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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와 안 맞는 친구들.

곰고미 조회수 : 2,651
작성일 : 2016-11-01 14:09:35

20년이 넘은 고교동창회가 있어요.

이제 40초반인데, 대학 들어가고 나서 연락되는 친구들끼리 모여 놀다가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하면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자 해서 시작하게 된 동창모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졸업 후 바로 결혼한 친구, 이혼하고 재혼한 친구, 전공도 다 달라 서로 다니는 직장 성격도 다 다르구요.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서 안 맞는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너무 많이 생겨요.


저희때만 해도 학교에서도 그렇고 가정에서도 여자들의 사회적 진출 그런걸 크게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어요. 

어머니들 대부분이 전업주부셨고 그 당시 적어도 20대 후반까지는 시집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분위기였구요.

20대 중반 접어들면서 다들 선보기 바빴어요.

내 직업보다는 결혼을 잘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의식이 컸고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산다는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비교적 여유있던 가정환경 영향도 컸겠죠.

그렇게 해서 8명이 지금 만나고 있는데 그 중 결혼 후 바로 전업으로 들어간 친구들도 있고 회사원도 있고 교사도 있고 직업군도 다양해요.


그런데 모임이 지속되면서 느껴지는 게 있더라구요.

1. 결혼을 잘 한 친구(경제적 풍요)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일 인정받는다.

- 한 친구가 자기 남편, 시댁 얘기를 잘 안 해요. 다른 친구들이 시댁 얘기 남편 얘기 할때 거의 듣기만 해요. 남편이 전문직인데 삶의 질(?)이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 높아지는게 눈으로도 보여요. 여담이지만 저 백화점 갔다가 이 친구 남편이 사람 많은곳에서 이 친구한테 버럭 하는거 본적 있었어요. 지금까지 그냥 못 본척 하고 있지만 눈치로 남편이 좀 힘들게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한 친구가 이 친구를 정말 많이 부러워 해요. 그런데 그걸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유독 이 친구한테만 고마와 하고(같은 일을 다 같이 했는데도) 다른 친구들과 이 친구를 비교하면서 이 친구를 두둔합니다(이 친구는 가만히 있는데 괜히 격상(?)되는 형상). 


2. 고등학교때 성적이 나쁘면 사회에 나와 성공해도 별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 소위 늦된다고 하죠. 고등학교때는 공부를 못 했는데 편입을 해서 좋은 대학으로 가서 잘 풀린 친구가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무슨 발언을 하면 친구들이 별로 호응도 안 해주고 좀 시큰둥합니다. 겉으로 내색은 안 해도 무시하는게 느껴져요.


이 두가지만으로도 좀 불편하더라구요. 학창시절 가장 성적이 좋았고 말수가 적은 친구는 이 모임에서 가장(?) 신뢰받는 존재구요(무슨 일에서 자존심이 너무 세다고 한 친구가 뒤에서 뭐라 한적은 있네요). 교사인 한 친구는 너무 지적하고 가르치려고만 들구요. 또 다른 친구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화 주제를 다른 사람이 맞장구 쳐줄때까지 끊임없이 꺼내요. (드라마 같은건 본 사람이나 맞장구 치잖아요. 아무도 안 봤는데 정말 끊임없이 그 얘기만 함) 한 친구는 그냥 듣기만 하는데 친구들이 좀 무시하는 편이구요. 한 친구는 힘겨운 집안 사정때문에(정신적) 종교 얘기만 하거나 가만히 있구요.. 또 다른 친구도 그냥 조용한 편이네요. 결국 몇 명이 주도하는 형국인데 잘 사는 친구에 대한 일방적인 경외감(?)을 표현하는 친구도 그렇고 눈치없이 자기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친구도 그렇고.. 말 없이 있는 친구들도 그냥 눈치보는 걸로만 보이구요.


세월이 흐르며 사는 방식이 달라 이렇게 바뀌어가는 걸까요?

함께한 시간이 길어도, 의식적으로 만나는 모임으로 느껴질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예요.

