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고등학교 학창시절이야기에요...남고였는데요...
뭐 심하게는 아니고 약하거나 모자른애들을
교묘하게 괴롭히면서 왕따나 은따를 주도하는 일진애들이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도 약간 물러터진 스타일이라 일진뿐만 아니라 저와 몇몇애들 제외한
애들 모두가 담임을 대놓고 무시하고 조롱하는건 다반사였구요...
그냥 애들하고 담임한테만 그런 줄 알았는데 밖에 나가서도 그 버릇이 나오더라구요...
하루는 유적답사를 갔는데 일진들이 거기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물건 몇 개 훔치다가
슈퍼마켓 주인에게 걸렸더군요...마켓주인이 차마 학생이니까 신고는 못하고
담임한테 도둑질 한 거 cctv에도 찍혔고 경찰 부를려다가 학생이니까 넘어는 가는데
좀 혼내주라고 부탁만하고 담임이 버스에 타고 가면서 혼내려고 물어보더라구요..
버스뒷자석에 앉은 일진애들한테 애들 차마 앞으로 부르지도 못하고
앞좌석에서 그냥 크게 물어보더군요...
너희 정말 그랬냐고..
일진애들은 처음 10분동안 대답이 없다가 담임이 몇 번 반복해서 계속 물어보니
그제서야 아니거든요..안했는데요..저희가 훔친거 없는데요..라는 몇마디 하면서
그냥 무덤덤하고 태연하게 그냥 사실자체를 부인하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애들이 단체로 일진애들을 옹호하고 단체로 항명하면서
그 마켓주인이 거짓말하는거거나 죄없는 학생들 상대로 구라칠 수도 있는건데
그만하라고 애들이 단체로 알아서 옹호해주고 대변해주더군요...
저는 애들이 담임을 무시하고 조롱거리로 생각하는거 알고있었지만
애들이 잘못했다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차마 혼자서 말은 못하겠더군요...
애들이 단체로 그러니까 담임도 어쩔 줄 몰라서 결국은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넘어갔던 기억이 났네요..
지금 생각하면 마트주인이 이유없이 물건훔쳤다고 했을리도 없고 평소행실로 봐서
분명히 훔치다가 걸린 거 같은데 담임과 마트주인을 나쁜놈 개새x 라는식으로
얘기하고(이건확실)
단체로 일진애들 편들어주면서 대변해주고 옹호해주면서 담임한테 그만하라고 하는 것도
뭔가 이상했고...밖에서 보면 정말 단체로 잘못된 거 같기는 한데
당시 안에서 봤을 때는 저도 모르게 분위기에 휩쓸려 그냥 애들이 항명하니까
힘없는 담임이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는 안되는데...
뭔가 집단에 속해있고 안에 있으면 뭔가 객관적이기 보다는 주관적이 되더군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경우가 많기는 많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