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 맛에 육아하나봐요

조회수 : 2,532
작성일 : 2017-01-06 09:48:11
이제 겨우 4개월된 아기 키워요.

제가 아기 낳고 우울증이 심했어요. 불면증까지 겹쳐서 백일 전까지 진짜 우울하게 살았어요. 정신과도 갔는데 차마 수면제는 못 먹겠더라구요. 잠이 너무 절실 했으니까 약 먹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모유수유는 어찌저찌 끊어보겠는데 새벽에 종종 깨는 신생아라 어차피 수면제 먹고도 여러번 깨야 할테고, 그때마다 비몽사몽에 아기 보다가 아기 잘못될 것 같아서 무서웠어요.
신랑이 멀리서 출퇴근 해서 종종 회사 기숙사에서 자고 와서 도와줄 수 없었거든요.

그렇게 아기 이쁜지 모르고 아기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는 일만 겨우 겨우 하면서 우울하게 아기 키우다가 백일 전에 아기가 고열이 나서 입원했어요. 그러고 나니 우울하고 어쩌고 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더라구요. 이상하게 그쯤을 기점으로 불면증도 조금씩 좋아졌어요.

지금도 예전처럼 잠을 잘 자지는 못 해요. 그래도 어느정도 자긴 자거든요.
근데 신기한 건 잠이 안 오는 날도 별로 우울하지 않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면 그 쪼그만 몸으로 잘 잤다고 기지개 쭉 펴고 나보고 활짝 웃는 아기가 있거든요ㅎㅎ

어제 밤에 열시쯤 잠자리에 누워서 약간 설치다 잠이 들었는데 다섯시에 깨서 잠이 안 와 뒤척거리는데 머리가 띵 하더라구요.
오늘따라 아기도 덩달아 일찍 일어났는데 어스름한 와중에 아기가 고개를 두리번 거리다가 저랑 눈이 마주치니까 진짜 세상 다 얻은 표정으로 입을 쫘악 벌리고 웃으면서 팔다리를 막 바둥바둥 거리더라구요ㅎㅎ

누가 나를 볼 때마다 이토록 환하게 웃어줄까....남편도 안 그러는데ㅋㅋ
아기는 하루종일 저만 쳐다봐요...제가 왔다갔다 하면 고개를 꺾고 몸을 뒤틀고 눈을 굴리며 저만 쳐다봐요.

4개월도 이렇게 이쁜데 앞으로 얼마나 더 이쁠지....옛날에 코스비가족이라는 드라마에서 자식은 3년 이쁘자고 죽도록 고생시킨다 이런 대사가 있었는데 정말 그렇겠죠?ㅎㅎ

아기로 인해 우울증과 불면증을 얻었고 또 아기로 인해 치유가 되네요^^
IP : 180.224.xxx.4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1.6 9:51 AM (211.227.xxx.58) - 삭제된댓글

    그맘때 평생효도 다한다는 말도 있지요.ㅎㅎ
    앞으로 더 이쁠거에요.^^

  • 2. qas
    '17.1.6 10:05 AM (175.200.xxx.59)

    네. 키우면 키울수록 더 예뻐져요.
    3년 이쁜 것도 아니고 3년 지나도 계속 예뻐요. 힘내세요!

  • 3. ......
    '17.1.6 10:10 AM (220.92.xxx.229) - 삭제된댓글

    처음인 육아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혼자서 힘든 시기 잘 견뎌낸 원글님~~ 참 이쁩니다.
    지금 잘하고 있는거예요
    아가 덕분에 더 행복한 날들이 많을거예요.
    옹알이 기고 걷고 어느날은 말동무도 되구요^*^
    이젠 타지에서 자기 할일들 잘하고 있는 청년이 된 울들들
    아~주 가끔 "김여사~~" "@#여사님~~" 이런 톡 한마디에도 행복 해지는 나이가 되었지만
    자식은 늘 감사하고 고마운 존재인듯 해요

  • 4. ......
    '17.1.6 10:12 AM (220.92.xxx.229) - 삭제된댓글

    처음인 육아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혼자서 힘든 시기 잘 견뎌낸 원글님~~ 참 이쁩니다.
    지금 잘하고 있는거예요
    아가 덕분에 더 행복한 날들이 많을거예요.
    옹알이 기고 걷고 어느날은 말동무도 되구요^*^
    이젠 타지에서 자기 할일들 잘하고 있는 청년이 된 아들들
    아~~주 가끔씩
    "김여사~~~"
    "@#여사님~~" 이러면서 장난스런 톡 한마디에도 행복에 겨워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자식은 늘 감사하고 고마운 존재인듯 해요

  • 5. 화이팅!
    '17.1.6 10:28 AM (110.70.xxx.54)

    아기 어릴때 깊이 잠들까봐 감기약도 안먹었었어요. 소아과 의사 블로그에서 주의해야한다고 읽은 후로는요. 님처럼 저도 무섭더라구요~
    우울감이 나아졌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저도 아기가 아픈 곳이 있어서 수술하고 병원 많이 다녔어요. 그래서인가 그냥 내곁에 있어주는것 자체가 너무 다행이고 고맙고 눈물겹더라구요
    무척 예민한 아이라 일년 넘게 제가 잠을 3시간 이상 연달아 자본적이 몇번 없었는데... 그게 짜증스럽지가 않고 익숙해지더라구요.
    대신에 저는 집안일 최소화하고 애기 낮잠 잘때 잠이 안와도 꼭 같이 누워서 쉬어줬어요
    영양제랑 잘 챙겨드시고 친정 다녀오실 수 있음 거기도 좀 가계시면서 지내세요. 장기전이다. 체력전이다 생각하시고요. 화이팅 하세요^^

