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2017년 1월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32
작성일 : 2017-01-20 05:15:07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요즘 고요하고 섬세하게 외롭다

나는 한때
어떤 적의가 나를 키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더 크기 위해 부지런히
싸울 상대를 만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 그때는 애인조차 원수 삼았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솔직히 말해서 먹고 살만해지니까
원수 삼던 세상의 졸렬한 인간들이 우스워지고
더러 측은해지기도 하면서
나는 화해했다
너그러이 용서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아직은 더 크고 싶었으므로
대신 술이라도 원수 삼기로 했었다
요컨대 애들은 싸워야 큰다니까

내가 이를 갈면서
원수의 술을 마시고 씹고 토해내는 동안
세상은 깨어 있거나 잠들어 있었고
책들은 늘어나거나 불태워졌으며
머리는 텅 비고 시는 시시해지고
어느 볼장 다 본,
고요하고 섬세한 새벽
나는 결국 술과도 화해해야 했다
이제는 더 크고 싶지 않은 나를
나는 똑똑히 보았다
나는 득도한 것일까
화해, 나는 용서의 다른 표현이라고 강변하지만
비겁한 타협이라고 굴복이라고
개량주의라고 몰아 붙여도 할 수 없다
확실히 나는 극우도 극좌도 아닌 것이다

적이 없는 생애는 쓸쓸히 시들어간다
고요하고 섬세하게 외롭다


                 - 강연호, ≪술과의 화해≫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7년 1월 20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7/01/19/GRIM.jpg

2017년 1월 2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7/01/19/JANG.jpg

2017년 1월 2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79534.html

2017년 1월 20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04c1ea23f7dc426b8556b0f7369b25ff





아무 때나 반반이 최선의 선택인 것은 아니죠.



          



―――――――――――――――――――――――――――――――――――――――――――――――――――――――――――――――――――――――――――――――――――――

다른 건 다 가르쳐놓고, 왜 쉬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느냐?

       - 김정운, ˝노는 만큼 성공한다˝ 中 - (from. 페이스북 ˝하루에 한줄˝)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idnight99
    '17.1.20 5:38 AM (90.202.xxx.145)

    아주 좋은 글입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지금의 시국은 극좌와 극우의 문제가 아닌, 선과 악의 대결이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3055 여자 혼자 낮에 잘 수 있는곳 4 직장맘 2017/01/20 5,194
643054 관자놀이가 아픈데요 관자 2017/01/20 555
643053 비 결혼식 표정 참 편안해보이고 좋네요 16 제목없음 2017/01/20 5,947
643052 냉장고를 부탁해) 떡볶이 양념장 어디서 파나요? 1 양념 2017/01/20 990
643051 힘내라!특검]신차 뽑을때 영업사원이 해줄 수 있는 옵션 3 자동차 2017/01/20 808
643050 문재인.부산서점.생중계.사람들 미어터져 60 ㄷㄷㄷ 2017/01/20 2,711
643049 버킷백 유행 지났나요? dp 2017/01/20 5,960
643048 "생활환경 고려" 박근혜 잘대구속 안된다!! .. 2 이재용 2017/01/20 1,141
643047 판사판결은 지멋대로하나요??? ㄱㄴ 2017/01/20 363
643046 오늘 강릉 오지 마세요 10 폭설 2017/01/20 6,869
643045 시민들이 법원에 항의전화한 후기래요 36 정의롭게 2017/01/20 14,398
643044 다이어트중...빵 한개만 먹었음.......... 11 .... 2017/01/20 2,360
643043 숨겼던 이재용 기각사유 -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 3 조의연 처단.. 2017/01/20 1,884
643042 이재명,광주집단학살 발포책임자는 사형시켜야한다 5 moony2.. 2017/01/20 688
643041 조판사뿐 아니라 성판사도 4 ... 2017/01/20 1,157
643040 낭월스님이라고 아세요? 4 ㅁㅁ 2017/01/20 2,615
643039 오늘아침 KBS뉴스 3 심하다 2017/01/20 876
643038 노회찬 벙커1 특강 #1-이재용이 풀려난 이유는 12년 전, [.. 1 좋은날오길 2017/01/20 1,366
643037 부추 사놓았는데요 상하면.. 3 2017/01/20 4,026
643036 잠실 지하상가 어떤가요? 2 ㅇㅎ 2017/01/20 997
643035 남편이 공무원 공부한다는데... 8 에휴 2017/01/20 3,078
643034 노래듣고 악보없이 연주하는것 쉬운가요? 9 .... 2017/01/20 1,157
643033 김태희 아쉬운 미니드레스 57 이궁 2017/01/20 15,718
643032 강남 가야 하는데 오늘 서울 길 어때요? 2 비옴집중 2017/01/20 863
643031 김빙삼옹 트윗, "(조 판사) 여보, 이제 고생.. 5 여보 2017/01/20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