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와대 대청소 하는 날
국민 여러분!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셨죠?
오늘은 3년 반 동안 썩고 썩어 더 이상 썩을 것이 없는 청와대를 대 청소하고 망가진 것을 수리하고 손보는 날입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경찰의 물대포직사로 돌아가신 백남기농민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는 영결식이 14:00부터 거행되어 백농민이 영면에 들어가실 광주 5.18국립묘지로 떠나보내고, 내처 16:00부터는 청와대를 대청소하기 위해 청와대로 짓쳐 들어갈 것입니다.
청와대 경내는 가로등이 밝지만 3년 반 동안 구석구석 썩어문드러진 것이 켜켜이 쌓여 있어 이를 말끔히 청소하자면 반드시 촛불이 있어야 합니다.
촛불 한 자루씩 들고, 악취가 심하니 가능한 한 마스크를 쓰시고, 점심밥 넉넉히 드시고 늦어도 13:00까지는 광화문광장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청소 순서는 가장 많이 썩은 본관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우선 얼룩무늬가 수도 없이 뒤엉키고 비릿한 냄새가 진동하는 침대 3개를 불살라 버리고, 뽑혀 나간 문고리 3개를 튼튼한 것으로 새로 박고, 우향우 좌향좌가 앉아 있던 책상을 속속들이 뒤져 감춰놓은 장물과 모든 범죄증거가 담겨있는 컴퓨터를 회수하고, 나머지 청소를 해 나가면 됩니다.
저녁밥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청소 대충 끝내고 청와대 앞마당에 큰 가마솥 걸고 청와대경내를 이리 날고 저리 나는 닭들을 모조리 목 비틀어 닭곰탕을 끌이면 되니 저녁밥은 준비 안 하셔도 됩니다.
너무도 썩은 것이 많이 쌓여 있어 오늘 하루로는 청소가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다음 토요일(11월 12일) 다시 청소를 하면 됩니다.
청와대 대청소가 끝나는 11월 12일 부터는 새 역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죽어가는 나라를 되살리는 이 현대판 독립운동에 당신의 머리 하나를 채워 주십시오!
당신의 이름 석 자를 우리의 민주화 역사에 자랑스럽게 기록하십시오!
그러면 13:00에 광화문광장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