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전에 가까이 지내는 분들에게 신세를 진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송년회 겸 모임에서 제가 턱을 내겠다고 했어요.
그 모임은 사회생활 중에 어떤 취미활동을 같이하느라고 자연발생적으로 모이게 된 건데
일행들이 다들 무리없는 성격이어서 꽤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어요.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이 제게 부모가 자식을 이기려고 하면 안된다고 갑툭튀 조언을 하는거에요.
다들 뭔 소리인가 하고 있었는데
저보고 자기 부인도 애에게 이겨볼라고 막 하는데
자식이기는 부모라는 건 없는 법이니 애초에 이기려고 하지 말라는거에요.
제가 저는 자식을 이겨볼라고 생각 자체를 한 일이 없다고 했더니만
그냥 자기 생각이라나요.
참고로 저는 애들이 대학, 대학원 모두 졸업해서 다들 성인으로 독립해서 직장생활하고 있어요.
애들이 성실하고 책임감 강하고 예의바릅니다.
둘다 최상위권 나왔고, 각자의 직장에서 말단이긴 하지만 지금 사회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애들이 어디 갔다는 말도 잘 안했지만 다들 알고 계시더라구요.
그 조언을 하던 사람은 애들이 고등학생, 중학생이구요.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네가 무슨 조언을 할 군번이 아닌데 뭔 소리냐.. 이러긴 했어도
그 사람은 계속 부모가 자식 이기면 안된다고 같은 말을 반복....
솔직히 이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인가 싶었지만 그냥저냥 웃고 말았는데
참.. 어처구니 없고 생각할 수록 웃기기도 합니다.
기껏해야 애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인 부모가 알만한 내용은 우리 애들 어릴 때 다 겪었었고
애들이 이렇게 자기 자리를 잡아서 번듯하게 사회생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산전수전 다 겪은 제게 무슨 조언이라고 하는건지.
남편은 그 사람은 우리를 잘 모르고 그냥 자기자신에게 하는 말이려니 하고 흘려 들으라고 그래요.
뭐 그렇다고 해도 적절한 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