서로의 경조사때 솔선수범하는거 외에는 정말 사회에 나와 만난 사람들과 교감이 더 잘 되고 더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예요. 교사인 한 친구는 너무 나서서 이것 저것 지적을 하고 관련도 없는 잘 사는(?)친구와 비교를 해가며 그 친구를 두둔하니까 어떨때는 모임에 다녀와서 정신적으로 피로하다는 느낌마저 들어요.

저같은 느낌 가져보신 분 계실까요?


IP : 175.196.xxx.3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11.1 2:34 PM (222.98.xxx.77)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그 친구한테 질투의감정이 있어서 그럴지도. 같이 시녀는 되기 싫은거죠.
    그냥 나가지 마세요. 시녀들 모임으로전락한 동창회네요

  • 2. 추억은 추억일뿐
    '16.11.1 2:59 PM (210.210.xxx.251)

    나이먹는다고 더 포용력있고 그렇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더 속물적으로 변해서,변한 모습에 실망할 때가 많죠.

    안맞는다 생각되면 나오면 되는데,이렇게 고민할때는 님도 뭔가 잡고 싶은게 있을거예요.

    그게 꼭 추억은 아닐테고,경조사 때문이라든지,인맥이라든지,남들에게 내보일 모임이라는지,따당하는게 싫다던지,
    뭔가 이유가 있을거예요.

  • 3. 음 그 친구는
    '16.11.1 3:01 PM (175.196.xxx.31)

    저와 생각하고 사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 솔직히 부럽다는 생각 한적은 없어요. 그냥 그 친구를 너무 떠받드는 한 친구가 너무 거슬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그런거 같아서 좀 짜증이 나요.. 저와 잘 사는 친구를 비교하며 얘기할때는 요즘말로 의문의 1패(?) 당하는 느낌..? 경제적인걸로 비교하는게 아니라 시댁과 남편 대처 방안(?)에 대한 내용까지도 비교를 해요 얘는 이렇게 하는데 너는 왜 그러냐 그러니까 얘가 잘 사는거다 이런식. 남편이 다르고 남편이 자란 환경과 친정 여력도 다 다른데 항상 그 친구가 잘한 결혼의 '예'인걸로 마무리 짓는데 본인의 결혼 생활이 힘든걸 저렇게 푸나 싶다가도 아예 이 친구 앞에서는 그냥 입도 뻥긋 말아야지 마음 먹다가도 이렇게 입닫고 차만 마실거면 이 모임에 나가는 의미가 뭐가 있나 싶기도 하고... 몇년전에도 그런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했을때는 네가 그런 감정인줄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울더라구요 그래놓고 시간이 흐르면서 또 이런식... 다시 터 놓고 얘기하자니 어색할거 같고 바로 바로 웃으며 맞받아치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져요 ㅠ

  • 4. 저도
    '16.11.1 3:02 PM (175.209.xxx.82)

    저는 님보다 훨씬 어리지만, 젊은사람들의 생각도 한번 끄적여봐요.

    오래된 친구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더군요....

    서로의 과거(성장과정)을 낱낱히 알고 있으니까요.

    누가 혹여라도 이전에 비해 잘 풀린다 해도

    과거의 이미지가 그대~로가 남아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누군가 유독 잘 풀리면 시샘 질투하는게 '오래된 친구들' 쪽이 더 많아요..


    제 친구중에 한명은,
    저보다 좋은학교 나오고, 더 큰 기업 다니고, 남편 학벌도 좋아요.

    친구 마음속에는 모든 면에서 자기가 저보다 나아야 된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나 봅니다.

    저는 학벌에 비해 좋은 직장 갔는데 그것도 속아파하고, 연봉도 나름 받으니 은근히 다른걸로 디스하더군요.

    신경써 주는 척 하면서 남자 소개시켜준다해서 자기남편이랑 같이 일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요,
    고졸이지만 성실하고 집안재산조금있다는 남자랑 연결시켜주려하더군요. 여행 중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다나? ㅋㅋㅋㅋ 정작 자기는 박사님 만나면서요.

    이런거 저런거 계속 짜증나게 굴길래
    내가 요즘 어떤 직업군의 사람이랑 소개팅 하고 있는지, 어디서 소개받은건지 일부러 말했어요^^
    제가 안떠들어서 그렇지, 회사 잘 와서 좋은 인맥이 훨씬 다양해졌거든요..
    제 말 듣고 좀 배아파 하라고요. 그 뒤론 소개팅 해준다는 얘기 절대 안하더군요.

