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김동현(김구라 아들), 문근영
2016.11.02
위 세 사람의 공통점은 다 아실 것입니다.
모두 특혜 입학 논란에 휩싸였거나 휩싸인 상태죠.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이대 특혜 입학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이 인하대 연극영화과에 수시로 합격한 것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사실 문근영의 케이스는 이 둘보다 더 심하지요.
정유라는 체육특기자로 체육학부에, 김동현은 연예인으로 연극영화과에 합격했지만, 문근영은 영화배우 자격으로 성균관대 인문과학계열에 특차(자기추천자 전형)로 합격했습니다.
정유라와 김동현은 자신의 특기에 맞춘 학과에 수시로 합격한 반면, 문근영은 자신이 특기로 하는 연기와 전혀 다른 인문사회계열 특차 합격한 것입니다. 거기다 문근영은 당초 자신이 수능으로 대학 간다고 대서특필해 놓고는 수시 특차로 들어갔죠. 이건 유승준이 군대 가겠다고 해놓고 미국 영주권 받고 병역 회피한 것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격이 유사합니다.
그렇다고 저는 문근영만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체육특기생이나 연예인에 대한 특차 합격은 문근영에게만 일어난 것이 아니고 관행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사립대학에서는 성행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저런 특차전형을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선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처럼 당당히 수능과 실기, 면접으로 공정한 경쟁을 거쳐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우리 대학들이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보지요.
제가 이 발제 글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형평성과 일관성에 관한 것입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같은 잣대를 들이대어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자신의 편이라 생각하면 관대하고 상대 진영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매우 엄격해지는 형평성의 결여, 이중잣대 대기를 하는 것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입니다.
정유라의 이대 합격이 특혜라 생각한다면 비슷한 유형이나 사례로 합격한 경우의 사람들에게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어야 하고, 특혜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자신 나름대로 설정했다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김동현(김구라 아들, MC그리)이 늦잠을 자서 면접에 지각했음에도 합격했지만 김동현의 방송활동이 가산점을 받아 면접점수 20%와 상관없이 합격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 김동현이 방송활동한 것은 사익을 위한 것이며 방송활동 때문에 고교 출석일수도 제대로 채울 수 없었을 것이고, 늦잠을 자 면접에 지각했다는 것은 성실성에 문제가 있다 보임으로 면접점수 20%에 영향을 미쳤을 것인데도 합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문근영이 자기 실적(배우생활)과 무관한 사회인문계열에 합격한 것은 사립대학의 관행이며, 다른 특차생들에게도 있는 일임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자기 실적과 무관한 학과에 합격하는 것은 특혜일 뿐아니라 배우 활동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균관대학이라는 유명 대학을 쉽게 간다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는 둘 모두의 관점과 기준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는 이 잣대를, 또 다른 경우에는 저 잣대를 들이대거나, 또 그것이 자신의 정치성향에 맞춰 관대해지거나 엄격해지는 것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지금 인터넷을 둘러보면 정유라의 이대 입학에 대해서는 근거도 없는 비난이 엄청나지만, 김동현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고, 문근영과 정유라 케이스를 비교해 형평성을 제기해도 문근영에는 우호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아들 김동현이 인하대에 수시 합격한 마당에 김구라가 jtbc 썰전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논하고 최순실을 비판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참 난감합니다.
정유라의 이대 특혜 입학 의혹을 제기하시는 분들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정유라의 이대 입학이 특혜라고 의심된다면 박원순의 딸이 서울대 미대에서 서울대 법대로 전과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예체능 대학에서 법대로 전과한 경우는 서울대 개교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라는데 학점도 합격생 중에 꼴지였을 뿐아니라 심지어 인문사회계열 대학의 학생들 학점보다 낮은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제치고 합격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학점뿐아니라 면접 점수도 반영되기 때문에 박원순의 딸은 면접에서 뒤집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법대는 인문사회계열도 아닌 예체능계열의 학생에게는 핸디캡이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데 학점도 낮은 미대 학생이 학점이 높은 인문사회계열 학생을 뒤로 제치고 합격한다는 것은 의혹을 살만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정유라와 박권순 딸의 케이스 둘을 비교했을 때 어디가 더 특혜가 있었다고 의심되나요?
