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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병원'

몸통박근혜하야 조회수 : 2,686
작성일 : 2016-11-10 21:13:24
병원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본다.

  -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중




jtbc손석희씨가 소개한 윤동주 시인의 병원이라는 지금의 우리들 심정과 너무 닮아서
찾아봤습니다. 
IP : 211.109.xxx.23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6.11.10 9:14 PM (114.207.xxx.137)

    빠르시네요.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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