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남의 인생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요 요새 하도 시끄러워 저 사람의 인생을
생각해보니 저리 피보다 진한 물관계가 생길수 밖에 없었겟다 싶어요.
후천적으로도 그렇고 떠받들여져서 살다가 성인인 어느날 부모 다 죽고 뭐 그러니
주변에 붙던 아첨군들 다 떨어져 나가고 그게 그런 아첨군 없이 살았다면 모를까 그전에는 공주님같이
있다가 아버지 죽고 모든게 언제 봤냐는 식으로 등돌리니 더 가슴에 사무치도록 인간이란 믿을게
못된다 싶었을텐데 그리고 친구도 없고 형제도 언니나 오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한 것도 아니고
진짜 적막강산에 누구 하나 마음 터놓을 곳도 없는 상태로 집에 칩거하듯이 살았으니
물론 떨치고 나와서 이전의 공주가 아니고 봉사하는 자세로 살았더라면 본인 정신 건강이든 뭐든
건강하게 살았겟지만 보면 알지만 고집만 세지 뭐 그리 영특한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잖아요.
그러니 과거 속에서 갖혀 지낼 때 유일하게 말벗은 저 순시리라서 그게 어느 한 두해도 아니고 더구나
자기가 권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을 때 자기 옆에 붙어 있었으니 자기는 오로지 저 사람들만이
내가 믿을 수 있고 변치 않을 사람들이고 의지할 사람이라 믿을 수 밖에 없었을거라 생각돼요.
순시리와 그와 연결된 사람들이 저 여자가 세상을 통해 이어져 있는 탯줄이고
저 사람들을 통해서만은 유일하게 공주님으로 예전에 살던 대로 살 수 있으니 그렇게 살다가
그게 지나쳐서 이제는 휘둘리는 단계로까지 와서 사실 결혼을 안 했으니 재산이 있어도 어디 줄데도
없고 그거 최순시리쪽이 보기에 해먹기 딱 좋은 먹이감이고 더구나
많은 세월을 같이 하면서 박의 비밀도 많이 알고 있을테니 이제는 손 안에 든 쥐고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그런 대상일거라 생각해요.
저 폐쇄적이고 고집불통의 성격만 아니었으면 얼마든지 사랑 받으면서 그리고제대로 아버지
평가하는데 목소리도 내면서 자기 인생 살 수 있었으련만 업보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