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엄마는 71세 이신데 젊었을적에 고생을 많이 해서 아픈곳이 많아요.
눈도 실명하신 상태고, 귀도 청력을 잃어가시는 중이고, 암투병하신지 7년 지났긴 했는데 완치했는지의 느낌도 모를정도로 여기저기 많이 아파요.
그래서 우리집에서 지내고 계세요. 그렇게 지내고 계신지, 아마 2년정도 된것같아요.
초등생 딸과 네살짜리 늦둥이가 있어서 처음엔 많이 힘들었는데 이젠 이것도 적응이 되었는지 괜찮은데.
아기아빠도 친정엄마랑 사는것을 이해해 주어서 서로가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전부터 엄마가 기관지염이 심하게 와서 밤잠도 못이루고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어제는 식탁에서 이런말씀을 하셨어요.
고운 한복을 입고 시집가는 꿈을 꾸었다고,
식장으로 부지런히 가면서도 신랑의 얼굴을 모른다는 점과 그러면서도 식장에 늦을까봐 부지런히 조급한 마음을 달래면서 뛰어가다가, 길가에 있는 가게의 거울속에 자신의 얼굴이 비친것을 보고 스스로 너무 감탄했대요.
너무 예뻤대요.
거울속에는 그렇게 예쁜 젊은 얼굴과 그에 걸맞는 고운 한복차림의 자신이 있었다고 하면서 이게 무슨 꿈인가.. 하시는거에요.
얼마전에도 전 이와 비슷한 꿈이야기를 82게시판에서 읽었던것 같아요.
저도 늘 아픈 엄마가 옆에 있어서 지나치지 못하고 읽었다가 이러다가 정말 엄마가 내곁을 가버리면 어쩌나 노파심에 다시 검색해보니 그 내용이 지워졌는지 없네요.
정말 아픈 사람이 고운옷입고 곱게 화장하고 시집가는 꿈을 꾸면 저세상으로 가려는 신호일까요??
너무 걱정이 되네요.
어릴때 제일 많이 구박받고 혼나서 주변사람들이 다들 너는 주워온애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던 기억을 저절로 떠올리고 있는동안 엄마도 저랑 똑같은 생각을 했나봐요.
구부러진 나무가 산을 지키고 제일 구박받고 못난 자식이 부모를 지킨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 않는다는 말을 몇번이나 들을땐 저도 애써서 잊고 싶었던 유년시절의 아픔들이 송곳으로 후비듯이 생각나는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옷자락을 아직은 놓아줄수 없다는 생각이 함께 공존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