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혼소송중입니다.
그리고 법원의 명령에 따라 부부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전 사실 어렿을때 부모님께 학대를 받으며 컸습니다. 매도 많이 맞았고, 정신적인 학대, 육체적인 학대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 어린시절은 항상 우울했습니다. 기를 못폈습니다. 엄마가 너무 무서웠습니다.
집에서 언니랑 오빠랑 편히 놀다가도 해가 지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면서 불안했습니다.. 곧 엄마가 오기 때문이었습니다.
늘 화가 나 있고, 늘 매를 들고 있고, 자식들 한테 욕을 달고 살며, 농담이라도 내 자식 예쁘다라는 말 한마디를 안 한 사람입니다.
아니 예쁘다는 말을 하긴 커녕.. 옆집 아이는 이래서 예쁘고 저래서 예쁜데 우리집 자식들은 왜 이렇게 못났는지 다 웬수같다고 다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일이 예쁘지 사람은 예쁜거 아니다"라며 예쁘다는 말 듣고 싶으면 일을 하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 고사리같은 손으로 온갖 집안일 시키고 맘에 안 들면 손에 잡히는데로 아무거나 들고 얼굴이던 가슴이던 때리고 발로 차고 그랬습니다.
자식이 편하게 낮잠자는게 그리 보기 싫었는지.. 우리가 어쩌다 곤히 자는 날에는 어디선가 엄마의 발이 날라와 머리며 가슴이며 아무곳이나 발로 차고 욕을 하고..
지금 내가 엄마 나이가 되어, 그때의 엄마를 생각해보면, 참 이해하기 힘든것을 넘어서서 정말 어디 정신이 좀 이상했던 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나도 자식이 있지만 이 아이 생각하면 아무 이유없이 짠하고 불쌍하고.. 내가 부족한 부모같아서 미안하고.. 그런 생각들이 드는데.. 왜 우리 엄마는 우리를 그렇게 웬수같이 생각했을까..
여기까지는 팩트입니다. 문제는 남편이 이 사실을 압니다.
제가 어린시절 부모님한테 학대를 받은거.. 그래서 우울한 어린시절을 보낸거.. 커서도 남들과 어울려서 돈을 버는 직장 생활을 못하고 혼자 일하며 돈번거... 가사조사관 앞에서도 썰 풀고.. 좀 있으면 상담가한테도 진지하게 얘기할텐데.. 그럼 상담가가 다음번엔 내 어린시절에 대해서 깊에 파고들텐데.. 제 어린시절 자체가 제겐 상처이고 컴플렉스라 걱정입니다.. 아니 그런 사실 자체보다 상담사가 그런 사실을 앎으로해서 내가 양육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법원에 소견서를 보낼까봐 걱정입니다. 남편은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기가 이 이혼소송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남편이 자꾸만 저한테 미친여자, 미친여자 하는것도 다 이러한 근거로 얘기하는겁니다
어린시절 부모한테 언어폭력, 신체폭력당하고 오랜시간 우울증으로 정신이 나간 여자..
그래서 아이를 학대하는 여자.. (물론 증거는 없지만, 얻어맞고 컸으니 아이를 때리며 키울 가능성이 크며, 욕 듣고 컸으니 욕 하며 살 가능성이 큰 여자 라는거죠..) 물증은 없지만 정황으로 판단해 달라고.. 이런 여자가 애 학대 안 했을것 같냐고..
실제로 아이한테 큰소리를 두어번 정도 친적이 있습니다. 아이한테 큰소리 치고 나서 나한테 엄마의 모습이 있는것 같아 내 스스로도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실제로 학대당한 엄마보단 방임으로 큰 아빠가 아이한테 양육환경으로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가끔은 들기도 합니다. 근데 이 아이를 아빠한테 넘겨주고 나서 나 혼자 이 빈공간에 앉아 있을 생각을 하면 상상만으로도 너무 끔찍해서 그냥 죽는게 낫지 살아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님들..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상담 선생님께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평범한 가정에서 정상적으로 자랐다고 거짓말을 해야 할까요.. 아님 그냥 솔직하게 털어 놓는게 좋을까요..
능력도 없고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도 못했고 실제로 내 인생 자체가 많이 우울했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 제가 키우고 싶은데..
저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