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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초등학교 정문 쪽 담 밑에는 
오늘도 세 그루 칸나가 
그을음 없는 불을 밝히고 있다. 
며칠씩 장맛비 내리고 
칸나 불은 붉고 끝이 뾰족해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새싹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장맛비 내리기 전에 
몇 달 동안, 
할머니 한 분이 앉아 있었다. 
광목 잡곡 자루들 
골목길에 늘어놓고 앉아 있었다. 
됫박에 소복이 잡곡을 담아놓고 
담에 뒷머리를 붙이고 앉아 있었다. 
성큼성큼 비둘기들 다가와서 
광목 잡곡 자루를 축내고 있었다. 
하현달 모양 모자 차양 
꾹 눌러쓴 할머니 한 분 
담에 뒷머리를 붙이고 앉아 있었다. 
세상 좋은 공기 혼자 다 잡숩고 있었다. 
앞에 놓인 잡곡들 다 뿌려진 
드넓은 들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입 벌린 채 깊은 잠 들어있었다. 
세 그루 칸나 꽃이 
세상에 나오기 바로 
며칠 전의 일이었다. 
                 - 이윤학, ≪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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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일 경향그림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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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일 경향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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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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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f0a3a80d9c024a6e8140d22fedbfe607
오늘은 또 어떤 새 소식이 대한민국을 불타오르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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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로(자로)가 귀신 섬기는 방법을 물었는데 공자왈, 
˝사람을 잘 섬기지 못한다면 어떻게 귀신을 섬기겠는가?˝라고 하였다.
- 논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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