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 후 행복하세요?

조회수 : 5,301
작성일 : 2017-01-15 01:47:35
제 대답은
네...
입니다

근데
불행할 때도 많아서
반대로 행복할 때 그게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결혼 전에는
내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거든요
감사할 줄을 몰랐던 거죠
철도 없었고

지금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감사하구나 해요

남편이랑 아이랑 셋이 산책나가서
까르르 웃으면
이게 행복이구나 하구요

그래서 지금은 행복을 느낄 때가 더 많은데

사실은 이게
불행인지 행복인지 모르겠어요

내가 행복한 지옥에 와 있구나 싶기도 하고요

남편이 아파서 직장을 잃었고
지금도 아프고요
저는 일을 하기 시작했고...

내려놓고 내려놓고 또 내려놓으니
행복이 왔는데

그 사소한 행복이 올 때마다
갈퀴처럼 그걸 부여잡고
자기위안일까요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결혼하고 4년은 너무 행복해서
정말 평생 그렇게 살 줄 알았어요

남편이 아파서 한참 힘들 적에
모든 게 원망스러웠는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남편 만나기 전에는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그때 깨달았어요
고작 4년 행복했던 것 가지고
그게 정말 내 것인 줄 알았구나...

그때는 남편도 정말 미웠거든요

그렇게 내려놓고 나니
그제야 남편의 고통과 괴로움과 슬픔이 보였어요...

그리고 그러고 나서...
남편의 병이 나아지기 시작했죠

지금은 일상생활은 가능해졌어요

그 후에는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고

남편이 돈을 벌기 바랐는데

그냥 또 내려놓았는데

그러니까 남편이 용돈벌이는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내 주위에 행복이 가득하구나 하지요

근데 가끔 이런 밤이면 생각해요
이건 행복일까 불행일까
아마 나는 행복한 지옥에 와 있는가보다

남편은 여전히 다정하고 제게 아이에게도 참 잘하는 사람이고

이 모든 것을 알고
남편을 만나던 때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나는 다시 이 사람을 선택할 거야
생각하는 순간들도 있지만...

그냥 이게 제 삶의 무게인가 봐요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하고
또 불행하고

이게 인생인가 보다 싶네요...



IP : 14.39.xxx.104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장난하나요?
    '17.1.15 1:51 AM (39.7.xxx.25)

    근데
    불행할 때도 많아서
    반대로 행복할 때 그게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ㅡㅡㅡㅡㅡㅡㅡㅡ이글이 대체 뭔뜻인가요?

    남이보기엔 행복해보이지않는데
    님이 마인드콘트롤..하며 계속 마법주문 하는거네요
    희망고문같은거 ..
    난 행복해 ..난 행복하다 뭐 이런거? 스스로 위로하는?
    그런거네요

  • 2.
    '17.1.15 1:52 AM (121.182.xxx.56)

    님은 참 성숙하고 훌륭하신분이세요
    요즘 제가 이러저러한일로 흔들리는중이었는데
    참 많이 부끄럽습니다
    님의 가정이 행복하시길 빌어요_( )_

  • 3. 힘내세요
    '17.1.15 1:52 AM (221.127.xxx.128)

    행복은 내 마음에...그 말이 결코 틀린게 아니죠''

    내가 어찌 생각하느냐에따라 작은 것도 행복,큰것도 불행...

    다 느끼는게 다르니까요

    서로 아끼며 행복하게 사세요 의지할수있고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행복 같네요

    꼭 이쁘게 행복하게사세요 님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분 같네요

  • 4. 이해해요
    '17.1.15 1:56 AM (180.224.xxx.113)

    원글님 지금 충분히 행복하신거에요
    글에서 묻어나는 담담함 따스함
    좋은 아내 좋은 엄마
    항상 건강하신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켜주세요

  • 5. . .
    '17.1.15 1:58 AM (112.149.xxx.41)

    인생이 그런거 같아요.
    기쁠때도있고 슬플때도 있고 고통스러울때도 있구요.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것 같아요.
    현재를 즐기면 되는거죠.
    결혼생활 27년차인데 나이 들수록 더 아끼고
    생각해주는게 부부같아요.
    때론 남처럼 낯설어 보일때도 있지만요.

