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조차 하기 힘든 국기문란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인인 게 부끄럽다", "허망함을 느낀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 "차라리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고 싶다"
김 씨는 "역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일반인 여자 한 명이 국가를 좌지우지한다는 게 어처구니없고 차라리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고 싶을 때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 국민들도 위로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없고 다들 자기 이익을 위해 일을 하고 있으니 국민들을 위로해주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주부 조 모(51) 씨도 뜻을 같이 했다.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를 보니 '우리는 그냥 도구였구나', '가진 자들을 더 누릴 수 있게 해줄 뿐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는 조 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주부 이영민(40) 씨는 "우리 대통령이 너무 무능한 것 같아 놀랍다"며 "일반인이 뒤에서 조종을 하고, 대통령은 그 조종을 당한 것 같아 너무 실망스럽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딸을 키우고 있는 이 씨는 정유라 씨에 대한 논란을 두고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면서 젊은 층들이 상대적으로 허탈감을 많이 느낄 텐데 더 기운이 빠질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을 이룰 수 없는 것들을 권력의 한 마디에 다 이룰 수 있다는 게 세상이 정말 불합리하고 정의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효선(40) 씨는 "연설문까지 정말 고쳤을까 했는데 정말 고쳤다고 나오니까 너무 맥이 빠지고 기가 막히다"며 "이제는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여성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좌절이 상당한데, 이렇게 당면한 문제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