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성격 때문에 고통스러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아아 조회수 : 1,123
작성일 : 2016-11-29 10:24:33
저는 착하거나 부지런하거나 그런 사람은 못 돼요.
근데 그냥 막 일이 쌓여 있거나 그러면 그걸 그냥 두지 못하는 타입이에요.

예를 들어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데 아무도 안 줍는다면 제가 주워버려야 하는 타입.


회사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이런 성격 때문에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었지만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어요.

지금 어떤 프로젝트 때문에 본사에서 지사의 TF팀으로 와서 1년째 일하고 있는데요.
여기 사람들이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게 이기적이에요.

새로 생긴 팀이다 보니 체계가 없어서 처음엔 제가 여기에서 사소한 일들, 아무도 안 하고 방치하길래 제가 한 개씩 챙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나중엔 그게 한두 개가 아니게 되고 제가 하는 게 당연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건 아니다 싶어 정식으로 회의를 소집해서 이 문제를 이야기했어요. 업무를 하려면 계속 발생하는 태스크인데 지금 담당자가 딱히 없어서 제가 처리해왔지만 저도 원래 제 일이 있고 혼자 계속 처리하는 건 문제가 있다. 그러니 제대로 분담을 해서 담당을 정하는 게 좋을 듯하다 했더니 분위기가 되게 안 좋더군요.

그냥 네가 혼자 하면 되지. 왜 우리한테 시켜? 이런 분위기요.

근데 저도 제 일 아니거든요. 솔직히 첨엔 아무도 안 하니까 제가 좀 챙겼던 건데 이렇게 된 거죠.


저도 이 성격으로 회사생활 10년째 해왔으니, 이런 상황 많이 겪어봤는데 보통은 그래도 조직 내에 제가 나서서 일을 하면 그냥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민망해서라도 같이 해주는 사람이 한둘은 있었어요.
그런데 여긴 정말 하나도 없어요 ㅋㅋ

근데 위에 적었듯이 저도 뭐 남보다 일을 훨씬 많이 하면서 혼자 보람을 느끼거나. 남에게 봉사하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그런 성격도 아니에요.

다만 일이 있으면 처리해야 되는 성미일 뿐이죠.

그래서 지금까지 조직에서 이런 식으로 저한테 숟가락만 얹는 사람이 한둘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도 제가 하면 같이 해주거나, 성의를 보여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그분들하고는 계속 친하게 지내고 했는데

여긴 정말 그런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네요. 모두가 다 '너만 희생하면 내가 편한데' 식이에요.

그래서 저도 참다 참다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어느 날부터 저도 그냥 안 하기 시작했어요.
저거 처리 안 하면 아마 나중에 문제 생길 텐데... 이런 게 뻔히 보이는데도. 누가 나한테 하라고 시키지 않으면 그냥 뒀어요.
물론 이 사람들은 일을 몰라서도 그렇고(안타깝게도 지금 이 프로젝트에서 제가 제일 실무 경험 많고 전문가네요 ㅜㅜ), 또 자기들도 하기 싫으니 나몰라라하는 것도 있고 그래서 누구도 저한테 뭐라고 하지 않아요.

근데 그냥 제가 혼자 죽겠네요.
일이 어그러져가는 게 뻔히 보이는데, 윗사람들도 아무도 그걸 챙기지 않고, 만일 내가 나서서 챙기면 또 내가 일은 다 떠안고 나중에 왜 내가 다 하냐 그러면 재수없단 소리나 들을 거고.
근데 그냥 저도 똑같은 사람 돼서 나몰라라 하고 망해가는 걸 지켜보는 것도 죽을 맛이에요. 막 하루하루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느낌?
그래서 얼마 전에도 못 참고 하나를 그냥 제가 처리해버렸더니, 기분은 더러운데 한편 마음은 편해지는 것도 있더라고요... 하하 -_-;;


제가 편해지려면 그냥 끝까지 눈 감고 망하든 말든 모르는 척하는 수밖에 없겠죠?
솔직히 다른 사람들도 알면서도 말 안 하는 것도 있어요. 말하면 자기가 해야 하니까요.
지금까지는 계속 제가 총대 매고 말해서 제가 다 해왔는데, 또 그러면 정말 저는 바보인 거 같고요.


