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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문재인을 위한 변명 - 내가 그를 지지하는 단 한 가지 이유
- 내가 그를 지지하는 단 한 가지 이유
요즘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제대로 날개단 이재명 성남 시장의 속시원한 사이다 발언에 비해 뭔가 대응도 한발 늦고 이리저리 우왕좌왕 하는 듯도 보이고, 결정적으로 인터뷰나 집회현장에서 듣는 이들을 한 번에 사로잡는 연설 능력도 떨어지는 문재인. 골수 노빠에 문재인 지지자를 자처하는 저로서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그의 귀에 한번에 감기지 못하는 발음과 임기응변에 약한 모습 등등을 볼때마다 여전히 답답하게 느끼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그를 지지하는 오직 한 가지 이유는 바로, 현재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반기문,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 중에서 만약 "대통령이 되면 가장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인물"이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를 하나하나 제시한다면 우선
1. 내년 대선의 첫번째 이슈, 시대적 화두는 이명박근혜 10년 적폐, 박근혜 게이트의 핵심인 국가기관을 동원해 사적 이익을 극대화한 인간들에 대한 처벌과 청산입니다. 그 중에서도 언론권력과 검찰 등의 국가권력기관을 정권으로부터 독립시켜 권력에 대한 감시비판과 권력에 대한 성역없는 조사처벌이라는 언론과 검찰 본연의 모습으로 정상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보는데 이걸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문재인이라 봅니다.
권력과 결탁한 재벌 문제, 경제 민주화를 통한 소득불평등 완화 문제도 무척 중요한 과제라 보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우선 언론과 검경이 바로 서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문재인이 최근들어 '극우언론, 보수, 재벌의 카르텔 청산'을 부쩍 강조하는 건 바로 시대적 과제가 그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을 타파하는 데 있다고 보는 거죠.
2. 그러나 이런 기득권층의 거대 부패카르텔 청산은 절대 대통령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개혁과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강력하게 저항해올 부패 기득권층에 맞서 흔들림없을려면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고 최전선에서 함께 할 세력과 인물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지난 노무현의 참여정부 때를 봅시다. 결과적으로 노무현, 그가 공언했던 반칙과 특권의 청산이라는 개혁과제를 충실하게 시행할 수 없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를 저는 그를 뒷받침해줄 든든한 당내 우군세력의 부족 때문이라 봅니다. 당시 당내 경선때만 해도 민주당내에서 변방 중의 변방으로서 현역국회의원도 아니었던 노무현은 당내에 자기 세력이라 할 만한 사람들이 전혀 없었습니다. 당선 이후에도 청와대의 비서진들은 탄탄했을지 몰라도 당시 여론지지가 높았던 여러 개혁입법들을 입법화 시키는데는 엄청난 어려움을 겪은 건 당내 기반이 없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습니다.
반면, 지금 문재인의 경우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딱 2번 있었던 야권의 집권 모두 이질적인 세력이나 당과 연합연대를 해야만 겨우 당선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내년 대선은 야권선거사상 처음으로 연대와 연합을 얘기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집권을 노릴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기존에 민주당내에 있던 소위 '친노'계열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알아서 당을 깨고 나가준 고마운 '반노'계열 의원들을 대신해 지난 총선과정 문재인이 영입한 신진 세력들이 초선의원으로 지금 맹활약중입니다. '친노', '친문'계라는 기존 정치판과 언론의 계파딱지붙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반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이 많은 당이 '민주당'이라는 신뢰가 조금씩 쌓여가고 있습니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문재인을 중심으로 내각과 청와대, 당이 일체감을 가지고 개혁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절대절명의 기회라 봅니다. 개혁의 시작은 '인적 청산'이겠지만, 그 개혁의 완성은 '제도와 법의 완비'라고 생각합니다. 그 제도와 법을 만들어갈 곳은 국회이고, 그 국회내에서도 주도권을 가지고 개혁입법을 밀어불일 수 있을 환경이 갖추어진 겁니다.
3. 각종 개혁과제와 국정과제, 각계각층의 여러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려면 각계 각층의 전문가와 공무원들을 적재적소에 임명하고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용인술이 중요합니다. 사적 친분이나 선거때 기여도로서가 아니라 오직 그 자리와 직책에 걸맞는 일을 할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쓰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공한 대통령의 첫번째 덕목으로 사람 잘 쓰는 것을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 문재인은 그런 용인술을 가진 사람이라 확신합니다.
