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에 대한 단상

자타 인정하는 효녀 조회수 : 2,151
작성일 : 2016-11-21 23:02:58
엄마를 대할 때면 
때때로 불쑥 불쑥 짜증이 일고 답답함이 올라온다.

자기 맘대로 나를 좌지우지 하려고 드는 것 같고,
자기 신상을 자기가 볶고 사는 것 같아 한심한 생각이 든다.

이 짜증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가?
이 신경질이 왜 자꾸 생겨나는 것일까?

간섭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 동안 끊임없이 간섭받고 살아온 것에 대한 저항심, 넌더리나는 마음
이것이 아닐까 싶다.

엄마의 도움이 과연 간섭인가...
순수한 도움은 아닌가...
설사 엄마의 의도가 어떻든간에 내가 잘 방어하고 조절하면 되지 않나.. 왜 거기에 자꾸 휘둘리고 있나..
지금은 거의 그렇지 않는데...
지금까지도 과거의 틀로 엄마를 바라보고 있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엄마가 우리집에 와서 이것 저것 하시지 않으면
삶의 낙이 없으실 것이다.
어쩌면 삶의 낙을 드리고 있다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효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엄마가 자꾸 남을 돕는답시고 돌아다니면서 아프다고 하는 거..
이것도 정말 짜증이 나는데...
왜 짜증이 올라오는 것일까?

엄마가 아프다면 내가 신경써야 하는 것이 힘들고 버거워서인가?
아니면 엄마가 안스러워서 마음이 아파서인가?

내 마음은 솔직히 전자의 마음이다.
이제는 엄마가 불쌍하고 내가 무엇을 해서든지 삶의 보람이 되어 드려야 한다는 식의 
은연중에 무겁게 씌여진 효녀의 짐, 부담감, 의무감, 사명감이 사라지는 것 같다.

내 나이 벌써 45세...
엄마와 24살 차이... 엄마와의 나이차이보다 더 나이 먹고 보니..
점점 엄마와의 나이차이가 적어지는 느낌이다.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고나 할까..ㅠㅠ

초등학교때부터 내가 지니고 있었던 엄마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책임감 같은 것은
참 내 삶을 무겁게 한 것 같다.

이제는 나이먹어 점점 그 무게감이 싫고 짜증으로 변해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엄마와는 정서적으로 별로 통하는 느낌이 없다.
너무 다른 기질에, 다른 가치관에, 다른 영역의 삶을 살고 있는 느낌이다.
점점 엄마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이 버겁고 무관심해 지는 느낌이다. 

내가 갱년기가 와서 이렇게 느끼나...
잘 모르겠다.
평생 온갖 고생 속에서 살아오시고
이제야 좀 편안한 삶을 사시는 우리 엄마..
다만 자꾸 엄마만 보면 일어나는 이 짜증과 신경질에서 해방되고 싶다.
IP : 222.112.xxx.15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11.21 11:23 PM (124.127.xxx.246) - 삭제된댓글

    팔십중반 넘은 외할머니에 대한 육십후반 친정엄마의 애증을 보면서
    엄마는 저 나이까지 부모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모때문에 괴로워 하고 있구나..하고 느꼈어요.
    오만가지 해다 나르는 정성이면서도 이면에는 서운함과 짜증이 가득하죠.
    그리고는 부주의하게 당신 딸인 저에게 그런 감정을 노출하길래
    엄마 심사 편하려면 인정받으려는 욕심 버리고 할머니와 연락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어요.
    사실 엄마와 저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저는 한달씩 연락 안하기도 하니까요.
    뜨끔하셨던지 이제 저에게 외할머니 이야기는 잘 안하십니다.