  • 6. 행복
    '17.1.15 2:00 AM (211.36.xxx.6)

    은산넘어산인것같아요 하나얻었나싶으면 또열심히달려야하고 쉬었다가면 영락없이 후회와자책과그로인한슬픔이와서요 쉬질못하겠네요 언제쯤 편안히쉬멍쉬멍 살수있을까요제생각엔 돈이풍족하면그리될것같은디ㅎ

  • 7. .,
    '17.1.15 2:05 AM (211.58.xxx.167)

    그런데도 전 지금이 제일 불행한것같네요

  • 8.
    '17.1.15 2:27 AM (58.230.xxx.188) - 삭제된댓글

    이 정도면 행복한 편이지 않나 싶어요.
    기대치가 낮아서 일지도 모르지만요.

  • 9. ..
    '17.1.15 2:36 AM (223.62.xxx.66)

    솔직하게 삶을 적어주셨네요
    제가 보기엔 행복에 더 가까운 삶 같아요
    저는 싱글인데 어느 땐 행복하고 어느 땐 행복이 아닌 걸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글을 보면서 님이 살아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삶다운 삶을 하루하루 잘 살아가보자구요

  • 10. ㅇㅇ
    '17.1.15 2:42 AM (125.180.xxx.185)

    정말 행복은 자기 마음 속에 있는거 같아요.
    뭘 대단한걸 하거나 먹거나 하지 않아도 저 침대 가운데 남편 아들 양쪽에서 달라붙어 누워있을때 참 행복하다 느껴요.

  • 11. 음..
    '17.1.15 3:01 AM (14.33.xxx.124) - 삭제된댓글

    남이 보기엔 행복하지 않은데 마인드 콘트롤? 이라고요? ... 글세요..,
    행복에 어떤 기준이 있을까요?
    자기가 행복하면 행복한거지 남이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다 다른 거 아닌지..

  • 12. 감사해요.
    '17.1.15 3:17 AM (174.110.xxx.38)

    네. 아이들 쑥쑥 크고, 애들 키우면서 두 부부가 열심히 사니 너무 행복해요. 애들 보면은 미소가 저절로 나와요. 내 속에서 저런 애들이 나왔다는 자체가 축복인듯합니다.

  • 13. ㅡㅡㅡㅡ
    '17.1.15 3:30 AM (39.7.xxx.67)

    전 불안이 높은편이라 아슬아슬했는데..완벽하다 싶을만큼 제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을 만나 결혼했어요. 불안도가 많이 줄더군요.그런데 이 놈의 불안은 이유를 만들어서 불안하게 만드는건지 이 사람이 일찍 죽으면 어쩌나로 또 불안해요. 지금의 행복이 다 무너질것 같아 불안하네요. 이쯤 되면 아주 병적인듯...하지만 어쨌든 제 성격에 이 남자 만나 결혼안했으면 불안해서 미쳐버렸을것 같아요.

  • 14. 행복하다지금
    '17.1.15 3:41 AM (99.246.xxx.140)

    저도 남편이 아파요. 결혼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와서 힘들다 생각 한적도 있었고
    이 상황에서도 이기적인 시댁에 불만도 많지만
    남편은 좋은 사람이고 전반적으로 그래서 행복해요

    오늘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네요
    코끼리 떼 백여마리는 숲 하나만 있으면 만족하고 사는데 반의 반도 안되는 크기의 인간은 혼자 그 숲을
    다 차지해도 만족을 모른다....구요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감사에 있다고 깨달아 가며 사네요.
    님 남편분도 율 남편도 인생에서 이걸 가르쳐준 고마운 사람들이죠

  • 15. ...
    '17.1.15 6:52 AM (125.130.xxx.176)

    첫 댓글님은 좀 초등생스러우시네요.
    사람들마다 인생경험을 어떻게 소화하고 바라보고 하는지에 따라서 그 뒤의 삶이 달라지지요.
    묵묵히 걸어 갈 뿐입니다. 길가다가 꽃도 보고 새똥도 맞고 얼어죽을 뻔 하다가도 다시 봄바람 불고 .. 그런거 아닐까요.

