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세력의 첫 집권의 기쁨보다는 IMF사태로 온 나라가 아비규환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어린 나이여서 그저 수능이 끝났다. 이제 자유다라는 생각밖엔 없었죠.
저도 이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되셨는지 엄마는 공짜로 배달되던 조선일보를 사절하고
한겨레 신문을 구독하셨습니다. 제가 한문을 싫어해서 신문을 안읽어 무식해졌다고 생각하셨나봐요.
얼마 안있어 신문에 IMF를 조기졸업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구요.
물론 가끔 보던 한겨레 신문에서는 정부 비판이 주를 이루긴했죠.^^
비싼 등록금 내고 학교다니면서 장학금은 커녕 펑펑 놀기만 했습니다. 양심의 가책은 크게 없었어요.
그 때 까지만해도 대학생은 모름지기 도서관에 있기보단 넓은 세상을 경험해야한다라는
그런 기운이 캠퍼스에 있었던것 같아요.그 당시엔 데모도 별로 없었구요. 가끔 있던 데모는 등록금 문제였고
동기 중에 알바하는 친구 월급날이면 돈뜯어내기 바빴었죠. 그러다 군대를 갔고 군바리 신분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제가 뽑은 대통령이 당선되어 정말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군대안에 있었기 때문에 후단협 등의 당시 상황을 잘 몰랐어요. 군대에 있으면 뉴스를 잘 안보니까요.
제대한 후 어느정도 사회에 눈을 뜨게 되었고 당시 NEIS 도입으로 나라가 꽤 시끄러웠어요.
지금 생각하면 신기할 정도로 별거 아닌데 그 당시만 해도 꽤 시끄러웠습니다.
NEIS가 모냐면 교육부 행정시스템에 초중고 학생부를 기재하는거였습니다. 민주정권에서는 전교조의 입김이
강했던 때라 학생의 프라이버시를 국가행정시스템에 기록하는건 위헌이다. 뭐 대충 이런 논란이었습니다.
나름 한겨레에 물들었던 저였기에 강하게 반대했었고 학교 레포트에 NEIS논란에 대한 입장으로
A학점 맞았던 기억도 나네요. (사실 A학점 맞아서 지금까지도 기억하는거 같네요.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꿈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가 천국이었다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 당시에도 대통령 비판은 엄청났었고 대통령지지율도 별로 좋지않았어요.
대학생이랍시고 대통령 두둔하면 사꾸라 취급받기도 했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그래도 자유의 공기가 있었던거 같네요.
얼마전에 경북대에 강연하러온 김무성을 저지하던 용감한 경북대 학생들의 영상을 유투브로 봤었는데요.
보면서 제 대학생활이 생각나더라구요. 지금 대학생들이 22살 정도? 라고 생각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해에는 9~10살 이었을테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해에는 4~5살 이었겠죠.
그러고보니 제가 10살 때는 노태우였고 5살 때는 전두환이었네요.
요새 광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 어린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될 때
행복했던 제 20대의 기억보다 훨씬 더 사람사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청년들이 좀 안쓰럽고. 용기 잃지말라고 응원해주고 싶네요.
이팔청춘 꽃다운 시기에 거지같은 두 대통령을 만난건 정말 불행이지만
좀만 더 힘내시고 이게 다 나라탓이고 어른들탓이지 당신들 탓이 아니니 좀만 더 버텨주세요.
그냥 주저리주저리 넋두리 글 써봤네요. 푹 주무시고 내일 집회 나가시는 분들은 감기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