    제가 얼굴이 좀 되요. 얼굴만..
    남자가 좀 있었어요. 그런것도 까기 시작 ㅋㅋ 넌 역시 기분대로 행동한다는 둥, 그래갖고 좋은 남자 못만난다는 둥 악담 늘어놓고요.

    누군가랑 진지하게 연애 한다고 했더니만, '이번엔 생각보다 오래 가네?' 라며 꼭 미운말을 해요.

    제가 xx피부과 갈거라고 하면 그 병원도 까기 시작합디다.
    자기는 승무원들이 다니는 피부과 다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 안가르쳐줌^^)
    몇달뒤 만났는데 눈밑에 이상한 필러 넣었더군요 애벌레같이 이상했어요.
    차라리 제가 찍은 병원이 더 나은 결과..

    안만나는게 맞다 생각해서 점점 연락 끊고 있어요.
    너무 스트레스받거나 신경쓰이면 그 모임 잠시 중단하는게 맞는듯해요

  • 5. 210님
    '16.11.1 3:05 PM (175.196.xxx.31)

    맞아요 놓치기 싫은 그 무언가가 있지요... 나이 들수록 활동폭도 좁아지면서 외로워 질까봐 놓기 싫은 것도 있어요. 나의 역사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모임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 안에서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네요..

  • 6. 시기심
    '16.11.1 3:28 PM (39.118.xxx.46) - 삭제된댓글

    동창들이 유독 심하고. 동네 아줌마들도 다르지 않아요.
    지고는 못사는 부류가 있어서 피곤해요.
    언니들 만나면 좀 나은데 동년배나 동생들도 마찬가지.
    그 언니들도 가끔 표출하고. 시모나 시숙모들도 다를 바 없고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입니다. 안그럼 고립되요.

  • 7. 기억때문에
    '16.11.1 3:43 PM (39.118.xxx.46) - 삭제된댓글

    동창들 여럿 있는데. 다들 지기는 싫은지
    학벌. 외모. 남편 직업. 시댁 재산. 친정재산. 과거 연애사 등
    본인과 세세하게 비교해서 하나라도 빠지는 것 있거나
    같이 부족한 것이 있거나 해도 수시로 공격해요.
    그래야 자신이 위로가 되나보죠. 유치하게.
    학교때 공부잘했어도 친정이 빠지면 그걸로 비아냥거리고 시집 잘간 친구를 보면 남편 성질 더러워 불행할꺼라고 소설쓰고
    친구 아이 공부잘하면 돈으로 발랐다고 뒷담하고. 인정받는 친구는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친구죠. 도움안되면 죽으라고 까요. 가족 말고는 안믿어요. 차라리 시어머니가 나아요.

  • 8. 저도
    '16.11.1 3:49 PM (101.181.xxx.120) - 삭제된댓글

    시어머니가 낫다는 윗님 말에 공감합니다.

    내게 무슨 일 생기면, 친구한테 말 못합니다. 내 모습 보고 속상해서 싫은 소리 하는 시어머니가 더 가족같아요.

  • 9. 저도
    '16.11.1 3:50 PM (101.181.xxx.120)

    시어머니가 낫다는 윗님 말에 공감합니다.

    내게 무슨 일 생기면, 친구한테 말 못합니다. 말한다한들 내 불행에 안도감 얻는 년들 모습 보면 자괴감이 들어요. 차라리 내 모습 보고 속상해서 싫은 소리 하는 시어머니가 더 가족같아요.

  • 10. 저두요
    '16.11.1 4:06 PM (132.3.xxx.79)

    원글님과 같은 생각으로 요즘 고민중이에요.
    아주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동창들인데 계모임식으로 20년 해왔어요.
    오래되고 서로의 집안 사정을 아주 잘 알죠.
    그랬더니 그게 화살이 되어 돌아올때가 있어요.
    모임에서 시집도 잘간편이고 모임을 주도하려고하는 친구가 있는데, 말을 참 안이쁘게 하네요.
    저만 아직 미혼이라 시댁얘기와 애기들 얘기 들어주는것도 힘들고, 이제 가도 별 재미도 없고, 그친구가 유난히 자기가 중심이 되고 싶어하고 자기 뜻대로 가려고해서 이제 안가고 싶거든요. 그리고 나이가 마흔이 넘었는데, 아직도 비속어도 잘 쓰고 욕도 잘해요. 어릴때는 재미로 했다지만, 이제 그럴 나이도 아닌데... 같이 수준 떨어지는 느낌이라 대화하기가 싫어요.
    남의 약점가지고 농담아닌 농담도 하고, 그러면서 챙겨주는척하면서도 저를 깍아내리더라구요.