정유라의 이대 특혜 입학이 사실인지 한번 따져 보겠습니다.
언론들이 특혜 입학이라고 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대가 정유라에게 입학 자격을 주기 위해 입학원서 지원하기 1개월 전에 이대측이 체육특기자 전형 대상 종목을 11개에서 23개로 늘려 승마 종목을 추가해 발표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개인전 입상만 지원 자격이 됨에도 불구하고 정유라는 승마 단체전 입상 밖에 없는데도 합격시켰다는 것, 셋째는 정유라의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 아시안 게임 금메달 획득은 입학지원일 4일 뒤의 일임으로 지원 자격에 이를 반영했어도 안되고, 면접에도 반영하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반영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언론이 특혜 입학시켰다는 근거로 제시한 위 세 가지가 사실인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아래에 제가 카피해 온 2013년에 이대가 발표한 이화여대 2014년도 수시모집 입시요강의 체육과학부 자격 요건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대는 2013년도에 이미 2015년학년도 인정예정종목을 고시하고 승마를 포함한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정유라 입학을 위해 이대가 지원서 넣기 1개월 전(2014년 7월)에 부랴부랴 승마를 포함시켜 발표했다구요? 이미 2013년에 2014년도 입시요강에서 2015년도 입시요강을 예정고시하면서 승마를 포함한 것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대학의 입학전형과 학사행정의 변경이 하루 아침에 뚝딱 되는 모양으로 아는 모양입니다. 최순실은 정유라를 이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2013년도나 그 이전부터 미리 이대에 압력을 넣어 전형 요건을 바꾸도록 했단 말입니까?
두 번째 특혜 합격 근거로 제시한 지원 자격 문제를 따져 보겠습니다. 지원 자격에는 개인전 입상만 대상인데 승마 단체전 입상을 인정해 이대가 합격을 시켜주었다고 사기를 칩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언론(기자)들이 무식하거나 아니면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개인 종목 3위 이내 입상자 >
언론(기자)들은 개인 종목을 개인전으로 착각하거나 왜곡해서 정유라가 지원 자격이 없는데도 합격시켰다고 난리를 친 겁니다. 이대 입시요강을 보면 개인 종목인 승마에서 개인전이든, 단체전이든 3위 내 입상을 하면 지원 자격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 종목이란 아래에 이대 입시요강에 나와 있듯이 골프, 수영, 승마, 양궁, 사격 등을 말하며, 축구, 배구, 농구 등 주로 구기 종목이 단체 종목입니다. 개인 종목과 단체 종목을 구분 못하고 개인 종목과 개인전도 혼돈하는 주제에 무슨 기자며, 언론입니까?
정유라는 승마에서 전국대회 3위 이상의 입상을 이미 한 상태이고 지원서 넣은 4일 후에 아시안 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땄습니다. 따라서 전국 대회 입상 실적만으로 이미 정유라는 지원 자격을 갖춘 것이죠. 그런데 언론(기자)들은 정유라가 아시안 게임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으로 지원 자격이 된다고 이대가 인정해 준 것처럼 말합니다. 정유라가 무슨 신이라도 돼서 4일 뒤에 금메달을 딸 것을 확신하고 지원서에 이를 기입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언론(기자)들은 면접에서 아시안 게임 금메달 딴 것을 반영해 합격시켜 준 것이라고 시비를 걸었죠. 아시안 게임 금메달 획득은 면접 전에 일어난 일이고, 이는 지원시에는 자격 요건에는 반영하면 안 되겠지만, 면접에서 이를 반영하는 것은 전형 원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정유라가 아시안 게임 금메달 딴 것이 영향을 미쳐 이대가 최종 합격을 시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설혹 이대가 금메달 획득을 반영해 정유라를 합격시켰다고 해서 그게 특혜일 수 없습니다. 이것을 시비거는 분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음악 특기생이 국내 입상을 해 지원하였는데 면접 직전에 해외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을 했다면 대학측에서 이를 면접에 반영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무시하고 면접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까? 여러분들이 음악대학 학과장이고 면접위원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정유라의 이대 입학 특혜시비를 걸려면 체육특기자로 합격한 6명 중에서 정유라가 입상 실적이 꼴지이거나 정유라보다 우수한 실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격한 사례가 있는 것을 들고 나와야지요. 그런데 정유라보다 입상 실적이 나은 사람이 불합격되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습니다.
