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신지로이드 1알씩 먹은지 12년 되었습니다.
요즘은 환경때문인지 갑상선 관련 질환으로 진단 받으시는 분들 많지만,
저는 25년에 유난히 나온 목때문에 엄마가 병원 데려가서 항진증 진단을 처음 받았네요.
15살이었는데...성장기에 항진증으로 인한 증상과 안구돌출까지 있어서 정말 힘들었어요.
안구돌출은 얼굴 변화와 함께 극심한 두통이 함께해서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움 고통이었어요.
고2때는 야자나 학교 등하교 시간(왕복 2시간)때문에 엄마가 학교 유급을 권할 정도였는데...
다행히 그 다음해에 수치가 잡혔다는 판정을 받았어요.
그때는 어린 나이라 다른 병처럼 이것도 완치됐고 이제는 질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병원에서 갑상선 체크를 하라는 권유를 받아도 그냥 지나치곤 했어요. 그 질환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것 같아요.
그러다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는데 어느날은 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서 병원에 갔더니
이번에는 저하증이라고 합니다. 너무 두렵고 충격적이었어요.
어린시절은 기억나지 않지만...갑상선 질환이 함께했던 15살분터 40살인 지금까지....
한번도 몸이 가뿐하거나 자고나면 개운하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항상 약간의 어지러움과 불쾌함 두통이 어느 정도는 있어서..어지간히 컨디션 좋지 않은걸로는 그냥 지냈어요.
갑상선에 염증이 생겨서 그냥 자연적으로 나아질때까지 모른적도 있었어요.
그때 의사선생님이 몸이 힘들지 않았냐고 물으셨는데...
항상 몸이 안 좋은 상태라 그런가보다 한다 말씀 드릴 정도였어요
지금까진 그래도 젊음이 있었는지 제가 잘 맞춰서 지내왔는데요.
요즘 너무 힘들어서 다른 분들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일단 만성피로는 항상 있구요. 요즘 가장 큰 문제라고 느끼는게 수면장애입니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이 들더라도 선잠이 듭니다. 자다가 자주 뒤척이고...
결국은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아침까지 뜬눈으로 있다가...7시 30분쯤 너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합니다. 아침마다 정말 눈물이 납니다. 너무 힘들어서요.
그러고 아침에 나가서 일하면 몸이 너무 덥다 추웠다 여러번씩 급격한 변화를 보이다
결국 감기 몸살이 오거나 심한 두통에 종일 시달립니다.
감기가 일주일에 한번씩 오는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번 병원에 가서 수액맞고 주사맞고 약먹고 다시 일하고
또 그 다음주쯤 되면 이런 증상으로 또 병원가는 걸 반복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직장에서의 승진도 걸려 있었고. 제 일로 남한테 피해를 주거나 어떤일을 완수 못한다는데
강박적으로 의식을 합니다. 이런 성격도 제 건강을 해치는 요소라고 생각하지만...쉬이 고쳐지진 않더라구요.
3년 정도를 밤낮 없이 일했습니다. 10일 동안 3일 잠을 못자고 일한 적도 있었고....
새벽 4시 출근을 한달 동안 6일 정도 했어요. 제 몸에는 대단한 무리였는데도..제 일이니 했어요.
그리고 지난 해 초 승진을 해서 조금 여유있는 곳으로 가게 됐는데...거기서 건강관리 잘하면 좋아질줄 알았지만
거기서도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1년 반을 그리 지내던 와중에 또 발령 받아서 매일 야근하는 부서에서 일을 하는데..
사실 제 직업이 공무원인데...이러다 제가 60세까지 다닐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겠네요.
전엔 갑상선때문에 그러니 갑상선 관리를 더 잘해야지 하던 증상이
이제는 하나하나의 큰 질병이 된 느낌입니다.
갑상선 수치는 정상범위에서 TSH 수치가 살짝 높은 정상이라 약 용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선생님께서 약을 많이 먹어서 좋을것 없다고 잘 관리하라고 하시는데..
이제는 그 동안엔 그나마 맘 편히 자던 주말에도 새벽에 깨서 시댁에 다녀왔더니..지금 너무 아프네요..
집에서 밥을 해서 가족들 식사 챙긴지는 6개월이 되가고...
화장대에 잔뜩 쌓인 쓰레기 손으로 가져다 버리기만 하면 되는데..방치하고..
아파트 현관에서 신발 벗자마자 방치된 쓰레기 봉투에
거실 바닥 중간중간에 있는 귤껍질
아이 의자에 걸쳐 놓은 수 벌의 외투들
일주일 넘게 쌓인 씽크대의 그릇들
발 디딜 공간도 없는 세탁실
4달이나 지난 욕실 청소 상태 등을 보면서
제가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는게 맞나 싶네요.
가사일을 할 의욕도 체력도 안되고...그게 너무너무 힘든일로 느껴져요.
병원에서 진단서 받아서 직장에 휴직을 신청해놓은 상태인데..
그마저도 불안하네요. 15년 넘게 다닌 직장을 쉰다는게...마음 편하지 않고...불안하게 만드네요.
휴직도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구요. 너무 결원이 많다고..어찌될지 모르겠다고 담당자가 그러네요.
그러면 계속 다녀야 할텐데...이 난국을 어찌 해쳐나갈지..제가 해나갈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신경정신과나 수면클리닉 가보는게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