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하야하라) 일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면 삶이 좀 덜 허무했을까요..

ㅠㅠ 조회수 : 1,157
작성일 : 2016-11-16 23:31:29
사십대 중반이고 결혼 연차는 십오년 넘어갑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지방 여고에서 서울대(sky라고 쓰면 서울대가 맞니 아니니 이런 걸로 말꼬리 잡는 분들 계셔서 썼어요)갔고 안정된 직장 다니다 평생 할 수 있는 직업 원해서 사직하고 공부해서 시험 본 후 결과 기다리며 결혼했는데 시험에 떨어졌어요

저는 사실 결혼 생각이 없었고 평생 일하며 혼자 살 생각이었는데(체력이 약해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양립할 자신 없었고 어머니의 불행한 결혼생활 보며 결혼에 부정적이었거든요) 공부하면서 만난 사람과 어찌하다보니 결혼하게 되었어요 결혼 직후 임신을 했고 결국 다시 공부 못하고 전업으로 살게 되었는데 중간중간 과외는 했었어요

얼마전 오랜만에 대학 동창회를 가니 여자 동기 중 저와 한 명만 전업이더라고요 다들 제가 전업으로 살 줄 몰랐다며 놀라더군요 안그래도 서울대 나와 전업이라 하면 왜? 라는 시선에 결혼생활 내내 민망했는데 새삼 허무해지더군요

남편은 결혼 당시에야 일을 하든 안하든 상관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대놓고 무시합니다 돈 한 푼 안버는 여자가 뭘 알겠냐는 식으로 먹여주고 재워주니 고마워하라는 식이죠 스스로 위축되어 결혼생활 내내 극도로 아끼며 살았고 명품, 보석 같은 거 없어요 남편은 그런 걸 사주며 본인의 권위를 더 세우고 싶어하는 스타일이지만 그건 싫더라고요 그런 쪽 관심도 없고요 부부 사이 안좋아 애도 하나인데 아이는 공부에 관심없고 놀기 좋아합니다 밝고 명랑하지만 일반적 기준으로 애를 잘 키운 엄마도 아닌 셈이죠 6남매 맏며느리로 집안 대소사 다 처리하고 시댁 합가도 했었으나 (결혼 당시는 친정 도움 제 적금 100프로로 첫 전세 얻었어요 시댁은 지원 없었고요) 그걸 수고한다 얘기 들어본 적 없어요 봉사활동도 꾸준히 했지만 그거야 생색내러 한 일은 아니니까요

친정어머니가 아이 대신 키워줄테니 뭐라도 다시 시작하라 할 때 했어야 하는데(친정이 지방이라 애를 자주 못보는게 걸려 포기)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네요 그런데 뭐라도 다시 시작해서 내 일이 있었다면 삶이 덜 허무했을까요..결혼 이후 내가 했던 일들은 다 흔적도 결과도 없는 일이니 삶이 허무하고 또 허무하네요
IP : 221.140.xxx.5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ㅁㅁ
    '16.11.16 11:47 PM (192.228.xxx.113)

    100세 시대에요..
    그런 맘이시면 주변 핑계대지 마시고 원글님이 원하는 삶을 지금부터 고민하시고 세팅해 보세요...

    서울대 나오셨다니 기본 공부머리도 있을실 것 같고
    뭘 하셔도 잘하실거에요...

    허무하네 어쩌네 하면서 시간 낭비만 안 하시면 되요..

    저는 원글님보다 2-3살 아래인데
    시골(군면리 이런 단위)에서 공부 좀 잘했었는데 감히 서울대 같은 곳을 꿈꿔보지 못했어요
    사회에 나와 보니 전문직, 서울대 이런것들이 이 사회에서 먹어?주는 게 있다보니
    공부 좀 제대로 해서 서울대 좀 가볼껄 이런 생각 들더라구요..
    아마도 제가 명예심을 추구하는 기질이 있어서 더 그런듯 해요..

    소위 가르치려 드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하니 남보기에도 조금은 있어 보이는? 그런 타이틀이 필요한 거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삶이 불행하지 않답니다.
    그건 그 때 제가 철이 없어서 공부 열심히 하지 않았던 제 선택이었으니까요...

    지금도 원글님 충분히 선택하실 수 있어요..
    허무하다 한탄하면서 시간 낭비만 하지 않으시면요...

    원글님 타고난 성격, 성향, 기질 지금부터 다시 들여다 보시고 세팅해 보셔요..
    사회 생활 하면서 서울대 출신들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부러운것 딱 하나....진짜 기본 머리가 있어서 그런지
    학습능력이 탁월해서 머리 좋은거 부러웠어요...저도 머리 나쁜편은 아닌것 같은데 저보다는 확실히 좋아 보여서 부럽더군요...서울대 타이틀이 막 부럽진 않았어요...노무현 대통령도 고졸이지만 학습능력이 뛰어나서 본인 스스로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하셨잖아요...

