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어쩌면 사법시험은 인간이 만들어낸 다른 제도와 마찬가지로 완벽한 제도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언합니다. 이것은 현존하는 어떤 제도보다 더 공정한 제도입니다.
사법시험은 당신이 누구의 자식인지 묻지 않고,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습니다. 당신이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궁금해 하지 않고,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법률가로서 공동체에 헌신하고자 한다면, 사법시험은 당신에게 물을 것입니다. 당신은, 법학 지식을 충실하게 쌓았느냐고. 사법시험이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오직 그것뿐입니다.
혹자는 이야기합니다. 오직 그것만을 묻기에 이 나라 법조 역사가 과오로 점철된 것이 아니냐고.
우리는 답합니다. 오직 그것뿐이기에 이 나라 법조가 이만큼이나마 바로 서 왔다고. 사법시험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고.
사법시험은 법률가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을 검증하는 과정이고, 이 요건은 학벌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입니다.
그 탓에 우리는 유력한 배경과 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법만큼은 온전히 제 것으로 하지 못하는 자들을 지켜봤습니다.
우리는 사법시험이 금권으로부터 서민과 약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벽임을 확인했고, 가난하지만 정의로운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약속하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아직 기억합니다. 우리는 아직 이 기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어디의 누구든, 과거에 무엇을 했든,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타인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학벌과 배경, 스펙과 재력과 무관하게 정정당당히 부딪치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하나 정도는 남아있어야 합니다. 누군가 이미 만들어 놓은 기성품 희망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가 어딘가에는 존재해야 합니다.
지금 국회에 세 건의 사법시험 존치법안이 계류 중입니다. 만약 이 안건들이 지난 19대 국회 때처럼 본회의 토론조차 거치지 못하고 폐기된다면 저 모든 믿음과 희망은 과거의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우리가 하나씩 잃어왔던 희망들처럼, 또 하나의 빛이 속절없이 꺼져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법시험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자 합니다. 아직 사법시험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모여 바람을 막는다면 흔들리는 촛불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부모의 실력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평가받고자 하는 청년들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학벌과 스펙에 의탁하지 않고 오직 정직한 노력으로 자기 자신과 싸우는 청년들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누군가는 말해주어야 합니다.
고졸 출신의 대통령과 운동권 출신의 국회의원, 이들이 학벌과 경력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을 때 사법시험은 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충분한 법률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고. 그들은 치열하게 대답했고 자신의 손으로 미래를 열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 미래를 지켜야 할 때입니다.
정의롭고 가난한 청년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건넬 수 있는 사회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소망 곁에, 당신이 있어주었으면 합니다.
2016.11.
- 사법시험 준비생 일동 -
로스쿨판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10년 동안 사시 못붙었던 모정치인 자녀 로스쿨 진학후 빅로펌 취업-> 검사 특채)
교육부 로스쿨 봐주기 논란 안민석 공정성문제있어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 잊었나? 입시평가점수 비공개영역 되레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