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박근혜 이후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산여행 조회수 : 453
작성일 : 2016-11-26 23:04:0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1242025035&code=...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가 기어코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착잡한 심정이었다. ‘국민들은 어떤 식으로든 박정희가 만들어놓은 체제의 매듭을 짓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었다. 문재인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박근혜만은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나는 참담한 심정이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제도이고 규칙이므로. 박정희를 존경했기 때문에 박근혜를 좋아했던 유권자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보은(報恩)이었을 것이다. 박정희 덕분에 북한의 위협을 이겨냈고 이만큼 먹고살게 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그의 딸을 꽃가마에 태우는 것이야말로 박정희 시대의 수미상관한 매듭이었다. 나는 다른 종류의 매듭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박정희 시대에는 작동했지만 점차 효용을 잃어 이제는 거의 작동하지 않게 된 시스템을 마침내 그의 딸이 철저히 절단을 냄으로써 매듭짓게 될 것이라는 예감. 결국 우리는 그 파국적 종언을 목도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 파국은 다행스러운 면도 없지는 않다. 더 이상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이 되어버린 박정희의 기나긴 그림자를 마침내 벗어던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 파국 앞에서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의논해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지금의 파국이 박근혜라는 한 개인 때문에 만들어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주권자 위에 군림하는 제왕적 대통령,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노동을 비롯한 사회적 파트너의 철저한 배제, 5년 단임 떴다방 정권의 대통령 무책임제, 위험의 사회화와 이윤의 사유화 같은 제도의 조합은 지나간 모든 정권에서 문제를 야기해왔다. 그 꼭짓점에 어떤 개인이 앉느냐에 따라 문제의 정도와 양상이 달랐을 뿐이다. 우리의 제도는 언제나 문제를 안고 있었고, 박근혜는 그 문제를 판타지 소설로 만드는 주술을 부렸을 따름이다. 언젠가 이 시스템의 꼭짓점에 박근혜보다 더한 진짜 악마가 들어앉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니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

국가적 민폐가 되어버린 박근혜를 하루라도 빨리 끌어내리기 위해 광장의 촛불이라는 동력을 활용하는 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동시에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대를 설계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박근혜 이후의 새로운 시대를 무엇으로 채워나갈지 하나하나 합의하고 우리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것만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국민들은 지도자의 모습을 발견하고 안심할 것이다. 마침 새누리당의 남경필 지사는 탈당을 결행했고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 불출마와 탄핵을 선언했다. 누군가는 불타는 수레에서 먼저 빠져나오려는 정치쇼라고 비판하겠지만, 비록 정치쇼라 하더라도 묵직한 희생을 감내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그들에게서 언뜻 지도자의 모습을 본 국민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이제 공은 야권 주자들에게로 넘어왔다. 혁명의 시대이지만 지도자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한 시대의 파국적 종언을 넘어 새 시대의 청사진을 보여야 한다
.......................................................

좋은글이 있어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돌아가서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IP : 211.177.xxx.1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글의
    '16.11.26 11:34 PM (119.69.xxx.101)

    본질은 김무성과 남경필에게서 지도자의 모습을 보았다는거 ㅎㅎ 결론은 개헌해서 그들을 지도자로 앉히자는.
    그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네에 부역한 새누리가 제안해서는 안되지. 엎드려 석고대죄해도 모자를 것들이 친박과 선긋기하면 면죄부가 될줄 알았나?
    개헌이 꼭 필요하다해도 청소가 우선이다. 그리고 개헌은 니들 입으로 나불거리면 안된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할 집단이 어디서 개헌을 입에 올리며 새로운 권력에 눈독을 들여?

  • 2. 산여행
    '16.11.27 11:08 AM (211.177.xxx.10)

    119님

    님눈에는 그것만 보이나봅니다.
    정치가 님에게는 병인된듯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2332 윤전추를 안 부를까요? 3 2016/11/27 1,436
622331 국정교과서 금지 반대한 의원 명단 8 ..... 2016/11/27 1,680
622330 촛불 유동량을 계산해야 .... 2016/11/27 416
622329 법죄사실을 많이 적으면 헌재 재판이 길어질까 고민 탄핵안 2016/11/27 371
622328 어제 백화점에서 산 담요. 찢어져있는데..교환될까요? 5 깐따삐약 2016/11/27 1,621
622327 모유수유 시아버지가 보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18 ... 2016/11/27 9,290
622326 남편과는 문제가 없는데 시집때문에 자꾸 트러블이 나는 경우는 7 뫼비우스 2016/11/27 2,222
622325 토요일 남편 생일을 잊어버렸어요 4 촛불집회참석.. 2016/11/27 1,498
622324 멘붕 중...바람둥이 1 .. 2016/11/27 2,656
622323 80년대 불광동 사신분들.. 10 궁금 2016/11/27 2,571
622322 저희 아이 응급실 가야할까요?ㅜㅜ 12 도와주세요 2016/11/27 3,732
622321 ㄹㅎ는 왜 시간을 끄냐? 증거인멸 시간벌기 1 2016/11/27 866
622320 솔직히 야당에는 인재가 너무나 많아서 든든해요. 42 고민 2016/11/27 2,635
622319 오늘 그알은 파파이스 보고나니 너무 뒷북이 되어버렸네요 11 …. 2016/11/27 4,090
622318 17개월 아기가 의자에서 거꾸로 떨어졌는데요.. 6 ㅠㅠ 2016/11/27 3,235
622317 한국에서는 징역 8년 구형, UNI는 자유상 수여 6 light7.. 2016/11/27 1,366
622316 오늘 집회사진..대단합니다 5 ㅎㄷㄷㄷ 2016/11/27 3,688
622315 그냥 새누리 관련자를 다 배척하는 것 외에 없어요. 5 안티 2016/11/27 543
622314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했네요. 15 ... 2016/11/27 4,806
622313 저 이제 집에 왔어요. 11 내려와라 2016/11/27 2,275
622312 홍대에서 문재인님이 말하는데 왜 김형석님을연호하죠?ㅎㅎ 4 ... 2016/11/27 2,896
622311 학창시절 소설 광 이었던 분들...인생 바뀌는데 도움되었나요? 18 .... 2016/11/27 4,270
622310 내년 노벨평화상 후보는 대한민국 국민 6 닥 퇴진 2016/11/27 2,202
622309 새눌 없는 나라에서 살 수 있을까요? 9 새눌 박살 2016/11/27 606
622308 다음 선거가 국운을 가를겁니다. 10 .... 2016/11/27 1,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