거로 자원적 측면에서 좋게 봐요 뭘그리

  • 8. ㅇㅇ
    '17.1.22 2:46 PM (219.240.xxx.37)

    아! 아름다운 가게랑 옷캔 적어놓을게요.

  • 9. ㅡㅡ
    '17.1.22 3:24 PM (112.150.xxx.194) - 삭제된댓글

    얼마전에 추위에 수거함에서 옷꺼냈다가.
    절도죄로 잡혔던데.
    이런거 좀 선처를 해주지.
    짜증나서 수거함 안넣어요.

  • 10. mineral
    '17.1.22 3:41 PM (58.120.xxx.116)

    저희집에도 유행만 좀 지나거나 사이즈 작아진 멀쩡한옷 많은데. 알고나서는 수거함에 넣고싶지 않더라구요.
    차라리 노숙인이나 힘든분들께 드리고싶은데.
    아름다운가게 말고는 다른데 없나요?

  • 11. 얄밉다
    '17.1.22 4:12 PM (1.225.xxx.50)

    앞으론 차라리 그냥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려야겠어요.

  • 12. 헌옷
    '17.1.22 4:13 PM (112.171.xxx.208)

    옛날에 알던분이 헌옷사업한다고 회사 그만두시고 이 일을 하시더라고요. 친척이 하는데 돈 무지 많이 번다고...

  • 13. 첫댓글
    '17.1.22 4:37 PM (211.213.xxx.78)

    아파트 부녀회에서 수익사업 관여하면 불법이에요(부녀회가 재활용 수익금 이용하면 관할구청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예전에 그러다가 법이 바뀌어서 아파트 부녀회에서 관여하는게 아니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계약해서
    수익금 아파트마다 다르지만 관리비에서 깍아주거나 그러고있어요

    옷캔 추천드립니다 ~
    www.otcan.org
    약간 번거롭지만 그래도 좋은일에 쓰일수있어요

  • 14. ........
    '17.1.22 5:54 PM (182.224.xxx.209) - 삭제된댓글

    저거 서로 수거해 가겠다고 쌈질하고 그러잖아요.
    알고 나선 저도 안입는 옷은 아름다운 거게에 다 기증해요.

  • 15. 이제 길거리에
    '17.1.22 8:12 PM (110.11.xxx.6) - 삭제된댓글

    통행에 방해되게 설치한 의류수거함은 경찰에 신고해도 되는건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4149 이사하려는데 좋은 동네 추천해주세요 3 딸기 2017/01/23 1,378
644148 눈이 뻑뻑하다 못해 시려서 눈을 뜰수가없네요. 13 시린눈 2017/01/23 2,564
644147 가족이 죽어도, 슬퍼할 틈도 없이 할일이 너무 많네요 7 ㅇㅇ 2017/01/23 2,548
644146 직장 상사에게 오만원 이하 선물이면 4 김영란법에 2017/01/23 1,126
644145 유기농 쌀눈 파는 사이트 좀 가르쳐 주셔요 .. 2017/01/23 1,542
644144 부모님이 현금을 나눠줄때, 세금이 있는지요? 좀 도와주세요 12 .. 2017/01/23 4,703
644143 제육김치찌개 압력솥으로 몇분이면 될까요 4 새내기 2017/01/23 1,016
644142 솔직히 대학 쓸만한 전공아니면 굳이 안보내도 됩니다 6 ... 2017/01/23 2,051
644141 치킨스톡으로 쌀국수 국물 만들 수 있나요? 1 2017/01/23 2,492
644140 명절 갈비(구이용) 어디서 사야할까요? 후라이 2017/01/23 305
644139 명절 차례를 없애려고 합니다. 26 결심한여자 2017/01/23 6,331
644138 소아과나 산부인과에서 엄마~ 엄마~ 하는거.. 14 행복한새댁 2017/01/23 3,173
644137 연합뉴스에 안희정님 나와요 3 모모 2017/01/23 481
644136 막국수 무슨맛으로 먹어요? 6 // 2017/01/23 1,525
644135 혹시 저학년 동화위주 출판사 일하시는분있으신가요? 6 .... 2017/01/23 742
644134 병원 개원경험 있으신 분들....자리 어떻게 정하셨나요 ? 11 ... 2017/01/23 2,517
644133 이재명 대선출마 선언 정말 감동적인 드라마 입니다. 43 이재명 대선.. 2017/01/23 2,160
644132 그냥 헛헛하네요. 마음이 2017/01/23 536
644131 나만의 김치찌개 비법.. 18 ㅡㅡ 2017/01/23 7,937
644130 병원이나 약국 시간외 할증이요 1 ... 2017/01/23 877
644129 제사지날때 육탕소탕 어탕 하는건가요? 6 파아 2017/01/23 1,557
644128 이어령교수님, '신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 속에 존재한다.'라는 .. 5 아침에 2017/01/23 1,443
644127 세입자 끼고 집 살 사람들 2 보통 2017/01/23 2,249
644126 파니니그릴 질문이에요. 6 안녕 2017/01/23 1,544
644125 탄핵되게 되면 2017 대통령 임기는 어떻게 되나요 9 루미에르 2017/01/23 1,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