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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담임쌤께 감동 받았어요.

.... 조회수 : 4,307
작성일 : 2016-10-19 22:53:55
제 아들은 좀 늦된 고1입니다. 기본 천성이 행동 느리고 말 느리고 이해력 느리고... 설상가상 10년 넘게 외국살다 작년에 귀국해서 한국말도 서툴고 그래서 공부도 못해요. 다행히 없는듯 조용하고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 편인데, 한국생활이 익숙치 않으니 다시 돌아가고싶다고 쌤한테 하소연을 해서 귀찮게 해드리고 그때마다 쌤이 제게 연락을 주셨어요. 근데 저희애 한테만 잘해주신건 아니고, 시험 끝나면 반 애들 고깃집도 데려가주시고 애슐리도 데려가시고 방송국 견학도 시켜주시고... 지난번에도 글 올린적 있었어요. 이런점들이 너무 감사하다고.

그런데 엊그제 저희애 생일이었거든요. 그랬더니 쌤이 저희애를 불러 장난스럽게 선물이라고 주신 물건이...
과자 속에 들어있는 딱지 같은건데 펭귄그림이 그려진거에요. 저희애가 어릴때부터 펭귄 캐릭터를 좋아해서 펭귄그림을 몇번 카톡 프로필에 올린적이 있는데 선생님이 그걸 기억하셨나봐요.
돈으로 따지자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과자먹다 그거보구 저희애 생각해서 고이 두셨다가 생일때 주시다니 저는 너무 감사하네요. 참고로 쌤은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의 총각쌤이시구, 한달에 한번씩 애들 생파도 해주세요. 비록 초코파이 하나씩이지만 반애들 모아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시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죠^^

애슐리 갔을때도 다른애들이 얼렁 피씨방 가자고 재촉하는데 저희애 먹는걸 슬쩍 보시더니 (얘가 참 느리게 먹어요)좀만 더 있다 가자고 하시더래요. 그래서 저희애가 그냥 다 먹었다고 일어섰다네요. 조용히 챙겨주시는데 또 감동 ㅜㅜ

이래저래 감사한데 커피 한 캔 드리려해도 요즘 김영란법에, 학교 봉사라도 하려해도 사립이라 그런지 부모가 봉사할게 하나도 없네요. 마음만으로 감사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아이한테 신신당부 했어요^^
IP : 58.140.xxx.23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
    '16.10.19 11:05 PM (49.175.xxx.137) - 삭제된댓글

    진짜 오랜만에 좋은 스승이야기를 듣네요

  • 2. zz
    '16.10.19 11:26 PM (222.238.xxx.135)

    읽다가 눈물이 핑 돌았어요...
    펭귄 좋아하는 아이도 너무 귀엽고, 선생님도 그걸 고이 간직하셨다니 그 착한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저희 아이도 외국에서 몇년 자랐는데 오히려 저희 아이는 그 기억을 잊어 너무 섭섭해요.
    요즘 아이들 너무 급하고 빠르잖아요. 원글님 아이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잘 성장할거에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3. 와 최고
    '16.10.19 11:29 PM (134.147.xxx.157)

    우왕~ 너무 기분좋아지는 이야기입니다~

  • 4. ....
    '16.10.19 11:37 PM (58.140.xxx.232)

    댓글들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아줌마 감상으로 오버한건가 했는데 참 좋으신 쌤 맞죠? ^^;; 신학기때, 2학년 아이가 교실을 잘못 들어왔다가 담임 누구냐고 묻더니 "그 쌤 디게 착하다, 니들 좋겠다~" 했다니 정말 좋으신 분 같아요. 무뚝뚝한 남자애들이 인정할 정도니.

  • 5.
    '16.10.19 11:48 PM (118.34.xxx.205)

    학교에 교사칭찬 감사편지쓰는게 어떨까요

  • 6. 방글방글
    '16.10.20 12:10 AM (222.118.xxx.157)

    음..세살된 우리 아들도 펭귄그림 엄청 좋아하는데^^ 펭귄인형도 늘 갖고 다녀요. ^^

  • 7. 윗님,
    '16.10.20 12:41 AM (58.140.xxx.232)

    안그래도 내년에 학년 바뀌면 교감쌤께 전화드릴까 해요. 지금 드리면 서로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요.
    저희애가 고딩인데 외모나 정신세계는 아직 초딩이라;;; 담임쌤도 그러시더라구요. 애기 같다고^^*

  • 8. 외국 10년 살던 아들이
    '16.10.20 3:59 AM (2.216.xxx.124)

    일반고에 다니는건가요?
    그렇다면 아들이 너무너무 대단..하네요
    한국어 열심히 시키신건가요/

  • 9.
    '16.10.20 7:46 AM (36.38.xxx.142)

    이젠 김영란법때문에 더이상 사재털어 아이스크림 한개도 못사주실꺼예요 참 좋으신 쌤인데 안타까워요

  • 10. 참나
    '16.10.20 8:57 AM (124.49.xxx.203)

    꼭 고마운 마음을 물건으로 표현해야할까요?

  • 11.
    '16.10.20 8:59 AM (124.49.xxx.203)

    원글님이나 아드님 담임이나 참 좋고 여유로우신 분이네요.

  • 12. 윗님,
    '16.10.20 9:15 AM (58.140.xxx.232)

    저희애가 외국서 태어나고 자라다 한국나이 6~8세 까지 귀국했었어요. 다시 출국했다 작년에 들어온거구요. 집에서 한국말을 사용하고 한국서 초1을 마쳐서 그런지 왠만한 한국애들 같지만 공부는 어려워해요. 올해말 다시 나갈거라 그냥 힘들어도 가까운 일반고 다니고 있어요.

  • 13.
    '16.10.20 10:59 AM (112.222.xxx.60) - 삭제된댓글

    정말 좋은분이네요 아이에게는 평생의 자산이 될거예요

  • 14. 땡이
    '16.10.20 4:12 PM (222.108.xxx.231) - 삭제된댓글

    우리작은애담임하고는 너무 비교되네요...
    20대후반 젊은 여선생인데요 편애가 엄청 심하답니다.

    이뻐라하는애 (딱 한명) 화장하고오면 이뿌다 해주고, 파마도 잘나왔네~~이러면서
    나머지 애들이 화장하거나 머리가 좀만 이상하면 니부모가 어쩌고 저쩌고 그런답니다..

    반애들, 타반애들이 저희집에 자주오거등요,,하나같이 하는말이 똑같네요

    담임잘만나는것도 큰복입니다..

  • 15. 나비
    '16.10.20 4:15 PM (222.108.xxx.231) - 삭제된댓글

    우리애담임하고는 너무 비교되네요...
    20대후반 젊은 여선생인데요 편애가 엄청 심하답니다.

    이뻐라하는애 (딱 한명) 화장하고오면 이뿌다 해주고, 파마도 잘나왔네~~이러면서
    나머지 애들이 화장하거나 머리가 좀만 이상하면 니부모가 어쩌고 저쩌고 그런답니다..

    반애들, 타반애들이 저희집에 자주오거등요,,하나같이 하는말이 똑같네요

    담임잘만나는것도 큰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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