정유라는 원래 이대보다 중앙대를 가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대에 입학 지원서를 넣었으나, 3배수까지는 뽑혔지만 최종 불합격되었다고 합니다. 최순실이 정유라를 합격시키기 위해 입시요강도 바꾸게 하고 특혜를 주게 이대에 압력을 넣은 게 통했다면, 당초 정유라가 가고 싶었던 중앙대에도 최순실은 그런 압력을 넣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유라는 중앙대에는 불합격되었고, 중앙대가 최순실로부터 어떠한 사전 압력을 받았거나 불합격에 대한 항의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정유라의 고교(청담고)시절의 수업일수가 문제없는지 조사하고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교육청은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수업일수만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하면 되는데 최순실이 3차례 돈봉투를 전달하려 시도했다는 사실과 체육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것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언론들은 수업일수 문제 없다는 결과는 잘 다루지 않고 돈봉투 전달 시도와 갑질을 더 강조했지요. 3차례 돈봉투를 준 것도 아니고 전달을 시도했다는 것인데 저는 이 조사결과를 보고 웃음 밖에 안 나오더군요. 강남의 학부모 중에 돈봉투 3번쯤 전달하지 않은 사람이 몇 명이 될까요? 솔직히 최순실이 딸을 위해 선생님께 촌지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게 저는 더 이상할 것으로 봅니다.
저도 고백컨대 우리 애들 중학교 시절에 담임 선생님께 (진짜)감사의 뜻으로 상품권과 와인을 전달해 준 적이 있습니다. 저의 이런 행위가 잘 했다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일도 아닌 것을 저런 식으로 마치 큰 비리라도 저지런 것처럼 침소봉대하는 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고교시절 수업일수는 문제가 없으니 이제는 서울시 교육청이 정유라의 중학교 시절의 수업일수를 조사한다고 하더군요. 저러다 초등학교, 유치원 시절까지 다 뒤질 것 같습니다. 유치의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무리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뒤져 살펴보아도 정유라가 이대에 특혜를 받고 입학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정유라가 이대에 특혜 합격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해 주실 분 없나요?
이화여대 2014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2. 지원자격
다음 각 항에 모두 해당하면 지원할 수 있습니다.
가. 고등학교 졸업자(2014년 2월 졸업예정자 포함) 또는 법령에 의하여 고등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
나. 아래 모집단위에서 정한 지원자격을 충족하는 자
[조형예술대학(의류학전공 제외)]
3학년 1학기까지 국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통산 3학기 이상의 성적을 취득한 자
[체육과학부]
최근 3년 이내(2010년 9월 7일~2013년 9월 6일) 국제 또는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개인 종목 3위 이내 입상자
(국제 규모 대회 : 종목별 올림픽 및 국제 대회, 전국 규모 대회 : 종목별 국내 대회 및 전국 체전)
※ 인정종목 : 골프, 수영, 볼링, 리듬체조,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키, 스노보드, 요트, 배드민턴, 테니스(총 11개 종목)
2015학년도 인정종목 변경예고
인정종목 : 골프, 댄스스포츠, 라켓볼, 복싱, 볼링, 배드민턴, 빙상, 사격, 사이클, 수영, 스쿼시, 스키, 승마 , 양궁
역도, 요트, 육상, 트라이애슬론, 체조, 탁구, 태권도, 테니스, 펜싱(총 23개 종목)
(위의 종목 경기 단체의 세부 종목을 포함함
* (참고) 문근영 성대 합격 소식.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성균관대학교는 12일 영화배우 문근영이 2006년 신입생 모집에서 인문과학계열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11월 성균관대 2차 수시입학 자기추천자(특정분야에서 뛰어난 자질이 있거나 재능을 보유해 스스로 자신을 추천할 수 있는 자) 전형에 지원한 문근영은 이로써 23일 치른 수능시험 성적에 관계없이 내년 3월 입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