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과 귀족좌파의 탄생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어느 행사에서인가 했다는 인사말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누가 다음번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이 조선일보 방우영씨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앞으로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 밤의 대통령 노릇을 할지도 모르는 인물이기에 신년사 비슷한 투의 그의 인사말을 한번 자세히 읽어봤다.
한마디로 역겹더라. 말하는 내용만 들어보면 홍석현은 마치 밀봉열차를 타고서 스위스에서 러시아로 급거 귀국한 1917년 2월의 블라디미르 레닌을 방불하게 했다.
그러나 레닌은 록펠러나 JP 모건 같은 굴지의 악덕 자본가들을 매형으로 두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는 회사도, 회사를 물려줄 자식도 없었다. 홍석현과는 달리 레닌은 자신의 모든 것을 오롯이 혁명의 제단에 바쳤다.
요새 중앙일보가 기세 등등이다. 그런데 나는 사실 중앙일보의 논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눈길이 가는 곳은 중앙일보에 글을 올리는 외부 필자들의 글 밑에 달리는 경력과 이력 소개란이다.
실로 으리으리하다. 문제는 중앙일보에 글을 보내는 자들은 그 으리으리한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 뉴욕과 LA는 가봤어도, 구파발과 상봉동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을 전형적인 금수저 귀족들로 보인다는 점이다.
나는 중앙일보는 박근혜 탄핵 분위기에 편승해 얼굴에 아무리 빨간 분칠을 진하게 해도 나라의 중앙이 될 수도 없거니와, 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중앙일보는 본질적으로 [아버지 판사 하시고, 어머니 성악 하시는] 0.1 퍼센트의 부유한 특권층만을 위한 당 중앙일 뿐이다.
말 나온 김에 보태자면 턱 뾰족하게 생긴 놈들 절대 믿지 마라. 남 뒤통수 치기에, 은혜를 원수로 갚기에 딱 알맞은 섬나라 원숭이 관상이다. 턱 뾰족한 사내들이 요즘 정치권에서도, 언론계에서도 잘 나가는 까닭에 떡고물이라도 주워 먹으려고 그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한심하고 비루한 필부들이 하도 많이 보이는지라 오랜만에 작심하고 해주는 애정 어린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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