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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엔 에밀 졸라가 한 명도 없는가

길벗1 조회수 : 860
작성일 : 2016-11-07 11:00:52
 

이 땅엔 에밀 졸라가 한 명도 없는가


                                                                         2016.11.07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군 기밀문서를 독일 대사관에 제공한 혐의로 유대계 드레퓌스 대위가 체포된 사건이 발생합니다. 프랑스 군부는 독일 대사관에서 빼내어온 군 기밀문서의 필적이 드레퓌스의 필적과 유사하다는 점 이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었으나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군법정에서 종신형의 유죄를 선고합니다. 

에밀 졸라는 드레퓌스에게 유죄의 판결을 내린 군부의 의혹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논설에서 드레퓌스가 무죄임을 주장했습니다.

이 글로 인해 에밀 졸라는 영국으로 추방당하고 결국 영국에서 가스 사고로 죽어 갔습니다만, 에밀 졸라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드레퓌스 사건은 재심을 통해 왕당파의 음모이고 드레퓌스는 누명을 썼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저는 최순실이 드레퓌스와 같은 위치에 서고 누명을 쓴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순실은 미르 재단 모금에 불법적으로 간여하였고, 국정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지요. 그 잘못에 대한 책임과 처벌은 따라야 할 것입니다.

제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종교의 자유와 양심과 사상의 자유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 묻고 싶은 것입니다.

최순실은 언론에 의해, 한국의 기독교계에 의해 사교의 교주이고 무당이며 귀신에 들린 여자로 매도당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는 오로지 아버지 최태민이 사이비 종교 교주였다는 하나입니다.

그 아버지는 1994년에 죽고, 최순실, 최순득 자매는 2000년부터 강남의 소망교회, 순복음교회, 광림교회를 다니다가 2012년경부터 작은 교회로 옮겨 권사 직분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수천만원의 감사헌금도 내고 주일예배도 나갔다고 하고 최순득의 아들은 다니던 교회에서 결혼식도 올렸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사이비 교주라고 그 자식들도 사교에 빠졌다고 단정하고, 그 아버지와 동일시하여 지탄하는 연좌제가 21세기 한국 땅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당의 자식들은 모두 무당이고 귀신에 들린 사람이 되는 것입니까? 파계승의 자식들은 모두 중들이 되어야 합니까?

불교에서 개신교로, 개신교에서 카톨릭으로, 카톨릭이나 개신교에서 불교로 귀의를 하면 안되는 것인가요? 기독교와 이슬람, 그리고 불교와 세상의 모든 종교가 하나라고 주장하면 반종교적이고 정신 나간 사람이 됩니까?

봉건적 혈연관계에 얽매여 연좌제에 매몰되어 각 개인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가 봉건성을 청산하지 못하고 근대시민사회조차 되지 못한 것이라 봅니다. 


저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최순실, 최순득 자매에게 가해지는 정신적(종교, 양심) 폭력에 기가 막히고 이에 대해 누구 하나 문제 제기하지 않는 우리나라 종교계와 지식사회에 절망합니다. 누구보다도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지켜주어야 할 진보진영이 침묵하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느끼구요.

기독교계는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봐 최순실, 최순득 자매를 귀신들린 사람들로 매도하며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선을 긋거나, 두 자매가 교회에 예배 나오고 감사헌금을 낸 것은 자신들의 사교를 위장하거나 인맥을 맺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폄하합니다. 참 비겁하고 비열합니다.

예수님은 99 마리의 양보다 잃어버린 1 마리의 양을 찾으라고 하셨지만, 우리나라 기독교계는 99마리의 양을 지키려고 1 마리의 어린 양을 광야로 내쫓아버렸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114인의 개신교 목회자들이 낸 시국선언문의 맨 마지막은 요한복음 10장 11절과 12절입니다.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7034

이 요한복음 구절을 한국의 개신교가 되새겨야 할 것 같은데 114명의 목회자는 그걸 모르나 봅니다.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물어 가고 또 해치느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는 자가 지금 누구입니까? 이리가 달려드니 1 마리의 양을 희생양으로 내 놓은 자가 누구입니까? 함께 예수님과 하나님께 기도하던 신자를 하루 아침에 귀신들린 사람으로 매도해 광야로 내쫓은 것은 삯꾼의 짓과 무엇이 다릅니까?

어린 양 1 마리가 잘못하였다면 함께 반성하고, 제대로 가르치지 못함을 자책하지는 못할망정, 모든 책임을 1 마리의 양에게 돌리고 심지어 그 양은 마녀라고 매도해 버리는 것이 114인의 목회자가 섬기는 예수님의 사랑이고 가르침입니까?


우리나라 지성계의 침묵도 비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의 눈치를 살피며, 대중들의 비난이 무서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지식인들과 전문가들이 자신의 발언을 하지 못하고 얼치기 평론가들이 나대는 이상,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를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봉건적 연좌제에 반대하고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진보진영의 모습에도 분노를 느낍니다.

기독교계의 최순실 자매 마녀사냥에 대해 일언반구 이의 제기를 하기는커녕 함께 무당이나 마녀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나꼼수 멤버 주진우, 이동형 등이 모인 팟캐스트 <이이제이>에서 정유라가 박근혜의 딸인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고, 최태민을 들먹이며 최순실을 사교에 빠진 사람으로 몰아가는가 하면, 온갖 욕설을 섞어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을 모욕하거나 인격살인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진보적이며 좌파적이고 양심적이며 민주적이라고 생각하고 걸핏하면 인권을 들먹이고 봉건적 연좌제에 반대한다는 말을 하고 다닙니다. 도대체 이들에게 인권과 양심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 동안 인권과 진보를 소리 높여 외쳐대던 진중권, 유시민, 조국 등 자칭 진보인사들은 기독교계와 언론들에게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연좌제로 옭아매며 인격살인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살인마 유영철에게도 인권이 있다며, 생명은 소중하다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말하던 공지영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사교에 빠진 최순실의 말을 듣고 주술적 정치를 한 대통령이 되어야 정치적으로 자신들에게 이로우니까 지금의 보수 기독계와 언론의 모습에 침묵하는 것인가요? 여러분들의 인권과 양심, 종교의 자유는 내 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고 보편적인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까?

아무리 정치적 이익이 크다고 하더라도 거짓과 악의적 보도를 일삼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에 편승하고 그들의 부패와 비리에 눈감는 짓은 하지 맙시다.


우리 사회에는 에밀 졸라와 같은 단 1명의 지성인도 없단 말입니까? 거짓을 거짓이라 말하고, 비겁함을 비겁하다고 말하고, 95%의 대중들에 맞서, 추악한 언론권력에 맞서, 자기 보호에 바쁜 종교권력에 맞서 당당히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단 1명의 에밀 졸라가 나오지 않는 오늘이 안타깝고 서글픕니다.

현실은 영화 ‘내부자들’보다 더 막장이라는 것에 두렵기도 하구요. 단풍은 들어 주변은 아름다우나 올해의 가을은 더욱 스산하고 침울할 것 같습니다.


IP : 118.46.xxx.14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퓨쳐
    '16.11.7 1:41 PM (223.62.xxx.113)

    지금 이렇게 들끓는 이유가 종교 때문으로 보입니까?
    종교적인 이유는 그들의 죄를 더욱 돋보이게하는 조미료일뿐, 그들의 형량에 조금의 영향도 안 미칩니다.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등에 업고 가렴주구했던 그것들의 행동에 집중하는데 원글님은 용케도 이상한 포인트로 흥분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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