지난 총선과정에서 문재인이 영입한 각계 전문가 그룹들이 박근혜 게이트 과정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많은 분들이 지적해왔으니 여기선 따로 말하지 않고 지난 노무현 정부때의 일화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
지난 총선때 광주에 출마해서 석패한 민주당 이용섭 전 의원은 정통관료 출신으로 민주당의 몇 안되는 경제통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만, 노무현 정부 초기엔 관세청장을 하고 있었죠. 그후 국세청장으로 발탁되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행정부장관으로, 건설교통부장관으로 참여정부 임기말까지 함께 한 거의 유일한 장관입니다. 호남출신으로 2002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쪽과 아무련 인연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자신이 어떻게 국세청장으로 발탁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문재인이 자신을 추천했다는 걸 알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문재인에게 그 부분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니 손사레쳤다는 문재인.
이 일화에서 보듯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참여정부때 이미 갖추어진 전자정부 시스템, 투명하고도 공개적이며 여러 과정을 거친 다면적 인사검증시스템을 바탕으로 능력을 우선으로 한 객관적인 인사등용이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인사들과 함께 노무현 정부 때처럼 국정운영 과정에서 여러 정책과 이슈에 대해 그때그때 치열한 내부토론과정을 거치고, 찬반양론이 맞서는 국정과제에 관해선 정책토론회나 공청회,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 질의응답 등의 다양한 대국민접촉을 통해 차이를 줄여가도록 노력할 거란 밑그림이 그려집니다.
4. 허나, 아무리 국민적 열망을 받는 개혁과제를 수행한다고 해도, 인적 청산과 법과 제도의 완비는 엄청난 기존 부패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방해에 부딛치게 됩니다. 종편과 반대당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대통령과 그 주변을 흔들어댈 것입니다. 그럴수록 대통령에겐 명분과 원칙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떳떳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명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 명분에 힘을 실어주는 건 결국 대통령 자신의 도덕성입니다. '결벽증'이라 불릴 정도로 문재인은 도덕적이고 깨끗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문재인은 지난 8년간, 이명박근혜 정부가 그토록 악착같이 뒤를 캤지만 걸려나온 게 '처마게이트', '안경게이트'가 전부일 정도로 자신과 가족, 주변에게 철저하게 도덕성을 강조하고 청탁을 멀리했습니다.
장담하기엔 이르겠지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지금까지의 대통령들과는 다르게 정권 후반부에 가더라도 대통령 가족이나 주변들이 얽힌 부정부패 스캔들에서 자유로울, 그래서 레임덕도 상대적으로 거의 없을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해봅니다.
5. 허나 아무리 문재인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한다 해도, 그가 재임하는 동안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큰 사고나 여러가지 얘기치 못할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수 있을겁니다. 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허술한 제도나 법을 정비하고 예방하는게 최우선이지만 큰 재난 발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때,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건 모든걸 다 해결해주는 신이나 정반대로 국민위에서 군림하는 왕이 아니라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모습일 겁니다. 제대로 된 정책적 지원이나 보상을 하는 등 정부로서 해야할 조치를 취하는 겁니다. 또한 피해입은 현장을 찾아 피해를 당한 국민들을 위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며 때론 대국민사과를 해야할 수도 있을 겁니다.
국민과 소통하며 군림하지 않는 리더쉽을 가진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이명박근혜로 대표되는 공감능력없는 사이코패스들이 망쳐온 지난 10년의 대한민국에서,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덕목이 '소통'과 '공감'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껏 보아온 문재인은 이미 평생에 걸쳐 그러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대학생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감옥에 가고, 변호사 취임후에도 당시 비인간적 대우를 받던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변론등 여러 사회적 약자들을 변호하며 살아왔습니다. 지난 세월호 때는, 자신의 평생 친구인 노무현 대통령 사망 소식에도 눈물을 속으로 삭이던 그가 세월호 추모관에서 펑펑 눈물 흘리던 그였습니다. 남녀노소 누구와 대화를 나눌때도 말을 함부로 낮추지 않고 눈을 맞추며 대화하던 그였습니다. 드라마 송곳의 명대사였던 "서있는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는 말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서있는 곳이 달라져도 한결같을' 흔치않은 사람이 바로 문재인이라 전 확신합니다.
이것이 제가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가장 대통령 잘 할 사람이라고 믿는 나름의 5가지 이유였습니다.