    제가 원글님 친구중에 고등학교때 성적은 안좋았는데 나중에 정신차려서 학벌에 비해 좋은 직장다니는 축인데요. 그래서인지 전업인 그친구가 제가 어려운시절일때는 저를 너무 생각해주고 위로해주더니, 예전보다 잘 자나가게 보이는지 저를 자꾸 깍아내려요. 올챙이적 생각을 하라는둥 그러면서요... 예전에 공부못하고 못살면 꿈도 꾸면 안되나요... 그건 아니지 않나싶네요. 너무 오랜 기간 알아온사이라 단점도 알고 못난 부분을 아니 이런식으로 깍아내리는거 아니다 싶어요. 같은 상황에서 다른 친구는, 지금의 니가 있는건, 그만큼 남들처럼 노는건 포기하고 많이 노력한거니 된거라고 저를 위로해 주는데...

    아무튼 오래된 친구라고 다 나를 아는것도 아니고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란걸 느꼈고, 시샘많은 사람은 옆에 두면 피곤하더라구요. 연말이라 한번 모이자고 얘기가 나왔는데 선뜻 가겠다는 말이 안나오는것이 우째야 될지 모르겠네요.

  • 11. 아...
    '16.11.1 4:24 PM (223.62.xxx.158) - 삭제된댓글

    저 같은 고민 갖고 계신분들 있으시군요. 오히려 나중에 잘 된 친구가 더 속깊고 배려있게 행동하던데 그건 그러려니 하고 전문직 남편 친구가 한 행동에는 찬사를 보내더라구요. 그걸 주도하는 친구는 친정은 많이 부자인데 시댁이 상대적으로 너무 없어요. 그래서 전문직 남편둔 친구를 결혼 잘 한 친구라 배워야 한다고 더 떠받드는(?)거 같아요. 지금도 그 친구는 친정덕에 잘 살고는 있는데 항상 자기 남편얘기하며 너는 행복한줄 알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참으라며 훈계를 그렇게 해요. 그 친구가 친정에서 몇십억대 재산을 물려받았는데 그 얘긴 빼고 제가 집 얻을때 저희 친정이 도와주신 얘기를 해서 친구들 또 잠시 적막이 흐르고(좀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그 친구에 비해 많이 모자르지만 그래도 경제상황이 그나마 비슷해서 그 친구한테만 뭐 물어보면서 했던 얘기인데 그걸 또 대화 주제로 꺼내더라구요. 정말 차라리 시어머니가 낫네요.

  • 12. 글쎄요.
    '16.11.1 5:15 PM (175.125.xxx.92) - 삭제된댓글

    오래된 친구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있겠지요.
    원글님 글을 읽으면서 느껴진건 분명히 원글님이 그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다는 겁니다.
    그럴바에는 잠시 모임에서 거리를 두시는 편이 좋을것 같네요.
    그러면 지금처럼 단점만 보이는게 아니라 장점도 보이실 거예요.
    만약에 거리를 두셨느데도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아까운 시간 ,돈 들여서 만날 필요가 없는 모임이겠지요.

  • 13. 글쎄요.
    '16.11.1 5:15 PM (175.125.xxx.92)

    오래된 친구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있겠지요.
    원글님 글을 읽으면서 느껴진건 분명히 원글님이 그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다는 겁니다.
    그럴바에는 잠시 모임에서 거리를 두시는 편이 좋을것 같네요.
    그러면 지금처럼 단점만 보이는게 아니라 장점도 보이실 거예요.
    만약에 거리를 두셨는데도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아까운 시간 ,돈 들여서 만날 필요가 없는 모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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