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후 매장문화가 시대에 뒤쳐진 방식이라는 의견들이 많아서 여쭤봐요.
몇년전 아버지가 갑자기 편찮으셔서... 임종 이삼일 전부터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인 제가 직접 장례 절차를 밟느라 분주했어요.
부랴부랴 서울 근교 납골당을 알아보는데, 분당에 제법 규모도 있고 연예인들도 많이 이용한다는 추모공원 2곳 나오더군요. 상담을 하니 1분 유골 모시는데 700만~3000만원까지 얘기하네요(부부 함께 모시는 납골당은 가격이 1.6배 정도였어요)
납골당이.. 공원 같은데 큰 벽을 세워서 아파트 마냥 층층이 유리상자에 모시는 방식이에요. 방수 방해 방염 처리 다 돼 있어 안전하고, 무엇보다 서울 근교라는 점이 좋긴 하지만... 행정지도 상으로는 분당이 아니라 경기도 광주(오포)라는 곳이더군요. 대중교통이 생각처럼 용이한 곳은 아니었어요.
흔히 말하는 산소처럼 땅 바닥에 구멍을 파고 거기에 유골함을 묻고 비석을 세우는 방식은 2~3000만원이었어요. 아무래도 장소를 더 차지하니까 그러겠죠. 관리비는 연간 5~15만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상담한 날부터 계속 권유 전화가 왔어요. 가격을 좀 싸게 절충해 준다고도 하고...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이거 아파트 분양 마케팅과 비슷한거 아냐?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나중에 저희는 필요없게 됐다고 하니까(선산에 모셨어요) 자기네가 제일 좋은 곳인데 그럼 어디에 모셨냐고 물어보기까지 하더라고요.
비용이 부담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여유가 있는 집은 아니어서 생각보다 납골당이 싸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무엇보다 아버지 생전에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에 아버지 유골을 가져다 놓는게 그 때는 너무 마음이 쓰여서 선산으로 정했었네요.
납골당도 과도기 또는 현재로서는 절충된 형태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어요. 산소(매장)마저 이리 의미 없다 하는 현실에서 납골당인들, 장례 지내고 몇번은 찾아가겠지만 그 또한 한세대가 지나면 어떻게든 처리(?)해야겠죠. 산이나 바다에 날리는 건 안되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새는 화장터에서 화장한 후, 바로 그 옆에서 작은 마당에(허가받은 곳) 날리는 방식도 있다고 듣긴 했어요.
또 하나, 유골을 집에 모시는게 과연 나쁠까요? 전 선산에 아버지를 두고 오면서도, 여기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니 다행이다 생각했던 거 같아요(그 때 심정이요 ㅜㅜ) 근데 납골당이냐 선산이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머니가 막 화를 내셔서(엄마는 납골당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셨고, 가진 돈은 없었고, 시댁하고는 사이가 안좋으신 ㅜㅜ) 그냥 아버지 시신 화장해서 집에 모셔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물론 상식적으론 좀 괴기하죠?) 나중에 찾아보니 일본은 이런 식으로 돌아가신 분 유골을 구슬이나 공처럼 만들어 집에 유리상자에 보관하는 그런 방식도 있다 하네요.
지금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게 실감은 안나요. 그냥 주말이라 좋아하는 낚시 가셨고, 내일 새벽이면 돌아오실 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