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때문에 더 우울한건지 개인적으로 놓인 상황이 더 우울을 부르는지....
개인적으로 어려서부터 결벽증이 좀 있었어요.
심한건 아니고...
내가 생활하는 공간이 어느정도 이상은 깨끗해야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어찌하다 단독주택 전세를 살게 되었는데 습기가 너무 많은거예요.
아래층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정말 추워요.
바닥이 얼마나 차고 음습한지 맨바닥에 한여름에 며칠 빼곤 눕기 어려워요.
사정상 여기서 3년째 살고 있는데 방마다 곰팡이 펴 있고
그나마 좁아서 옛날 쓰던 소파가 거실을 꽉 채우고 있구요.
사춘기 아이 둘이 방안을 쓰레기처럼 쓰고 있어요.
치우다 치우다 이젠 포기 상태이구요.
직장맘인데 집에 들어가기가 너무 싫고
남편 밥 해 먹이기도 지겹고
폐경기라는 거 직감으로 알고는 있는데
왜 이렇게 무기력해 지는지... 남편과 아이들은 이정도면 더럽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아이들이 아기일때도 잠자기 전에는 장난감이니 모든걸 원상태로 다 정리해 둬야 잠을 잘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아기들도 아니고 어지럽히는 정도가 감당이 안될 정도고
심지어 아들놈은 샤워를 어떻게 하는지 몸에 때가 보이는데도 괜찮다네요. 휴~
집에만 들어가면 정서적으로 안정이 안되고 휴식도 안되고
결벽증 탓인지. 아니면 우울증 탓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