휴, 원래는 내년 봄 쯤에 당내 경선이나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쓰려고 했는데, 사람은 좋으나 딱히 자신의 색깔은 없다라던가 문재인이 되면 화끈하게 개혁할 수 있을까 하고 의문가지는 분들이 보이셔서 안타까운 맘에 올리는 글이었습니다. 문재인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겐 좀 오글거리거나 눈살찌푸려 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널리 이해해주시길..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왕이면 많은 분들이 읽고 동의하시면 추천해달라 당당(?)하게 말합니다. 이 글 쓰느라 오전 다 날라갔네요 ㅎㅎ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p=1&b=bullpen2&id=6662868&select=title...
1. ㅌㅌ
'16.12.5 1:17 AM (39.7.xxx.84)다른건 몰라도 현역 정치인 중 제일 깨끗한 사람임에는 분명하네요
2. 원문 링크요~
'16.12.5 1:25 AM (117.111.xxx.183)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p=1&b=bullpen2&id=6662868&select=title...
3. 뭐먹냐
'16.12.5 1:25 AM (203.243.xxx.207)그분이 영입한 인사들만 보더라도 예전과는 달리 더 단단해지신듯, 조응천. 김병기님 외 등등
나름 보수이고 어찌보면 버려진 분들인데 이분들이 문재인씨를 구심점을 모였다는것이 문재인씨의
내공을 남김없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4. 저도요
'16.12.5 1:39 AM (79.31.xxx.33)논리적이고, 언변 좋고, 상대방 기 죽이는 카리스마와 대처능력
즉 임기웅변을 갖추었다면 정치인으로선 강점이자 최대장점일 수 있지요.
현재 대선잠룡들 고루 덕목과 자질을 갖춘 훌륭한 인재들이며 경선에서 이긴 후보를 지지할 것입니다.
이런 덕목들도 다 좋지만 저는 그 사람에게서 우러나오는 진정성과 묵직함을 더 보는 편입니다.
2012년에 그를 좋아하기 시작해서 아직도 변함없이 문재인을 믿고 지지합니다.5. 무무
'16.12.5 1:51 AM (220.121.xxx.234)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덕목이 '소통'과 '공감'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껏 보아온 문재인은 이미 평생에 걸쳐 그러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
동의합니다.6. ..
'16.12.5 2:58 AM (14.52.xxx.199)제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십니다.
노통때 당내에 세력이 없었던 게 너무나 뼈 아픈데, 이번엔 상황이 다르지요.
그리고, 약해보인다는 글을 보면 정말 답답해요. 민주당이 계파공천이 아닌 시스템공천으로 가게 된 건 정말 대단한 업적인데, 이런 건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관철해내는 능력을 보여준 예인데.. 왜 걸어 온 길과 결과물로 판단하지 않는지..7. midnight99
'16.12.5 2:59 AM (2.219.xxx.10)올바른 가치관을 가지셨으며, 행동으로 증명하시죠.
문재인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8. ...
'16.12.5 3:02 AM (1.231.xxx.48)조중동, 종편이 그렇게 물어뜯고 뒤를 캤지만
결국 처마 말고는 밝혀진 게 없을 정도로
검증된 인물이라는 게 마음에 들어요.
말을 앞세우는 게 아니라,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가는 행보도 믿음직스럽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당대표하던 시절에
너무 많은 조롱과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민주당 인적 쇄신을 해 내는 걸 보고
문재인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절대로 약한 사람 아니에요.
오히려 무섭다고 생각합니다.9. 민주당개혁
'16.12.5 3:25 AM (59.14.xxx.80)문재인이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안됩니다.
그가 이뤄낸 민주당 개혁을 보세요. 야당을 분열로 망하게 한다는 프레임을 씌우던 인물들 다 나가고,
각계의 전문가들을 새로 영입해서, 그분들이 든든히 민주당을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국당 분리되어 나갈때 재신임론 어쩌구 그렇게 욕을 많이 먹었는데도 뚝심있게 밀어붙였죠.
그덕에 지금 민주당이 분열없이 일사분란하게 일하고 있는데요.
아직도 유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람볼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시민과 나란히 서서 아픔을 공감할수 있는 성품....현재 대한민국의 힐링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가 버텨서 마지막 저지선이 되고, 밟고 올라갈수 있는 디딤돌이 되겠다라는 말 정말 뭉클하더군요.
그리고, 사이다 이재명도 소중합니다. 왜 둘중 하나가 되어야하나요? 둘다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원순 안희정도요. 야권엔 인재가 많아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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