  • 16. 첫댓글참
    '17.1.15 7:21 AM (59.8.xxx.253)

    정말 좋은 글이다 담담하게 관조하는 울림있는 글이다하고 내려왔는데 첫댓글때문에 확 깨네요. 저 유치하고 무식한 티나는 반응은 참...
    원굴님에게는 그래도 한팀이 되어 소로 마주 웃을수 있는 가족이 생겼으니 행복 불행 무게 재는데 너무 몰두하지 마시고 그냥 나와 내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것들을 하나씩 성취하며 가시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 17. 나야나
    '17.1.15 8:15 AM (125.177.xxx.174)

    저랑 같은 삶을 사시네요~아픈 사람이 남편이 아니라 저예요ㅠㅠ 정말 이렇게 내려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려놨어요 그래서 감사함을 알았어요 우리 힘내요~~첫 댓글ㅠㅠ

  • 18. 아아아아
    '17.1.15 9:50 AM (182.231.xxx.170) - 삭제된댓글

    첫댓글....생각 좀 하고 사세요.

  • 19. .....
    '17.1.15 9:51 AM (182.231.xxx.170) - 삭제된댓글

    첫댓글..무식하니 당당하네요.

  • 20. 솔직하고 공감되는
    '17.1.15 10:00 AM (183.100.xxx.179)

    와닿는 글이예요.. 첫댓글 좀 수준미달이네요;;;

  • 21. ㅋㅋ
    '17.1.15 10:12 AM (210.217.xxx.190) - 삭제된댓글

    첫댓글 저만 기분 나쁜거 아니네요
    아픈남편님이 빨리 건강회복하시길 바랍니다
    늘 그맘 변치 마시고 쭉 행복하세요 화이팅!!

  • 22. 응원합니다
    '17.1.15 10:57 AM (175.127.xxx.62)

    저도 참 좋은 남편과 살고있는데 결혼 전보다 제가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늘었지만 행복해요.
    힘들때 많지만 정말 행복하고 이제야 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낍니다.
    담담하게 울림이 있는 글이에요, 읽고나니 저도 한번 제 인생을 돌아오게 되네요..

    첫댓글은 안쓰럽네요. 저렇게 얄팍한 마음이라니

  • 23. 뭐야
    '17.1.15 11:01 AM (211.215.xxx.5)

    첫댓글 독해력이 초등수준입니까

    불행할 때도 많아서
    반대로 행복할 때 그게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ㅡ힘들 때가 많으니 잔잔한 행복이 더 크게 다가온다는 뜻이잖아요. 이게 이해 안 되나요..어둠이 있으니 빛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원글님 글에서 고된 삶을 잘 겪어내고 지내오신
    내공이 보이는데 저런 댓글을..
    위로드립니다..

  • 24. 사실
    '17.1.15 11:05 AM (211.215.xxx.5)

    오래살면
    돈이 많으면
    건강하고 예쁘면 등등
    즉 저기까지 가면 행복할까 보통 생각하는데
    우리가 존재하는 이 과정의 삶 자체가 행복인 거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다 내 소중한 삶..

  • 25. 진짜
    '17.1.15 11:52 AM (221.151.xxx.67)

    정말 좋은 글이다 담담하게 관조하는 울림있는 글이다하고 내려왔는데 첫댓글때문에 확 깨네요.22222222222

    보석목걸이 같은 원글이 돼지같은 첫댓글 목에 걸렸네요.