  • 6. ...
    '17.1.6 10:29 AM (114.204.xxx.212)

    그 기억으로 사춘기도 이겨내는거죠 ㅎㅎ
    냉장고에 아기때 사진 붙여놓고 미울때 한번씩 보고 참아요
    그 작은걸 이리 키운 내가 참 대단하다 싶고요

  • 7. ...
    '17.1.6 10:42 AM (125.128.xxx.114)

    고3 아들도 아침에 출근하는데 쿨쿨 자고 있는게 너무 이뻐서 안아주고 왔어요. 아저씨 냄새 풀풀남

  • 8. zz00
    '17.1.6 11:00 AM (211.36.xxx.90)

    동영상 많이 찍어두세요
    지금 중3인데 밉고 답답할때 어릴때 동영상 보면 많이 해소되고 좋아요~~~

  • 9. 좋은날오길
    '17.1.6 11:01 AM (183.96.xxx.241)

    백일지나면서 밤에 잠도 잘 자고 사람같아지더라구요 ㅎ 넘 이쁘겠어요 행복한 육아시간 보내시길~!

  • 10. ....
    '17.1.6 11:05 AM (175.119.xxx.134)

    두돌 지나고 우울감 너무 심해져서 약 먹은 엄마에요 ㅋㅋㅋ
    같이 자면서 아기가 제 얼굴도 만지고 쓰다듬고 뽀뽀하고.... 그러는데
    누가 세상에서 날 이렇게 사랑해줄까 싶네요.
    평생 효도 다 받는다 감사히 생각해고 있어요.

  • 11.
    '17.1.6 11:07 AM (218.234.xxx.167)

    곧 백일되는 아기 포대기로 낮잠 재우고 있어요
    제아들도 저만 쳐다보고 일어나면 빵긋웃고 그러는데요
    요즘들어 더 지치네요
    친정 시댁 도와줄 사람 없고 그나마 친정 형제들이 아주 가끔 와서 말동무 해주고 있어요
    남편 따라 타지 온 거라 주변에 아는사람 하나 없구요
    원글님 심정 이해가요
    저희 아기도 입원한 적 있어서ㅠ
    에휴 아직 힘드네요
    전 밤에 한시간에 한번씩 일어나요
    아기가 뒤척거려서요
    낑낑대는 소리에 단박에 일어나니 저도 항상 쪽잠이구요
    언제쯤 나아질까요
    다섯시간 안깨고 통잠 자줬으면ㅠ

  • 12. 라일락84
    '17.1.6 11:24 AM (39.7.xxx.95)

    원글님글 계속 보고싶어서 로긴했어요~~

    예쁜 아가와의 이 순간들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아요.
    행복하게 보내셔요^^

  • 13. 라일락84
    '17.1.6 11:25 AM (39.7.xxx.95)

    그리고 너무 잘하겠다 마시고 좀 드럽게 사시고 같이 낮잠도 자시고 그러세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가도 행복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52879 고소영같은 얼굴 필리핀..베트남가면 많아요 56 .... 2017/02/18 15,462
652878 갑상선염이라는데 회복이 안 되네요 4 .. 2017/02/18 2,128
652877 마스크팩 후 빨갛게 2 질문 2017/02/18 916
652876 코 세척 하는 분들 계세요? 24 ww 2017/02/18 3,763
652875 상행- 고속도로 이인 휴게소 역한 냄새 2017/02/18 1,470
652874 (애견주의) 웃기는 짱구 3 멍멍 2017/02/18 1,194
652873 발목인대가 일부파열됐는데 못걷겠어요 9 미즈박 2017/02/18 2,453
652872 이혼 언저리 넋두리. 12 사치할껄 2017/02/18 7,401
652871 대구 집회 마쳤어요 13 경산댁 2017/02/18 1,497
652870 청와대 100미터앞,안국역 앞 '탄핵지연 어림없다!' 16차 범.. 팩트tv 2017/02/18 545
652869 다이어트하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사람 어떤가요 5 ... 2017/02/18 1,401
652868 혹시 서울여고 졸업생 교복 구할 수 있을까요? 2 급해요 2017/02/18 992
652867 요즘 예적금 금리가 조금 오른것 같아요. 3 dma 2017/02/18 3,459
652866 나이들수록 먹는량 줄어드나요??? 11 질문 2017/02/18 2,967
652865 원룸 진라면 인라인스케이트 발음 어찌하나요 5 . 2017/02/18 1,619
652864 ... 29 wlfans.. 2017/02/18 6,654
652863 생애 첫 김치 담그기 전이라 설레이고 걱정되요 18 2017/02/18 1,078
652862 치아교정시 이다듬어 모양 만드나요? 6 치아교정 2017/02/18 1,800
652861 "최순실이 우병우에게 보낸 인사청탁 파일 있다 1 ..... 2017/02/18 1,345
652860 노점하며 얼었던 얼굴 무엇으로 맛사지 하면 좋을까요? 7 길거리행상 2017/02/18 3,302
652859 빨래건조기 사자마자 소음이ㅜㅜ 5 이런ㅜㅠ 2017/02/18 13,073
652858 떡국하고 어울리는 간단한 메뉴 뭐 있을까요??^^ 18 ^^ 2017/02/18 4,121
652857 카레 같은 요리의 양파 카라멜라이징.. 미리 만들어 두어도 될.. 4 양파 2017/02/18 3,285
652856 혹시 82에 치과선생님 계실까요...? ㅠ 10 환자 2017/02/18 2,999
652855 도서관 예의에 대해 질문합니다. 5 어린이도서관.. 2017/02/18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