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이미 '좀비 대통령'..속 보이는 개헌 책략 버려라"
[경향신문] ㆍ“평화적 ‘촛불’이 정권 몰아내면 한국 민주주의에 큰 획”
ㆍ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대담
ㆍ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대담
남재희 = 지금 개헌 얘기하는 사람은 불난 집에서 밤 구워먹자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87체제의 문제가 아니고 박근혜의 문제다. 왜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체제 문제가 안 나오다 이번에 체제 결함론이 나오느냐. 그건 박근혜의 과오를 호도하고 체제 문제로 희석시키려는 저의가 있는 거다. 속 보이는 개헌 책략은 버려야 한다. 지금 대권 도전에 미달한 사람들이 권력분산형으로, 제3지대 어쩌고 하면서 자기들도 대권에 참여하려는 욕심이 있는 것이고…. 개헌론자들이 대권주자의 약간 미달자들이다. 대권 레벨에 선 사람들은 그런 얘기 안 한다. 우리나라에 지금 정치낭인이 너무 많다.
최장집 = 전적으로 동감한다. 박근혜 문제에 개헌 문제가 섞이면 안된다. 어제 담화는 임기 단축은 개헌을 통해서 하자는 걸 암묵적으로 깔고 있고, 그런 의도가 노출됐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탄핵 절차를 통해 대통령 퇴진에 집중하면 된다. 개헌 문제는 굉장히 쉽다고 보는데, 일단 대통령 문제를 처리하고 개헌은 다음 정부에서 필요하면 하는 게 맞다. 지금은 사람들도 즉각적 대응밖에 못하게 되고, 개헌 내용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어떤 제도적 결함이 있는지, 박 대통령을 통해서 알게 된 것도 있고, 사회경제적 이슈나 요구를 어떻게 대표할지도 논의를 좁혀서 다음 정부에서 하는 게 맞다. 개헌 문제가 이 과정에서 들어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