저 같은 성격이신 분들 또 없나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ㅜㅜ

솔직히 여기 조직원들의 이기적인 성향이나 윗사람들 무책임한 거 때문에, 요새 ㅊㅅㅅ/ㅂㄱㅎ 뉴스 보면 회사 사람들 보는 거 같아서 막 속이 아프려고 하네요. 넘 비슷해서요.

프로젝트가 어케 되든 걍 내 책임 아닌 거만 중요하고. 만일 뭐 문제 생기더라도 내가 책임질 일 아니면 걍 나몰라라 하면 되고... 어쩜 이렇게 비슷한가요.
IP : 218.152.xxx.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무도 안 하고 방치하길래
    '16.11.29 10:29 AM (123.213.xxx.216) - 삭제된댓글

    님이 안했어야 했어요
    혼자 해 놓고 모두 불러 님식대로 하자고 하면
    원해대로 안하길 바랍니다
    님한테도 그들이 다 해라 하고 님이 시작한거 아니었듯이
    강요하고 안따라주면 그걸로 스스로 고통받지 마세요 님만 손해나는 짓이니까
    아니면 혼자 해도 억울해 하지 말고 내가 구석구석 남들이 안하는 부분을 해결해 주니
    내 업무 능력이 쌓이고 노하우가 쌓인다 라고 좋은면만 생각하면 님 정신건강에 좋죠

  • 2. 아무도 안 하고 방치하길래
    '16.11.29 10:29 AM (123.213.xxx.216) - 삭제된댓글

    님이 안했어야 했어요
    혼자 해 놓고 모두 불러 님식대로 하자고 하면
    남들은 원대대로 안하길 바랍니다
    님한테도 그들이 다 해라 하고 님이 시작한거 아니었듯이
    강요하고 안따라주면 그걸로 스스로 고통받지 마세요 님만 손해나는 짓이니까
    아니면 혼자 해도 억울해 하지 말고 내가 구석구석 남들이 안하는 부분을 해결해 주니
    내 업무 능력이 쌓이고 노하우가 쌓인다 라고 좋은면만 생각하면 님 정신건강에 좋죠

  • 3. 원글
    '16.11.29 10:34 AM (218.152.xxx.35) - 삭제된댓글

    윗님 댓글 감사해요.
    그런데 오해가 있으신 거 같아서.
    제 식대로 처리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까진 제가 급한 대로 혼자 해왔는데 이게 또 아무도 안 하고 두면 문제 생기는 일이고 누군가는 해야 하니 담당을 나눠서 합시다 말한 거예요.
    담당이 정해지면 그 사람이 자기 식대로 어떻게든 하는 거죠. 제가 한 업무 방식대로 하자는 이야기를 한 건 아니고요.

    안 해도 되는 일을 만든 게 아니고요. 안 하면 안 되는 일인데 아무도 안 했던 거죠.
    뭐 사실 그래서 저도 이제 문제가 생기든 말든 안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 4. 에니어그램
    '16.11.29 10:53 AM (165.132.xxx.224) - 삭제된댓글

    에니어그램 1번을 한번 조사해보시고
    자기를 비추어 보시고
    혹시 내게 적용되는 힌트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 5. 혹시
    '16.11.29 10:57 AM (165.132.xxx.224)

    참 힘드시겠네요
    오랫동안 애썼는데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일은 잘못되어 가고 있고

    혹시 에니어그램 1번을 한번 조사해보시고
    자기를 비추어 보시고
    혹시 내게 적용되는 힌트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 검색도 좋고 책도 좋습니다.

