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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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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은 왜 그렇게도 출산율 저하를 염려하는가? 혹시 납세자 감소로 인한 조세수입의 저하, 국방의무를 짊어질 병역 인구의 감소, 소비자 감소로 인한 기업수익의 저하, 노동인구 감소로 인한 고용유연성 저하 등의 염려 때문이 아닐까? 만약 이런 염려 때문이라면, 정부와 기업은 장차 새로 태어날 아이들을 개·돼지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출산과 애국을 동일시하는 ‘국가주의적 출산 정책’에 반대하는 여성들은 이렇게 절규한다.“내 아기 예약이라도 걸어놓으셨나요? 애국하려고 애를 낳아야 한다니요? 너나 열심히 하세요. 그 애국질! 여성은 출산기계가 아니랍니다” 만약 정부 입장처럼 출산이야말로 애국이고 출산하지 않은 일은 비애국적 행위라면, 여성 싱글인 대통령도 비애국자이고, 신부와 수녀, 비구와 비구니, 그리고 돈이 없어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해버린 N포 세대는 모두 비애국자가 되어버린다.
여당의 당 대표를 지냈고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한 국회의원은 인구 감소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선족을 대거 받아들이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한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경제 여건과 복지 환경을 조성해주는 대신, 값싼 중국제 가전제품을 수입하듯이 가난한 조선족을 대규모로 받아들이자는 이러한 제안은 사람을 개·돼지로 여기지 않는다면 결코 내놓을 수 없는 야만적 발상이라고 여겨진다.
아이를 많이 낳게 해서 비정규직 임시노동자로 투입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결탁은 영화 [설국열차]의 마지막 칸에 타고 있는 바퀴벌레로 만든 식량을 배급받으며 살아가는 가난한 민중을 떠올리게 한다. 정부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출산율이 영 걱정이 된다면 사육장의 개·돼지처럼 인위적으로 출산율만 늘리려는 근시안적 정책대신, 국민을 시민으로 대접해야 한다.
여성은 ‘인구생산장치’가 이니며, 출산은 국가가 간섭할 수 없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다.인구절벽은 복지의 수준과 ‘삶의 질’이 나아지면 절로 해결 될 수 잇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결국 아이를 낳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내 아이를 어떤 세상에 살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 회귀하며, 이 질문은 다시 “우리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