    전업한거 지난 세월 한탄하지 마시고
    지금부터라도...으쌰~~~~ 힘 내세요....자식, 남편 전부 소용없어요...내 자신이 나를 컨트롤 할수 있을 때 진정한 행복을 찾으실 겁니다. 화이팅요!!!

  • 2. 그거
    '16.11.16 11:48 PM (223.62.xxx.18)

    원글님이 선택하신 인생입니다 서울대 나와서 결혼 안 하고 공부해서 교수 된 여교수님들도 결혼기회 없었던건 아니지만 난 이렇게 살고싶었다 그러니까요
    원글님한테도 기회가 있었지만 스스로 다른 선택하셨으니까요
    그런데 결혼생각도 없었는데 그런 소리하는 남편을 반려로 삼으신 건 그 남편이 그리 매력있었다는 소리겠죠

  • 3. ..
    '16.11.16 11:49 PM (211.36.xxx.71)

    지금부터 하세요. 아직 젊네요.전 45살에 심리학 공부하고 싶어 혼자 미국에 갔어요. 애가 없어 가능...

  • 4. 이제라도
    '16.11.17 2:28 AM (178.190.xxx.152)

    9급 공무원 시험 보세요. 님은 좀 사회 나와서 부딪혀야해요.

  • 5. ㅌㅌ
    '16.11.17 3:36 AM (1.177.xxx.198)

    지금 서울대 나와서 한자리 하시는 분들도
    몇년있으면 다들 집에갈 나이가 됩니다
    어떤 교수님 강연중에 백세시대에는 제2의 직업을 가져야한다는데
    창조적인 일들은 젊은이가 하고
    나이든 사람은 단순노동으로 가야
    사회 시스템이 발전한다고 하네요

  • 6. 천천히
    '16.11.17 12:40 PM (121.160.xxx.34)

    무얼하고 무엇이되야 행복하거나 잘사는건 아닙니다.원글님은 옆사람과 스스로 비교하고 아님 남편분의 평가때문에 힘드신거 같아요. 공부 잘하는 학생일때 가장 행복하셨죠? 그렇다면 지금 생활에 만족할수있는 조그만거라도 한번 찾아보시고 그다음 본인이 얼마나 소중하고 열심히 살아온 좋은 엄마 좋은 아내.좋은 자녀였는지 칭찬해 주세요.원글님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소중합니다.너무 힘들어 하지마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7811 인생 사는게 너무... 5 .... 2016/11/17 2,252
617810 ... 24 Lindt 2016/11/17 4,805
617809 문재인이 답답해 보이는 분에게 9 탁현민 페북.. 2016/11/17 1,603
617808 동안 부러울 필요 없겠어요 17 동안 2016/11/17 16,596
617807 이거..무서운데요 1 .. 2016/11/17 1,983
617806 뉴욕타임스, 박근혜의 이반적인 통치 스타일이 문제 1 light7.. 2016/11/17 958
617805 요새 김한길은 뭐하나요? 14 궁금타 2016/11/17 3,478
617804 문재인을 달님이라 안했으면.. 35 건의사항 2016/11/17 6,423
617803 아이가 아빠가 없어졌음 좋겠다고 16 ㅇㅇㅇ 2016/11/17 3,350
617802 靑 "朴대통령, 목숨 내놓더라도 헌법 지키겠다는 입장&.. 23 2016/11/17 2,578
617801 소금에 절인 연어 어떻게 먹나요? 1 연어... 2016/11/17 546
617800 뒤져보다가 다시 보게 된 글..근라임 기자회견 뒷이야기 2 내 블로그 2016/11/17 1,457
617799 뉴욕타임스, 박근혜 정부, 기능 마비 상태 1 light7.. 2016/11/17 621
617798 오늘 김진명 작가가 말한 7시간이요 23 .... 2016/11/17 16,031
617797 딸둘키우는 이혼녀는 왜 딸과 재혼해야?? 16 2016/11/17 5,592
617796 Jtbc 민정수석실 세월호 대응문건 보도 SNS 반응 3 ... 2016/11/17 1,493
617795 국가 자격증 준비하려고하는데요 1 ... 2016/11/17 840
617794 마리메꼬 침구 써보신분 어떤가요? 3 ..... 2016/11/17 1,026
617793 낫토 먹고 효과보신분 있으세요? 2 낫토 2016/11/17 1,240
617792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해도 안맞는 곳도 있죠? 4 고민 2016/11/17 1,011
617791 오늘 라스...ㅋㅋㅋ 6 00 2016/11/17 3,643
617790 존경과 존중은 커녕 1 화병 2016/11/17 385
617789 문재인의원 기자회견할때 주제와다른 내용으로 13 기레기 2016/11/17 2,226
617788 세월호 문제의 핵심은.. 12 아.. 2016/11/17 1,664
617787 근데 피검사용도는 뭘까요?? 6 ㅇㅇ 2016/11/17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