  • 6. ..
    '16.11.29 11:00 AM (58.143.xxx.33)

    저는 일을 요즘은 하지는 않지만 글을 읽어보니, 자세히 보지 않아도, 어떤 상황이신지
    대충 감이오네요,
    맨정신으로는 딱히 종교가 있다거나 하지 않는한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어요
    차갑게 식으실수도 있으실거고,
    어떤 단체에 가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놀랍게도 다르다는걸 느끼게 되는거 같아요
    물론 다 들여다보면 그안에서도 미묘한 갈등은 어디가나 있는거같구요
    저도 모임같은거 생활하다보니 아무리 분위기 좋아도, 그런건 존재하는거같아요

    말세가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이기적이되고, 자족하고, 자기자신만 사랑하는 행태로
    된다는 게 점점더 느껴지죠,
    저두 제가 뭔가에 연민을 느끼고, 뭔가 자잘한 일에 신경쓰고
    하는 일들 인애적인 일들에대해 바보스럽게 느끼기도 했었는데
    신앙생활 해보고 하면서, 이기적인 생각 마음이야말로, 악한것이로구나,
    남을 생각하고, 인애하는마음 다른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선한일이로구나,
    나에게 그런마음이 있다는것 자체로도 감사하게 느껴지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었어요 ,

    제가 현실적으로 어떤 도움은 못드려도, 님이 그런 느낌이 드신다면
    나스스로를 지켜 내마음도 차가워지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형태로 가지 않으시면 좋겠다 싶네요
    남은 그러하더라도, 나만은 남을 배려하고, 인애하고 남의 처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복이있는거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36955 과외의 단점은 뭘까요? 7 땅지맘 2017/01/05 2,298
636954 역대 최장 여진, 이례적 현상 아니다 2 후쿠시마의 .. 2017/01/05 1,305
636953 [최순실 게이트 재판] 檢..朴대통령 공범 증거 차고 넘친다 .... 2017/01/05 421
636952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어떨까요? 2 피스타치오1.. 2017/01/05 1,450
636951 남자 많은 곳에서 일하기 11 샤샤 2017/01/05 2,137
636950 이게 정당이냐]국민의당, 개보신당이 노무현을 다시 불러 오네요 4 정신병자들 2017/01/05 643
636949 스벅 아메리카노보다 오늘의커피가 낫네요 6 .. 2017/01/05 2,675
636948 냉동시킨 생크림 스프 만들어도 괜찮나요? 1 모모 2017/01/05 562
636947 부동산 중개보조원의 소개로 계약할때 3 .. 2017/01/05 1,154
636946 안철수, CES 참석차 오늘 출국…'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먹.. 48 dd 2017/01/05 1,790
636945 미취학 아이들 데리고 호주 여행.. 꼭 가볼만한 곳 추천해주세요.. 12 사과 2017/01/05 1,854
636944 휘파람 부는 아이 9 ... 2017/01/05 1,448
636943 비비크림 바를 때 뭐로 부르면 밀착력이 높아지나요? 7 .. 2017/01/05 2,285
636942 집전화랑 인터넷 어디꺼 쓰고 계세요? 4 .. 2017/01/05 903
636941 멀바우 식탁 쓰시는분 있어요? 2 겨울스포츠 2017/01/05 5,303
636940 고등 들어가는 아이 봉사활동 3 궁금이 2017/01/05 1,000
636939 초3 어린이 교육 어디까지 신경써야 할까요? 2 초3 교육 2017/01/05 1,221
636938 요즘 열쇠고리 많이 안쓰죠? 12 .... 2017/01/05 2,584
636937 70대부모님 호주- 골드코스트 안보심 넘 허전할까요? 10 시크릿뉴욕 2017/01/05 1,197
636936 특검 ㅡ 김기춘.조윤선 선전포고 5 .... 2017/01/05 1,847
636935 초 6 전학 관련해서 여쭤요. 7 전학 우째ㅡ.. 2017/01/05 1,233
636934 눈 앞트임하신분들요 4 d 2017/01/05 2,855
636933 수정 - 우리를 개돼지로 보기는 마찬가지 - 김북염같은 정치인의.. 2 ///// 2017/01/05 486
636932 유통기한 지난 낱개 포장된 배즙들 버리는 수 밖에 없나요? 5 2017/01/05 2,009
636931 12 휴~~ 2017/01/05 2,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