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854173
제가 2014년도에 올렸던 글이에요.
4살 아이가 자폐증이라는 진단받고 그때 너무 힘들어서 울면서 글을 적었더랬죠.
많은 분들이 위로 해주셔서
정말 아이랑 같이 하루에 열두번도 더 죽고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댓글들 보면서 하루만 더 살아보자 , 하루만 하루만 하다가 벌써 2017년이 되었네요.
전부터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아닐거야 아닐거야 했었는데 저희 아이는 정해진 수순처럼 장애인등록을 하고
자폐성장애 2급을 받았습니다.
아이는 점점 자라고, 저는 벌써 힘에 부치고 있어요.
주말부부라 남편없이 아이둘 건사하는데 아이가 수면장애도 있어서 24시간 늘 대기중이죠.
최근 1년 사이에는 대상포진과 공황장애도 찾아왔어요.
나는 강한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머리로만 그렇게 생각했지 몸에서는 그 스트레스를 다 받아내질 못했나봐요.
오늘은 저희 시댁 이야기를 해보려고해요.
저는 시댁에서 무척 아들을 바라던 집이었어요.
큰애 낳고 둘째가 안생겨서 저도 맘고생 하고 있다가 7살 터울로 둘째 낳았습니다.
(그동안 아들낳으라고 시부모님이 절 들들 볶은게 말도 못해요. 하지만 시부모때문에 둘째 낳은것은 아닙니다.)
한 3달전에 여동생이랑 통화하다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친정아빠가 언니 얘기 하면서 우셨다고요.
그때 사돈이 그런말을 했어도 내가 그러질 말았어야 했는데..하고요.
알고보니 시부가 친정아버지께 전화해서 "딸을 설득시켜서 아들을 낳게 해달라" 는 전화를 했다고 하더군요.
어쩐지.. 어느날부터 친정아빠가 그래도 아들 하나는 있어야지. 하며 지나가는 말로 몇번 말씀하신게 기억이 나더군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시댁에서 미움받을까 그러셨겠죠.
그리고 지금 아이가 이렇게 장애를 가지게 되고 제가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걸 보시니
죄책감에 우울증에 걸리신거였어요.
친정아버지께 전화해서 그런일이 있었음 나한테 이야기를 하셨어야지 왜 그러고 있냐고 , 누가 낳으래서 낳은것도 아니고 아이가 이렇게 된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저에게 미안해하지 마시라고 이야기 했어요.
그래도 계속 속상해 하고 미안해하고 그러시죠..
마음속에서 분노가 생겼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시아버지가 다녀가셨습니다.
지나는길에 들러서 밤 11시에 잠만 주무시고 아침 드시고 가시는 코스에요. 애들 보러 오시는것도 아니고요.
그때 저희 아이가 저에게 물건을 던져서 제가 발등에 골절이 생겼을 때였어요.
통기부스를 해야 하는데 아들 치료실 데리고 다니려면 운전을 해야 해서 반깁스 하고 절뚝 대며 다니는 시기였는데
시부는 저에게 그러시더군요.
"야, 움직이는거 보니 별거 아니네?"
집근처에 아이 보낼 유치원이 없어 매일 멀리까지 제가 아이데리고 다녀야 한다고 아이가 차 많이 타서 힘들것 같다.
골목길이라 운전도 겁난다는 제 말에는
시모 - (무심하고 귀찮다는듯) 힘들어도 어쩌냐? 해야지.
시부 - 너 힘든건 알았으니 됐고, 아범 임플란트는 어떻게 됐냐?
애들 안부 절대 묻지 않아요. 속상해서 그러려니 했지만 1년을 묻지를 않으시더군요.
그저 아범 밥과 , 치과 다니는것이 최대 중요한 분들이죠.
결정적인건 지난 추석이었어요.
저희 아이는 높은곳에 자꾸 올라가요. 시댁에 가니 새로운곳이라 자꾸 높은데 올라갔어요.
저랑 남편이 최대한 붙어서 보지만 잠깐 사이에도 하지 말라는데 자꾸 하죠.
괜히 장애가 아니잖아요.. 말로 해서 알아들으면 그게 아니잖아요.
늘 시댁가서 일은 일대로 하고 눈치는 눈치대로 보고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시아버지가 아이를 경멸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혀를 쯧쯧 차대는데 그때는 진짜 미치겠더라구요.
그후에 시누 아이들 조르륵 세워두고 율동을 시키더군요.
그러더니 잘한다 잘한다, 굿굿.
이러세요.
그 자리에 있는데 참 많이 힘들었어요. 남편도 그거 보고 속상해서 집에 가자 하길래 짐챙겨 나왔는데 아직도 그모습이 선해요.
저희 친정은 할아버지가 90세가 다 되셨는데도 저희 아이 보면 안타까워서 계속 말도 시켜주시고 아이가 하자는대로 다 해주라고,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라고 위로 해주시거든요.
친척들도 다 그래요.. 그래서 그런지 친정쪽만 가면 애가 기가 사는 느낌이 들고 맘편하게 노는게 보이는데
시댁 다녀오면 어른들이 무서운 얼굴로 하지마 안돼 이런말만 들어서 그런지 집에 와서 안돼. 라고 말했더니 저에게 물려고 달려들고 그러더군요..
새해라고 며칠전 전화 드렸더니 기다렸다는듯이 불만을 토로하시네요.
아들에게 못하는 말을 왜 꼭 저에게 그러시는지..
저는 이제 더 받을 스트레스가 없으니 저에게 그만 하시라고 이야기 했어요.
그동안 저는 가족이라고 생각했고, 부당한 일들을 많이 겪고, 나쁜말도 많이 들었지만
그분들도 제가 다 맘에 들진 않겠지, 나도 뭔가 실수하고 이러는 부분도 있겠지 싶어서 최대한의 도리는 다 하려고 노력했어요.
작년엔 애 방치해가며 시모 칠순 아침상 준비도 다 해드렸고, 어느해에는 케잌도 만들어가고, 음식도 해가고..
생색내려고 하는건 아니지만 진심으로 최선을 다 해드렸어요.
제 생일은 전화 한통 없으시고, 아들 생일엔 아침부터 미역국 끓였냐 하시는 분들이죠.
이런 사람들 워낙 많으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제 아이에게 그러시니 이제는 못참겠어요.
시누들도 다 좋은 사람이지만 이제 누구랑 이야기 하고, 아이에 대해 브리핑 해야 하고,
또 조카애들 보면 마음이 힘들어요. 또래 아이들 보는게 저에겐 참 고문같은 일이에요.
가족들 사이에서도 겉돌며 다른 아이들 놀고 있을때 높은곳에 올라가거나 베란다에서 해를 바라보고 있는 제 아이가 너무 가엾어서 집에 와서 가슴치며 운적이 한두번이 아니네요.
저희집에 애들 보러 한번 놀러오시라고 해도 시누네 애들 봐줘야 한다고 나 니면 걔가(시누) 애를 어떻게 키우니? 내가 거길 뭐하러 가니? 하던 시모..
아들아들 하다가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투명인간 취급하는 시부..
이게 가족이었나 싶습니다.
저는 이제 전화도 방문도 하지 않을 예정이에요.
이러면서도 불편한 마음이 생기지만 다녀오면 더 불편하니까요.
이제 그냥 이제 마음에서 내려놓고, 아이랑 저만 생각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