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남친 부모님이 절 보지도 않고 맘에 안든다 했던 아가씨에요.
여기 많은 분들 친언니같은 댓글, 꼼꼼하게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무시당했다는 모욕감으로 며칠 간 괴로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잃는구나
앞으로 내 삶은 지뢰밭길이겠구나 라는 나쁜 상상에도 빠져 있었고요.
제 삶을 돌이켜보니,
살면서 대단한 감투를 쓴 적은 없지만,
적어도 제가 속했던 세계에서는
어딜 가든 예쁨을 받았던 그런 삶을 살아왔어요.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친구들도.. 남자들도..
그래서 예비시댁(?) 에서도 그래도 절 홀대하진 않을거라는 착각을 했던 것 같네요.
게다가 남친의 형제는 이미 수 차례 만나봤거든요.
절 좋게 봐 주셨길래, 부모님도 크게 반대는 안하시겠다는 생각을 해버렸던 것 같습니다.
남친 어머님 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명예를 누렸던 과거
존경받아온 삶
안정된 노후생활 중에 있으며
자식 모두 잘 자라줘서 큰 자부심이 되고(형제가 또 엄청 잘났어요..ㅠㅠ)
그 중 늦둥이로 어렵게 얻은 보물같은 아들
이젠 노인이 되어 아들에게 집 한 채 해줄 여력은 없지만
우리는 뼈대있는 집안이기에 훌륭한 집안 만나긴 충분한 자격이 있고,
그렇게 아들 장가 보내서 처가집 덕도 보고,
전문직or명문대 며느리 들여서 내 체면과 명예를 세워주길 바랬는데..
쥐뿔없는 여시가 반반한 얼굴 하나로(죄송..ㅠㅠ) 우리 착한 아들을 홀렸구나
이런 생각 드실 거 같더라고요......
저 또한 솔직히
주변에 누가 명문대 나왔다고 하면
우와~ 했으면서
남이 제 배경보고 평가한다고 기분 나빠하면 안되겠더군요.
그래도 부모님이 곧 보자고 하시네요. 남친이 밀어부친건지 뭔지 모르겠지만요.
많은 얘길 나누었는데 다행인 것은 남친도 제 편입니다. 서로 정말 사랑해요..
저 어머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마음을 내려놓고 제가 숙이고 가려 합니다.
정면돌파도 안 해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긴 싫어서요.
그 날 어떤 상황을 겪어도 제가 씩씩할 수 있도록 응원좀 해주세요 ㅠㅠ
언니들 응원 진짜 친언니 같이 힘이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