  • 26. vovo
    '17.1.15 3:15 PM (222.235.xxx.78)

    철없고 치기어렸던 시절에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라는 책을 읽으며 나도 열정적으로 내 생의 한가운데를 살겠노라고...근데 생의 한가운데를 산다는건 어떻게 사는걸까 일기장에 끄적거렸던 생각이나네요

    20년도 훌쩍 넘은 지금은 그냥 내앞에 주어진 길을,생을 의심없이 오롯이 살아내는거 아닐까 싶어요 또 20년 흐른뒤에는 다른 결론을 내려나요

    저는 불안이 높은 사람인데 아이가 갑자기 아파요
    후유증이 앞으로 어떻게 올지 몰라서 사실 매일 매일 가슴조리며 살고있답니다
    아이가 아프고보니 그동안 쓸데없는 불안으로 허비한 시간과 기회들이 얼마나 아깝던지요 그리고 아이가 아프기전으로 돌아갈수만 있다면...아무일없이 행불행을 생각조차하지 않았던 그시간들이 사실은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이었는지...

    ^^ 늙느라 그런가 말이 길어지네요^^;;;
    원글님께서 좋은 글 써주셔서 댓글의 좋은글들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0646 누워서 스마트폰 할때마다 천장의 등불빛 때문에 눈이 시린데, 어.. 2 .. 2017/01/15 1,256
640645 모유수유후 왜 가슴이 줄어들까요 28 모유수유 2017/01/15 6,696
640644 동네 소아과가서 진료의뢰서 부탁해도 되나요? 5 2017/01/15 1,615
640643 전기레인지 교체 4 가스쿡탑 2017/01/15 1,779
640642 중국산 낙지로 연포탕을 끓여도 될까요?ㅜㅜ 3 난감 2017/01/15 1,791
640641 현재 부동산 가게 하시는 분 9 겨울 2017/01/15 3,046
640640 속보 ㅡ 국민의당 당대표 64 ........ 2017/01/15 6,063
640639 중국어하시거나 계신분들께 부탁 좀 드릴게요. 6 중국맛집 2017/01/15 898
640638 보그 오스트레일리아 편집장이라는데, 몇살로 보이나요. 27 ... 2017/01/15 3,956
640637 부추전을 굽는데 왜 별루져? 11 사랑스러움 2017/01/15 3,705
640636 팔자좋은 아줌마들 넘치더군요 50 2017/01/15 31,052
640635 복직 후에 입주 시터 vs. 친정엄마 21 ㅇㅇ 2017/01/15 3,349
640634 남편이 갑자기 어깨가 아프다고 해요.어깨전문병원 소개해주세요. 18 소개부탁 2017/01/15 2,932
640633 너무 시끄러운 아이..자연스러운 건가요? 3 조용한 나라.. 2017/01/15 1,274
640632 영조가 어느날 어머니에게 궁에서 가장힘든일이 34 999 2017/01/15 23,100
640631 사채 정말 무섭네요 3 ... 2017/01/15 3,832
640630 이래서 여자도 전업주부보다 사회생활해야 하나봐요. 99 추워요마음이.. 2017/01/15 26,565
640629 경찰이 감춘 촛불 난동 9 답답 2017/01/15 1,605
640628 김ㄱㅊ도 더 이상 죄를 짓고 싶지 않았을지도ᆢ 희망 2017/01/15 729
640627 반기문.김정일각하께 가장숭고한 경의를 보낸다 2 종북이네 2017/01/15 849
640626 다이슨 V8 쓰시는 분 어떤가요? 9 ... 2017/01/15 3,453
640625 서래마을 디저트까페 궁금해요. 1 케익 2017/01/15 714
640624 40대초반 남성 패딩 추천해주세요 따뜻 2017/01/15 390
640623 치아교정도 부작용 있음 성장호르몬 주사는 어떨까 싶어요 2 무서워 2017/01/15 2,810
640622 밍크리폼) 20년된 엄마 밍크를 물려받았는데요 16 친정엄마가 .. 2017/01/15 6,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