  • 2. ㅇㄹㅇㄹ
    '16.11.21 11:47 PM (203.170.xxx.146)

    저희 엄마와 정반대로.. 도와주려고 하는 분인데.. 따님 입장에선 짜증이 날수도 잇겟네요
    늘상 자기 위주로 . 즐기며 살앗던분. 단 한번 친정 방문해도 제대로 따뜻한 밥상 한번 차려준 적 없고
    애기 키우랴.. 바쁘고 힘든데 손님처럼 소파에 앉아 대접만 받다 가시던 분..
    제게 친정엄마는 그런 분이엇는데...ㅠㅠ

  • 3. 원글이
    '16.11.21 11:55 PM (222.112.xxx.158)

    윗님처럼 철저히 손님처럼 굴었다면 그것도 또한 상처가 되었겠네요..ㅠㅠ
    저는 저 없는 동안 제 집 모든 살림에 다 손대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해 놓고 가는 엄마때문에..ㅠㅠ
    그리고 그걸 고맙다고 해야 하는 입장이어서..ㅠㅠ
    장보면서 사고 싶은 걸 엄마가 뭐라고 할까봐 집에 들여놓지 못하는 제 심정을 아실까요..ㅠㅠ

  • 4. ,,,
    '16.11.22 7:00 AM (121.128.xxx.51)

    누구나 딸들은 원글님 같은 갈등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요.
    친정 어머니가 97세에 돌아 가셨어요.
    75세 부터 저희집에서 같이 살다가 돌아 가셨어요.
    저 57세때 돌아 가셨는데 그때도 열살짜리 애기 대하듯 하시고
    모든것 다 잔소리하고 간섭 하셨어요.
    어머니와 부딪히고 의기소침해 하면 자책감이 들고 사과 하고
    교회도 안 다니는데 아침 저녁으로 짧게 기도 했어요.
    어머니 돌아 가실때까지 착한 딸로 살게 해달라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6766 잠깐 뉴스타파ㅡ민심이냐,박근혜냐 새누리의원에게 묻다 2 좋은날오길 2016/12/08 603
626765 정권 바뀌면 물가 좀 내렸으면 좋겠네요 23 ㅇㅇ 2016/12/08 2,504
626764 JTBC 소셜스토리 대박이네요 1 .. 2016/12/08 3,441
626763 내일은 계속 국회앞에서 집회하는건가요 ?? 1 탄핵 2016/12/08 437
626762 트렉터 농민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6 걱정 2016/12/08 1,148
626761 전우용님 트윗 3 ㅜㅜ 2016/12/08 1,361
626760 혹시 내일 여의도에 가실분 있으면 도움이 되실까 해서.... 5 나무왕자 2016/12/08 1,339
626759 토퍼인데 덮는이불로 사용할수 있을까요? 4 토퍼 2016/12/08 1,497
626758 태블릿 주인이 최순실인 이유 9 ㅋㅋ 2016/12/08 3,230
626757 하태경 "탄핵안 부결되면 국회의원직 사퇴할 것 7 얍삽 ㅅㄲ 2016/12/08 2,137
626756 남자가 연락없으면 끝난거죠? 6 2016/12/08 3,756
626755 이빗속에 국회앞에 나가계신분들 9 고맙습니다 2016/12/08 1,222
626754 탄핵 가결. 그리고 총리 1 행동지침 2016/12/08 630
626753 우병우 현상금 이제 300만원이에요 16 2016/12/08 4,701
626752 저희딸이 카메라만보면 jtbc냐고^^ 2 지난토욜광화.. 2016/12/08 879
626751 주갤에 대한 재밌는 댓글이 있어요. 34 ... 2016/12/08 19,104
626750 우유 마시면 탈 나는 사람 두유도 마찬가지인가요 9 …. 2016/12/08 1,615
626749 탄핵통과되면 토요일 광화문은 쉬는건가요? 8 질문 2016/12/08 2,243
626748 세월호968일) 미수습자님들이 꼭 가족분들과 만나게되시기를. ... 7 bluebe.. 2016/12/08 365
626747 원룸,오픈형 분리형 복층형 이 무슨뜻인지요 7 겨울 2016/12/08 3,723
626746 스팀오븐으로 찜통에 찐것처럼 찔 수 있나요? 2 .. 2016/12/08 681
626745 전원책만 유시민을 좋아하는줄 알았떠니ㅎ 6 썰전 2016/12/08 4,710
626744 jtbc 뉴스 다 보신분들 유튜브 국회앞 라이브 보세요~ 6 ... 2016/12/08 1,423
626743 Jtbc 여기자중 동문서답 기자는 안보이네요. 3 ㅇㅇ 2016/12/08 2,996
626742 jtbc에서 부산촛불집회중 연설자가 새누리당 뿌리 1 새눌 박살 2016/12/08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